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배우로 돌아온 엄정화가 JTBC 드라마의 상승세를 예고했다.
13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진행된 JTBC 새 금토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발표회에는 김대진 감독, 배우 엄정화, 김병철, 명세빈, 민우혁이 참석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차 가정주부에서 1년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휴먼 메디컬 코미디다.
이날 연출을 맡은 김 감독은 의학 드라마인 ‘낭만 닥터김사부3’와 같은 시간대에 맞붙게 된 소감에 대해 “그 사실을 모르고 작품을 진행했는데, 어쩌다 보니 맞붙게 됐더라. 하루만 같이 하니까, 양쪽 드라마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라면서 “그쪽은 의학 드라마로 시즌3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가정 드라마다. 그래서 의학 자막도 안 내보낸다. 의학 용어는 모르셔도 전혀 상관없고, 사람이 죽는지 사는지만 아시면 된다. 정말 편하게 보시면 된다”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엄정화, 김병철 등 쟁쟁한 배우진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제가 합류를 했을 때는 이미 엄정화 배우님과 김병철 배우님이 정해져 있었다. 아시다시피 엄정화 씨는 가수와 배우 양쪽에서 ‘짱’을 먹은 부분이라, 너무나 같이 하고 싶었다. 촬영을 하다보니 ‘이래서 수십년간 엄정화가 대중문화의 양쪽에서 최고일 수 밖에 없구나’를 느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배우 김병철에 대해 “김병철 배우가 맡은 캐릭터가 굉장히 어려웠다. 품위도 있어야 하고 망가져야 했다. 또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배우의 역량으로 채워야 한다. 명세빈과 엄정화의 동시의 사랑을 다 받아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합리화 시킬까 싶었다. 다만 ‘김병철 씨가 하게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럼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캐스팅이 된 것만 해도 인호에 대한 캐릭터의 개연성이 확보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명세빈과 민우혁에 대해서는 “두 캐릭터도 고민이 많았다. 먼저 명세빈씨가 맡은 승희가 사실 저에게 있어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라며 “‘로이킴’은 외국에서 온 캐릭터라 서양 이미지가 있어서 덩치도 커야 하고, 서구적인 매력이 있어야 했다. 엄정화 배우로부터 사랑도 받아야 하고, 인호가 볼땐 열등감을 느낄만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 배우를 봤을 때 딱이었다. 문제는 영어를 못하더라. 나머지는 충분히 극복을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이렇게 네분을 모시고 작품을 촬영할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았는데, 최근 예능을 보니까 ‘이런 분들 이셨구나’라고 새삼 느끼기도 했다. 또 네분의 영화 드라마를 다 합쳐보니 157편이 되더라. 이런 쟁쟁한 분들과 하니 작품이 재미있게 나왔구나 싶었다”라며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차정숙’ 역을 맡은 엄정화는 “차정숙은 오랫동안 전업주부로서 가정에 충실해왔던 여자다. 의사의 꿈을 접고 가정생활에 매진했던 인물이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다시 레지던트로 도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차정숙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꿈과 기쁨을 찾아나간다. 차정숙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저에게도 굉장히 힐링 되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떤 면으로는 가정에서는 능숙한 사람이었는데, 다시 레지던트가 되어 온갖 핍박과 구박을 겪으며 가정주부를 겸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캐릭터가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한 공감과 응원을 보내면서 지냈던 것 같다. 저 역시 정숙을 통해 응원받는 기분”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차정숙에게 굉장히 공감을 느꼈는데, 드라마가 오랜만이기도 했고, 모든 면에서 정숙과 상황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만큼 한씬 한씬 소중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제가 너무 애정 하는 드라마가 되었다”고 부연했다.
6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엄정화는 ‘닥터 차정숙’ 합류한 계기에 대해 “오랫동안 좋은 드라마를 만나고 싶었고, 항상 촬영장에 있고 싶다. 작품과 멀어져 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작품이 기다려진다. 특히 항상 의학 드라마가 하고 싶었는데 ‘닥터 차정숙’ 시나리오를 받게 되어서 정말 너무 설레이면서 한장 한장 읽었다. 읽다보니 정숙의 도전이 좋더라. 어떤면에선 제 인생의 시점과도 닮아있어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저에게 있어 ‘닥터 차정숙’은 갖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그만큼 한씬 한씬 너무 소중했던 촬영이었고, 무엇보다 정숙이의 감정과 시청자분들이 꼭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연기하며 중점을 준 부분에 대해 “정숙의 진심에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던 것 같다. 항상 염두에 두었던 것이, 이 드라마를 보았을 때 정말 내 이야기 같다, 정말 공감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제가 엄마 역할을 여러 번 했었는데, 이렇게 남편이 오롯이 있다거나 자녀와 함께 생활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다. 보통 자녀가 납치된다든지, 제가 찾아간다든지 하는 역할이라, 이번 드라마가 생활적으로 많이 닿아있다고 생각했다. 딸 아들로 나온 두 배우와의 시간도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라미란 배우가 JTBC 수목 드라마를, 제가 토일드라마에서 엄마 캐릭터를 맡게 되었는데, 굉장히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배우고, 동생이자 친구다. 요즘 너무 바빠져서 연락하기가 어려웠는데 꼭 다시 만나서 한 드라마에서 연기할 수 있게 되길 기다리고 있다. 라미란 화이팅!”이라는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댄스가수 유랑단’의 멤버(김완선, 이효리, 보아, 화사)들의 반응도 전했다. 엄정화는 “지난주에도 만났고, 단체 카톡이 있어서 다들 곧 시작이라며 첫 방송 시간도 알고 다들 응원해주고 있다. 예고편 캡처도 해주고 ‘너무 재밌을거 같다’라며 기대를 해주더라”라고 언급했다.

김병철은 차정숙의 남편이자 외과 과장인 서인호 역을 맡았다. 김병철은 “대본을 읽어보고 재미있어서 선택을 했다. 차정숙의 성장과 변화가 재미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인호가 달라지는 모습도 흥미로웠다”라며 “품위를 지키고 싶은 사람이 지키지 못했을 때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믹 연기를 맘껏 펼치게 된 그는 “예고편에는 재미있는 모습이 많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 서인호는 품위 있게 보이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 저의 품위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믹 연기에 대해 큰 부담감은 없었고, 반전을 줄 수 있는 지점이 있는 캐릭터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코믹 연기와 품위 있는 연기 중 어떤 것이 편했나'라는 질문에 "품위 있는 연기가 편했다. 연기라 생각하지 않고 하면 돼서 편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그는 "'SKY캐슬' 때도 역할로 욕을 많이 먹었었는데, 그래도 나름 가정생활에는 충실했던 캐릭터였다. 이 사람은 이런 면에 있어 욕먹을 사람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욕을 좀 덜 먹었던 거 같다. 이번엔 더 먹어보면 어떨까 싶다”라며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첫사랑이 명세빈이고, 엄정화가 아내지 않나. 시청자분들이 이 설정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욕 너무 많이 먹을지 생각도 든다”고 웃었다.

의료재벌가의 딸이자 가정의학과 교수 최승희 역을 맡은 명세빈은 “각자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다른 인물들이 그렇듯이, 저 또한 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상처를 확실히 들고 그 안에 발버둥치며 애 썼다”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안 해보던 캐릭터에 새롭게 도전해 봤다. 청순하고 지고지순한 캐릭터에서 제 표현을 강하게 할 수 있고, 착하기만 한 게 아니라 확실히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 아마 예전에는 못 보여드렸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색다른 모습을 예고한 명세빈은 “이번에 새로운 캐릭터도 제 모습이 들어있어서 재밌는 도전이긴 했지만, 고민도 많이 했다. 현장에서 엄정화 선배님과 김병철 선배님께도 많이 물어보고 찾아봤다. 그만큼 열심히 해서 그런지 계속 이런 캐릭터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간담췌외과 과장 ‘로이킴’ 역을 맡은 민우혁은 “첫 대본을 봤을 때 로이킴이라는 인물이 여자 남자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다 가진 남자지만 한편으로는 안아주고 싶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 저도 결혼한 지 12년 차가 되었는데, 육아로 인해 엄마들이 그동안 꿈꿨던 꿈을 단절시키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차정숙’이 굉장히 희망이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따뜻하고 좋은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넘사벽 캐릭터다. 이런 캐릭터 정말 하고 싶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꿈 꿀 법한 캐릭터라 조심스럽게 도전해보았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연기 당시 고충에 대해서는 ‘영어 연기’를 꼽기도 했다. 민우혁은 “영어 연기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했다. 단시간에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 않나. 또한 의학 용어이다 보니 굉장히 길다. 그래서 감독님께 솔직히 말씀드렸더니 ‘배우가 연기하는 데 이걸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다른 부분에 에너지를 쏟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과감하게 용어를 많이 뺐다"고 털어놨다. 이에 김 감독은 “외국 친구들과 만나는 씬이 있는데, 도저히 못들어주겠더라. 그래서 그 대사가 안 들리게 배경음악을 쫙 올렸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배우들간의 케미도 돋보였다. 김병철과의 호흡에 대해 엄정화는 “호흡이 안 맞는다, 어렵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의지와 도움이 되었던 파트너였다”고 평가했다. 김병철은 “30년 가까이 함께 산 부부라는 설정이기 때문에, 첫 만남부터 염두해서 호칭과 말투를 많이 신경썼다. 선배님도 저에게 많이 제안을 해주시기도 했다”라며 호흡을 자랑했다.

이에 김 감독은 “정말 같이 사는 사람들처럼 잘 하시더라. 처음부터 베드신을 찍었는데, 두 분이 하시는 걸 보고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해서 만들어 내는 씬이 너무 좋더라. 항상 현장에서도 상의를 많이 하시더라. 서로 상의를 끊임없이 하면서 진행하니 연기라기 보단 정말 진짜 같은 지점을 찾아 가시더라. 그러다 보니 팀 전체가 여러모로 작업을 편하게 했던 것 같다”고전했다.
명세빈 역시 “많이 웃기도, 함께 고민하기도 하면서 촬영했다. 다른 캐릭터들은 코믹이 있는데 제 쪽에는 코믹이 조금 없는 편이다. 그래서 고민을 좀 했는데, 김병철 씨가 도움을 많이 주셨다. 엄정화 씨랑도 극 중 대척되는 관계이지만 평상시에는 사이 좋게 지냈다. 오래된 경력의 선배님이 여유를 받아주시는 거 같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민우혁도 “다들 따뜻한 분들이다. 현장에서 제가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늘 많이 배려를 해주셨다. 촬영 날이 기다려질 정도로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았다”라며 “제 캐릭터와 정화 선배님이 관계성이 있는데, 늘 품위있고 아름다우셔서 제가 정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제가 마성의 남자라는 포지션인데, 자꾸 김병철 선배님께 그 이미지를 뺏기는 거 같아 승부욕이 생기기도 했다. 케미를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청률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감독님은 “많은 수치를 나오길 바라면서도, 날씨가 가장 고민이다. 봄 나들이도 가실 것 같아서 사람들이 많이 안돌아다니셨으면 하기도 한다”라며 “여행을 가시더라도 이 드라마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고, 주말에도 10시반에는 들어와서 JTBC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닥터 차정숙'은 오는 15일 오후 10시 30분 처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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