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장근석 "탈덕해도 괜찮아..어차피 장근석이니까"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3.04.04 15: 25

‘아시아 프린스’라는 거창한 수식어부터, ‘근짱’이라는 친근한 수식어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장근석이 배우로서 5년 만에 돌아왔다. ‘장근석’이라는 이름이 그리웠던 만큼 그가 선택한 작품에도 관심이 집중됐고, 그는 ‘미끼’를 통해 장근석에 대한 확신, 그리고 가능성을 증명했다.
장근석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오는 7일 공개 되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미끼’ 파트2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끼’는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범인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다. 현재 시점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 사건과 과거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사기 사건 사이를 오가는 독특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 예측 불허의 충격적 반전으로 매주 폭발적 시청량 상승세 기록했다.

쿠팡플레이 제공

파트1에서 8년 전 죽은 역대 최악의 사기꾼이 연쇄 살인의 용의자로 지목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데 이어 오는 7일 공개되는 ‘미끼’ 파트2에서는 연쇄 살인 사건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그 놈을 끝까지 쫓는 사람들과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 사이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군 복무 이후 컴백을 서두르지 않았던 장근석은 ‘미끼’를 통해 무려 5년 만에 복귀했다. 장근석은 “몇 달 정도 연기 레슨을 받았다”며 “주변에서 다들 의아해했다. 운전을 10년 동안 하던 사람이 1년만 안 해도 어색하다. 기억, 세포는 남아있지만 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연기 레슨이 내 새로운 세계관을 연다는 것보다 내 안의 세포를 깨우고 스트레칭을 하는 느낌이었다. 호흡법부터 새로 배웠다. 아역 할 때 생각이 났다. 겸손해지는 것도 좋았다. 적당한 긴장감이 적당한 겸손도 만들어줘서 고마운 시간이었다”고 그동안의 근황을 전했다.
아역배우부터 시작해 데뷔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장근석이 연기 레슨을 받았다는 부분이 놀라움을 자아냈다. 장근석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내 안의 감각을 깨우는 작업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하겠다고 했다”며 “선생님께 ‘나를 깨워주시면 된다’고 했는데, 젓 수업 때 펑펑 운 기억이 있다. 캐릭터가 아니라 내 삶에 있어서 누가 제일 그립고 원망스럽고부터 시작해서 마인드맵을 그려가다보니 내가 서럽게 울고 있더라. 반은 된 거라고 하셔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5년이라는 공백은 군 복무 이후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 장근석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자 두려운 시간이었다. 꼭 필요한 시간인 이유에 대해서 장근석은 “5년 동안 쉬면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하면서 마인드맵을 펼쳤다. 성숙해져야 할까, 모던해져야 할까, 점잖아져야 하나 싶었는데 내가 느낀 건 자연스러움은 어떤 것도 이길 수 없더라. 5년 동안 느낀 걸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려움이었던 이유는 ‘왜 TV에 안 나와’라는 대중의 질문 떄문이었다. 장근석은 “혼자 식당에 가거나 하면 어머님들이 ‘왜 요즘 TV에 안 나오느냐’고 물으실 때가 있다. 2년은 군대에 있다고 하면서 버텼는데 그 이후엔 안됐다. 그 말이 무서웠지만 그 시간이 내겐 필요했다. 30년 동안의 나를 쭉 찾아서 봤는데 잘했다기보단 많이 했더라. 지금 쉬어두는 게 좋겠다 싶었다. ‘미끼’라는 작품을 통해 30년 동안 해왔던 것과 다른 내 안에 뭔가를 만들어야겠다,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만난 ‘미끼’는 운명적이었다. 장근석은 “장르물을 고집해서 ‘미끼’를 선택한 게 아니다. 5년 동안 쉬면서 건조해지고 곁에 있었던 ‘아시아 프린스’ 같은 이미지가 쭉 빠지고 제로 베이스에서 뭘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가장 빠르게 읽힌 게 ‘미끼’였다. 내가 가진 감정, 나를 둘러싼 짐이 없어진 상태에서 만난 게 ‘미끼’였다”고 밝혔다.
‘미끼’에서 구도한 역을 맡은 장근석은 이전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금까지가 로코 장르에 더 맞는 밝은 모습이었다면 이제는 다크하고 딥한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단계 더 부수고 나아가고 싶다는 장근석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장근석은 “‘미끼’ 이후 대본의 장르가 다양해졌다. 뭔가 부수긴 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 대본의 장르가 다양해졌기 때문에 뭔가 망치질을 해보진 않았나 싶다. 차기작을 선택하면서 나를 어떻게 부숴나갈지 궁금해진다. ‘미끼’에서는 예쁘장한 코미디 장르를 하겠지라는 생각을 부쉈다면 두 번째는 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관념들, 나에 대한 이미지를 부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장근석을 움직이는 건 팬들이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는 장근석이다. 그는 “내가 뭘하든 절대적으로 응원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서포팅할 수 있는 명분, 이유, 내가 노력하는 설득력이 있어야 좋아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꼭 갚아주고 싶다. 진심이다. 그래서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일을 계속 하고 싶고, 팬들이 납득할 연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을 조심스러워 한다. 그 뜻은 존중에 대한 의미가 있고 무조건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은 탈덕하는 팬이 제일 무섭다. 정말 무섭다. 우리의 관계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팬과 나의 관계는 연애를 하는 연인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에 대한 책임감, 무조건 적인 사랑은 아니다. 서로의 핑퐁이 분명히 있다. 팬들에게 항상 우리는 연애하는 거랑 같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난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고마운 존재이고, 그들이 아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여기 있을까 싶다. 그래서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 ‘미끼’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면서 50번 중에 45번을 팬들이 밥차를 보내줬다. 팬들끼리 경쟁이 붙을 정도였다. 스태프들도 이런 촬영장은 처음이라고 하더라. 서포팅을 많이 받아서 5년 만의 컴백인 것도 있고, 기죽지 말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나는 또 그만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력이 헛되거나 빛 바래게 하는 건 배신이라고 생각한다. 5년 동안 쉬면서 제일 미안한 건 팬이었다. 팬들이 나를 닮아서 열정이 과하다. 그래서 좋다”고 말했다.
특히 장근석은 “5년을 쉬면서 탈덕한 팬들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항상 팬들에게 하는 말이 ‘내가 잠시 지루해지면 다른 곳에 다녀와도 된다’고 한다. 어차피 장근석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대기실에서 또 이상한 말 했다고 자책한다”고 웃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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