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정진운 "연예계 농구 TOP? 실존 인물로 하는 농구는 달라"(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4.03 23: 15

배우 정진운(32)은 연예계에서도 농구를 잘하기로 소문난 스타다. 국내 최고의 농구선수였던 예능인 서장훈(49)이 칭찬했을 정도면 그 실력을 알 만하지 않겠나. 예능 ‘버저비터’(2017), ‘리바운드’(2016) 등을 통해서도 프로 선수 못지않은 경기력을 이미 보여줬던 바.
그러나 정진운은 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장훈이) ‘연예인들 중에서 정진운이 농구를 가장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는데 감사하지만 엘리트보다 제가 잘할 순 없다”라며 “제가 보기엔 비선출 연예인들 중에서는 제가 가장 잘한다. 근데 제가 선출들은 이기지 못한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소 농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맞다. 아마추어 대회를 앞두고도 저는 실제 선수들의 커리큘럼을 따른다.(웃음) 근데 내가 좋아서 하는 농구와 영화 속 실존 인물로 분해 임하는 농구는 굉장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정진운은 “제가 배규혁 선수의 당시 습관들과 스타일을 미리 익히지 않으면, 원래의 내 모습이 (스크린에)나올 거 같았다. 그건 사람들이 이미 TV를 통해 보신 ‘정진운의 농구’다. 그래서 저는 농구 훈련보다 규혁 선수의 느낌을 줄 수 있는 스타일과 아이템을 연구했다”고 규혁 역을 맡아 연기로 표현하게 된 과정을 들려줬다.
정진운이 출연한 농구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 제공 넥슨코리아,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워크하우스컴퍼니, 공동제공배급 바른손이앤에이)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 신임 코치 강영현(안재홍 분)과 6명의 선수들이 쉼 없이 달려간 8일 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다. 이달 5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부산 중앙고 출신 배규혁 선수 역을 맡은 정진운은 “이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다가 곧이곧대로 표현하지 말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대한 중간치로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칠게만 표현하면 캐릭터가 빤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라고 자신이 표현한 규혁에 대해 설명했다.
‘리바운드’는 지난 2012년 부산 중앙고의 실화에서 시작됐다. 제작사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가 강양현 농구 코치에게 영화화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그로부터 약 5년 후에 장항준 감독에게 연출 제안을 했다.
이후 넷플릭스 시리즈 드라마 ‘킹덤’(2019~2021)과 드라마 ‘시그널’(2016)의 김은희 작가가 각색에 대한 긍정적 의사를 표했다. 또한 넷플릭스 ‘수리남’(2022)과 영화 ‘공작’(2018)의 권성휘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에 2022년 여름께 크랭크업했고 올 4월 극장 개봉을 결정했다.
장항준 감독과 미팅을 진행하기 전 제작진에게 시나리오를 받았다는 정진운은 “저한테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고 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진운은 감독과의 미팅 전 철저하게 준비했다면서 “장항준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 제가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감독님을 만나서 준비한 질문을 쉼 없이 드렸다.(웃음) 감독님이 저를 보며 ‘얘는 미안해서 같이 하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게끔 부담감을 드리고 싶었다”고 캐스팅되고 싶었다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웃음을 안겼다.
평소에도 농구를 즐기고 곧잘 하는 그였지만 프로 농구선수를 연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제가 준비를 잘해놓아야 촬영할 때 수월할 거 같더라. 규혁 선수의 서사는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저는 그에 따른 연기를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부족한 게 있을 텐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지적을 해주실 거라 믿었다.”
영화의 주요 배경이 부산인 만큼 정진운은 사투리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부산 사투리는 기본이어야 했다. 정말 할 게 많았다. 거기에 제 (컨디션)관리까지 해야 하니까 힘들더라.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촬영하면서 제 몸이 아프지 않게 하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과거 양쪽 발에 부상을 입어 4차례나 수술을 받았었다는 그는 “‘리바운드’의 촬영을 하면서 코트를 뛰어다니니 발에 다시 통증이 오더라. (실전처럼 경기에 임하니까) 상태가 악화된 거였다. 하지만 저는 아픈 것을 드러내지 않고 셀프 케어했다. 한 경기 장면 촬영이 끝나면 얼음물에 발을 담그었다가 다음 경기 촬영에 임했다”고 애쓰며 고생한 부분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리바운드’의 현장이 즐거웠다는 정진운. 장항준 감독과 함께 하면서 특히 배운 점이 많다고 했다.
“장항준 감독님은 말 한 마디를 하셔도 정말 유쾌하고 즐겁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몇 명의 사람도 웃게 만들기 어려운데 촬영장에서 100명 넘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저는 그게 카리스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 덕분에 이 영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없다. 그게 바로 감독님의 능력인 거 같다. 그런 모습을 모면서 장항준 감독님은 정말 배울 게 많은 어른이라고 느꼈다. 재미있는 사람이라고만 말하기 아깝다.(웃음)”
2008년 보이그룹 2AM으로 데뷔한 정진운은 “가수 정진운, 배우 정진운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정진운으로서 늘 도전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저는 ‘남는 게 없으면 어때?’ ‘실패하면 어때?’라는 생각을 한다. 리바운드를 하기 위해서 박스 아웃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인드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리바운드’가 제게 ‘왜?’라는 질문을 던져줄 숙제 같은 영화로 남을 거 같다. 제가 가장 힘들 때 생각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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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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