배우 안재현이 3년 만에 본업으로 돌아와 KBS2 주말극 '진짜가 나타났다!'를 선보였다.
지난 25일 첫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는 배 속 아기 '진짜'를 둘러싼 미혼모와 비혼남의 가짜 계약 로맨스와 임신, 출산, 육아를 통해 '애벤져스'로 거듭나는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린다.
안재현은 극 중 탄탄한 집안과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산부인과 난임 클리닉 전문의 공태경 역을 맡았다. 가족이란 피곤한 굴레를 굳이 만들고 싶지 않아 비혼주의를 평온하게 유지하던 중 오연두(백진희 분)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상황과 엮이는 인물이다.
앞서 이 캐릭터는 곽시양이 결정돼 있었으며, 공식 보도자료까지 나왔지만, 스케줄 문제로 하차하면서 안재현이 후임으로 투입됐다. 어찌보면 그리 유쾌한 출발은 아니다. 보통 제작진이 "처음부터 주인공에는 우리 배우들 밖에 없었다"는 기분 좋은 거짓말을 하는데, 누군가의 대타가 됐다는 것, '0순위'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작품과 배우 사이에는 인연이 있다는 말처럼, 결국 누가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주인공 자리는 안재현이 꿰찼으니, 데뷔 후 첫 주말극을 잘 소화하면 이보다 완벽한 엔딩은 없다.
안재현은 2020년 종영한 MBC '하자있는 인간들'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는데, 사실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크다고 볼 순 없다. '현재는 아름다워' '삼남매가 용감하게' 등이 혹평을 받으면서 흥행 보증수표 KBS 주말극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운데, 연기력으로 증명한 적이 없는 안재현이 메인 주연으로 나섰으니 말이다.

2009년 패션 모델로 데뷔한 안재현은 2013년 SBS 메가 히트작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남동생 역할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아직 필모그래피를 논할만한 작품이 없고, 드라마는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 KBS2 '블러드'(2015),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SBS '다시 만난 세계'(2017), JTBC '뷰티 인사이드'(2018), MBC '하자있는 인간들'(2020) 등에 출연했다.
아시아를 사로잡은 '별그대' 덕분에 곧바로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안재현. 그러나 너무 준비 없이 얻은 자리는 탈이 나기 마련이다. 안재현의 부족한 연기력은 매작품 지적을 받았고, '뷰티 인사이드' 류은호 캐릭터는 호평을 얻었으나, 예능 '신서유기' '신혼일기'로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특히 전 아내 구혜선과의 이혼을 겪으면서 모든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두 사람은 길고 길었던 폭로전 끝에 2020년 7월 15일, 드디어 이혼 조정에 합의해 4년 만에 갈라섰지만, 연기력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진짜가 나타났다!' 첫방 이후 안재현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이전과 비교해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거나, 큰 변화를 느낄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호흡이 긴 50부작이고, 이제 겨우 1~2회가 나간만큼 아직 단언하기엔 이르다. 배우가 극에 점점 녹아들고, 캐릭터를 이해하고 빠져들면 충분히 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
가수는 노래를 잘하면 되고, 배우는 연기를 잘하면 된다. 연예계에서 이보다 중요한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첫 주말극으로 '별그대' 전지현의 남동생보다 큰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 더는 이슈 메이커가 아닌 배우 안재현으로 각인될 수 있을지 모든 건 본인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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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진짜가 나타났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