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째, 아직도 만우절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비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흘렀다.
2003년 4월 1일, 장국영이 투숙 중이던 홍콩의 한 호텔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만우절날 전해진 비보라 전 세계 누구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47세 장국영은 그렇게 세상과 스스로 작별을 고했다.
홍콩에서 1956년에 태어난 장국영은 중산층 집안의 10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영국 북부의 대학교에 다녔지만 홍콩에서 우연히 참가한 노래 경연대회가 그를 연예계 쪽으로 끌어당겼다.
1976년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1990년 고별 콘서트를 끝으로 가수 생활을 접고 배우로서 영화 출연에만 전념했다. 1986년과 1987년, ‘영웅본색’과 ‘천녀유혼’의 대히트로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장국영은 1990년대 중화권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하며 청춘의 아이콘이 됐다. ‘아비정전’, ‘종횡사해’, ‘패왕별희’, ‘백발마녀전’, ‘동사서독’, ‘금지옥엽’, ‘야반가성’, ‘해피투게더’, ‘이도공간’ 등에서 깊이 있는 연기로 아시아를 뒤흔들었다.
장국영은 한국 팬들과의 인연도 깊다. 내한 공연도 펼쳤고, 앨범 '총애'를 발매했을 당시에는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영화 '성월동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1999년에는 음악프로그램 '이소라의 프로포즈'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교감하기도 했다.
그래서 장국영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은 한국 팬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이들은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장국영 추모 20주기를 기념해 영화 ‘해피 투게더 리마스터링’이 재개봉 돼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드라마 2편, 영화 62편, 수많은 명곡을 남긴 장국영은 20년째 여전히 하늘의 별로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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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