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이원석 감독이 자신이 생각한 행복의 기준에 대해 “제 마음이 편하면 행복이 아닐까 싶다. 저는 소파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원석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행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하며 “H.O.T. 팬이 보면 열받을 수도 있겠지만 ‘행복’이라는 노래를 반복적으로 들으면 마치 악마의 마법에 걸린 듯한 느낌이 든다. 행복을 강요하는 듯하다. 물론 저는 그 노래와 함께 H.O.T.의 ‘캔디’를 좋아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 감독이 연출한 새 영화 ‘킬링 로맨스’(제공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영화사 이창·쇼트케이크)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 나(이선균 분)와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4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

이원석 감독은 H.O.T.의 ‘행복’을 메인 OST로 쓴 이유에 대해 “어느 날 이선균과 냉면을 먹다가 ‘우리 영화 OST로 행복은 어떠냐’는 얘기를 나눴다. 근데 그 식당 옆테이블에서 장우혁씨가 냉면을 먹고 있는 게 아닌가! 진짜 깜짝 놀랐다.(웃음) 이건 실화다. 이선균이 장우혁과도 아는 사이였더라. 이런 우연이 있을까. (OST가 ‘행복’인 것은) 어떻게 보면 신의 뜻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은 행복의 조건에 대해 “내가 보고 싶은 걸 보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행복이 아닐까 싶다. 자신과 상대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이 힘들어진다”며 “제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 봤지만 (재산을) 얼마만큼 갖고 있느냐를 떠나, 누구나 걱정과 근심이 있다. 근데 제가 보기엔 (행복을 느끼려면) 인스타를 자주 안 하면 된다. 인스타를 하면 쓸데 없는 걸 너무 많이 보고 많이 사게 된다. 최근에 저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았지만) 등을 긁는 것도 샀다”고 개인적인 일상을 전했다.

이원석 감독은 이번 영화의 현장에서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
“이 작품이 코믹 장르의 영화라서, 감독인 제가 현장에서 인상을 쓰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배우들이 저를 믿고 뿜어낸 에너지도 컸을 듯하다. 배우들이 처음 부르는 노래, 처음 추는 춤을 소화하기 위해 저와 스태프 등 주변에서 용기를 불어넣어줘야 했다.” 감독과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이 코믹한 장면을 자연스럽게 꺼내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다.
많은 사람들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이 감독은 "이번에 이 영화를 끝내니 (스태프 가운데) 결혼한 커플이 많다. 아마도 영화에 집중을 안 한 거 같다”고 직언해 웃음을 남겼다.
‘킬링 로맨스’는 이달 15일(금) 극장 개봉한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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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