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안희연이 '사랑이라 말해요'를 출연하면서 느낀 점, 남자친구 양재웅을 향한 애정, 연기를 하면서 달라진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써브라임 2층에서는 디즈니+ '사랑이라 말해요' 안희연(하니)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를 그린다. 2월 첫 공개돼 지난 12일, 16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안희연은 극 중 전 연인인 동진을 잊지 못한 채 계속해서 관계를 되돌리려 애쓰는 강민영으로 분해 열연했다. 안희연은 이번 작품에서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로 돌아와 약 3개월 동안 글로벌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했다. 앞선 사랑을 후회하는 마음으로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내고 있는 인물의 상황에 깊이 몰입하며 입체적인 감정을 표현, 캐릭터의 서사를 훌륭하게 표현했다.
여기에 동진이 우주와 함께 있는 장면을 처음 목격한 순간 떨리는 눈동자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보여준 장면과 결국 둘 사이에 자신이 끼어들 자리가 없단 사실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까지 캐릭터의 성장을 그려내며 극 몰입도를 높였다. 걸그룹 EXID 출신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연기돌'을 넘어선 연기 변주를 성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2012년 걸그룹 EXID를 통해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면서 데뷔한 안희연은 '위아래'로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켰고, 가요계와 예능을 넘나들면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웹드라마 '엑스엑스(XX)'에 출연하면서 연기자로 데뷔했고, 드라마는 '시네마틱드라마 SF8-하얀 까마귀' '아직 낫서른' '유 레이즈 미 업' 'IDOL' '판타G스팟' '사랑이라 말해요', 영화는 '어른들은 몰라요' 등에서 활약했다. TV, OTT 등 다양한 플랫폼과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배우로 전향한 지 3년 차인 안희연은 "아직도 연기에 대해선 병아리다. 아무것도 잘 모르겠고, 미지의 세계다. 그래도 3년 전과 비교해보면 사람으로선 이제야 30대 같은 느낌이다. 뭔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고 중요한 것들이 많이 달라졌다"며 "그냥 사람을 많이 좋아하게 됐다. 좋아하는 걸 인정하게 됐다고 할까"라며 "그때는 일이 진짜 중요했다. 일이 나고, 내가 일이었다. 지금은 워라벨이 중요해졌다. 일을 떠나서 나의 삶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영이는 나한테 너무 도전 같은 캐릭터였다. 사실 겁이 났는데 잘 마쳐서 뿌듯하고, 주변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같이 연기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일단 내가 연기한 첫사랑 캐릭터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면이 있다. 긴 생머리에 머릿결이 좋고, 살짝 여리여리하고 하얀색 원피스를 입을 것 같더라. 얇은 종아리 같은 걸 떠올렸다. 그래서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내가 연기해도 작품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있었다. 외형적인 면에서 잘 맞을지 어려웠고, 인물이 가지고 있는 성격적인 면이나, 그동안 친숙하지 않았던 부분 등에서 갭이 있었다.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도 걱정됐다"며 촬영 전까지 우려된 점을 설명했다.
'나쁜 년'이라는 점이 가장 끌려 선택했다는 안희연.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16부작 작품을 잘 마무리했고, 호평을 받았다.
희대의 구 여친 '내 이름은 김삼순' 희진, '커피프린스 1호점' 유주 등을 떠올리며 접근했다는 안희연은 "처음에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접근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았다. 그럼 모사처럼, 그 껍데기만 있게 될까 봐 걱정됐다. 촬영이 힘들어질 것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겠구나' 싶었다. 내가 그동안 해왔듯 열심히 하고, '만약 구 여친 이미지가 주어지면 감사하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후순위라고 생각했다. '그게 목적이 되면 안 되겠다'라고 분명히 생각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위해서 몸무게도 감량했다며, "성경 언니는 화장을 하나도 안 했다. 현장에서도 립밤을 바르는 게 전부였다. 반면 난 구 여친 이미지가 있어서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우선 살을 빼려고 했다. 집에서는 얼굴에 뷰티 기계를 열심히 사용했고, 피부에 좋다는 영양제를 꾸준히 먹고, 몸가짐도 제대로 했다. 그러면서 '나도 이런 제스처를 쓸 수 있구나' 싶었다.(웃음) 평소 몸가짐을 단정하고 깔끔하고 얌전하게 지내려고 했다"며 신경 쓴 점을 언급했다.
또한 "촬영할 때 다이어트를 빡세게 했었다.(웃음) 어느 날 성경 언니가 날 업는 신이 있었는데, 딱 봐도 날 못 업을 것 같았다"며 "그때는 지금에 비해서 5kg이 빠져 있었다. 그 장면을 찍기 전에는 안 먹었다. 언니가 나한테 PT샵도 소개해줬다. 자기는 생각보다 괜찮다고, 계속 허벅지를 보라면서 자랑했다. 마음 먹고 업혔는데 너무 편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최근 작품 중간에는 남자친구 양재웅과의 다정한 투샷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안희연은 현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과 공개열애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6월 열애를 인정했으며, 당시 2년째 열애 중이라는 소식이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하니와 그의 부친, 양재웅과 찍은 네컷 사진이 공개돼 여전한 애정을 자랑했다. '10살 차' 하니와 양재웅은 각각 32살, 42살이며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만큼 결혼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개 연애를 하는데 남자친구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니까 심리에 대해 조언도 해줬나?"라는 질문에 "사실 뭔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일에 있어선 연애를 할 때 가족이라도 거리를 두는 걸 좋아한다. 일 뿐만 아니라 내 생활, 당신의 일 생활, 그 부분에 있어선 막 공유하고 그런 걸 좋아하진 않는 편"이라며 "내가 '사말'을 하고 그 다음에 '판타지스팟'을 찍었다. 그 캐릭터를 하게 된 건 남자친구가 나한테 '너랑 비슷한 캐릭터와 연기를 할 때 즐거워 보인다 행복해 보인다'고 하더라. 그 작품을 선택할 때 그게 컸다"고 답했다.
안희연은 "그걸 할까말까 고민할 때 '남친이 비슷한거 같아'라고 해줬다. 그걸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런 얘길 해줬다. 내가 너무 캐릭터 때문에 괴로워했다. 티를 안 내려고 했지만 티가 난 것 같다"며 "'판타지스팟' 희재는 나랑 비슷한 게 많다고 느꼈다. 그동안 비슷한 게 많으면 안 끌렸는데, 그땐 비슷한 걸 해보고 싶었다"며 남친의 조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얘기했다.


"아버지와 남친이 만난 사진이 주목 받았는데 혹시 결혼 소식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는 "언젠가는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다. 결혼이 필수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 아빠가 딸바보이고, 나한테 자기 영향력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하신다.(웃음) 그래서 남자친구를 어떻게 한 번도 안 보여줄 수 있냐고 하시더라.(웃음) 엄마는 남친을 이미 봤는데 본인은 소외됐다는 서운함이 있으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딸도 나이가 있고 하니까 본인도 한번은 딸의 남친을 만나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셨다. 어느날 나한테 전화를 해서 요구를 하셨고, '나도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아빠를 한 번도 안 보여줄 수 있냐?' 서운해하셔서, 남친에게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아빠가 원한다고 하니까 너무 흔쾌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맛있는 고기 먹고 하이볼 한 잔씩 했다. 그날 너무 좋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안희연은 "내가 아빠를 너무 사랑하는데 서로 얘기가 너무 잘됐고, 기분이 좋아서 지나가는데 스티커 사진을 찍는 곳이 있더라. 그날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며 "우리 아빠는 원래 경상도 분이라서 티를 내는 분이 아니다. 그러진 않지만 남친을 보고 '우리 딸이 자기 인생을 잘 살아가고 있구나' 만족을 하신 것 같다. '우리 딸이 지금 행복하구나'를 느끼셨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워라벨을 찾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남친의 영향이 없다고 하면 서운해 할 것 같기도 한데, 그냥 둘 다 그런 걸 중요하게 여기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며 "그냥 의사라는 걸 떠나서 나이를 떠나서 '인간 대 인간'으로 가치관이 비슷해서 '쿵하면 짝'하고, '짝하면 쿵'하고 이런 건 있다. 어떤 마음이나 그런 걸 먹었을 때, 선택을 하려고 할 때 응원해주는 그런 좋은 응원자인 것 같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안희연은 "예전에는 누가 '사랑이 무엇인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면 희생이라고 했는데 이젠 응원인 것 같다"며 "이번 '사랑이라 말해요'로 내 안에 있는 민영을 발견하고 인정하고 수용하고 예뻐해줄 수 있었다. 의존성에 대해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줄 수 있게 됐다"고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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