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맞았다"는 황영웅, 경솔한 사과문이 부른 역풍 [Oh!쎈 이슈]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4.01 11: 11

트로트 가수 황영웅이 새 소속사로 이적한 가운데, 첫 사과문을 내고 다양한 논란에 입을 열었다. 다만, 꽤 진정성이 담긴 글에서 안 하느니만 못한 멘트도 있었다.
지난 3월 31일 황영웅의 새 소속사 더 우리엔터테인먼트 측은 "2023년 3월 20일부로 황영웅 씨의 매니지먼트를 맡게 됐다. 그에 따라 황영웅씨에 관한 현재 상황을 설명드리고자 한다"며 "'불타는 트롯맨' 경연 때는 개입하거나 그 어떤 커넥션도 없었고, 전 소속사와 계약을 해지하면서 다시 매니지먼트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학폭에 관해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소속사 측은 "황영웅 씨는 과거에 자신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 분들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의혹이 발생한지 수일이 지났음에도 방송 제작사와의 계약 문제나, 소속사 이적 문제등으로 인해 황영웅 씨 본인이 어떤 행동을 취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 아직까지 직접적인 사과나 행동을 취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당사자들이 허락한다면 반드시 본인이 직접 연락을 해 사과 하고 싶다고 전했다"며 진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은 곧바로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무엇보다도 황영웅 씨는 모 방송에서 언급 되었던 것과 같이, 본인 역시 다른 친구들로부터 맞기도 하고 돈을 빼앗기기도 하는 학창 시절을 보냈며, 본인이 해왔던 일들이 이렇게 누군가에게 지우지 못할 큰 상처가 되고, 또한 사회적 파장을 크게 일으킬만한 사안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본인의 무지함에 대해 가장 괴로워하고, 후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소속사 입장에선 황영웅의 억울함을 어떻게든 어필하고 싶겠지만, 학폭 가해자로 지목돼 발표하는 사과문에 "누군가를 때렸지만, 나도 맞았다"라는 뉘앙스는 본인의 잘못을 최대한 적게 만들고, 변명하려는 태도로 비춰질 수 있다. 
내가 친구에게 맞고 돈을 빼앗겼다고 해서, 힘 없는 친구들을 폭행한 게 과연 이해받을 수 있는 행동일까. 폭력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 오히려 그 폭행의 아픔과 상처를 안다면 '타인에겐 더더욱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묻고 싶다.
소속사는 "황영웅 씨의 지난날의 행동에 대해 가벼이 여기거나 감정에 호소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학폭은 절대로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는 명확한 범죄이며, 우리 사회가 꼭 뿌리 뽑아야 할 사회악이라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본인 스스로 학교폭력의 무게에 대해 무지했던 점, 자아가 성립된 성인이 된 이후에는 무분별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되어, 지난날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현재의 황영웅을 겪은 주변 사람들이 말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황영웅 씨가 '불타는 트롯맨'에 참여할 때는 이미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다른 자세였다는 점을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리겠다"며 그의 행동에 여러 이유를 덧붙였다.
소속사는 "학폭은 청소년들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치부할 수 없는 사회악"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지만, 황영웅에게만 학교폭력의 무게에 대해 무지했던 점을 고려해달라고 부탁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인 셈이다. 
활동 중단을 선언하고 자숙에 들어간 황영웅 측은 "잘못에 대한 질타는 달게 받겠다"며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억측과 확대 재생산으로 또 다른 상처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무분별한 마녀사냥은 삼가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드린다"고 했다.
황영웅이 당사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로 부정적인 여론까지 움직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최근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황영웅의 학창시절 친구들의 폭로와 전 여자친구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물론 한 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어디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대해 황영웅 측은 "알려진 것들 중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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