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가 드라마 ‘신성한, 이혼’에서 이혼 전문 변호사 역을 맡아 신선한 얼굴을 보여줬다. 앞선 법정물 ‘비밀의 숲’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검사 캐릭터와 180도 색깔이 달랐으나,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9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극본 유영아, 연출 이재훈)은 이혼 전문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혼이라는 삶의 험난한 길 한복판에 선 사람들을 담았다.
최종회에서는 신성한(조승우 분) 변호사가 사망한 여동생 신주화(공현지 분)를 대신해 조카 서기영(김준의 분)의 친권을 따내는 과정이 그려졌다.
서기영은 친아버지 서정국(김태향 분)과 함께 살았지만 계모 진영주(노수산나 분)로 인해 소아우울증을 겪었다. 그나마 마음이 놓였던 운전기사 아저씨까지 해고되면서 아이는 쉴 곳을 잃었다. 이에 삼촌 신성한을 찾아 변호를 부탁한 것.
조카의 법률대리인으로서 법정에 선 신성한은 “만 3세,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아이는 갑자기 친모와 분리됐다. 낯선 사람인 엄마의 방에서 생활하고 이복동생이 태어났다. 혼란스러운 시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았다”고 아버지의 양육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정국과 진영주 측 법률대리인은 신성한에게 “본인이 친부보다 아이를 잘 양육할 거라는 주장은 무슨 근거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신성한은 서정국을 만나 조카의 친권을 주장하며 “진영주가 주화한테 어떤 말을 했는지 그날의 통화가 주화를 뒤흔들 만큼 잔인했고, 넋이 나간 주화가 죽게 된 거라면 당신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국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신성한은 그러면서 “삼촌인 나도 이렇게까지 하는데, 당신은 아빠이면서 왜 눈을 가리고 사냐. 내가 패소해도 난 계속 소송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결 끝에 신성한은 결국 조카의 후견인이 됐다. 다만 상대 측과 조카의 면접 교섭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만 했다. 신성한과 서기영은 서로를 껴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피아니스트가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됐다는 설정, 그리고 클래식보다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독특한 면모까지 신성한은 이전에 본 적 없던 변호사였다. 조승우는 현실에 없을 법한 신성한 캐릭터에 리얼리티와 휴머니티를 살려 표현했다. 법리적인 이야기와 함께 휴머니즘을 담아낸 것.
어찌됐든 이 드라마의 내용은 그 자체로 인간의 일상으로 향하는 긴 여정이라 할 수 있었다. 변호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지만, 그것을 보고 듣는 시청자들은 이야기를 완성하지 못했다.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최고 시청률 7.5%(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기준)에서 멈춰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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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신성한, 이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