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많은 드라마들이 시즌2를 제작하며 시즌제에 대한 장벽이 허물어진 분위기다. 그간 숱하게 "시즌2 제작"을 외쳐왔던 팬들의 염원이 더 이상은 헛된 꿈이 아니게 됐다.
최근 작품만 꼽아보더라도 '경이로운 소문', '아스달 연대기', 'D.P.', '스위트 홈', '지옥', '소방서 옆 경찰서' 등 다양한 드라마들이 시즌2 방영을 앞두고 있다. 특히 '소방서 옆 경찰서'는 이미 시즌1 제작발표회에서부터 시즌2 계획을 밝혔을 정도.
다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것은, 국내에서 시즌제 드라마라고 해도 대다수가 시즌2, 3과 같이 짧게 그칠 뿐 장기적으로 시즌을 이어가는 사례는 여전히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인기가 많을경우 시즌 10까지도 거뜬히 넘어가는 미국 드라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여기에는 제작 환경이나 계약 등 현실적인 문제와 더불어, 시즌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한 시즌 안에 기승전결까지 깔끔하게 끝맺어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다음 시즌을 고려해두고 제작하지 않는 이상 시즌제로 이어가는 데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시즌2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의 경우에도 신원호PD는 시즌3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면서도 "알지 못했던 지점에서 나오는 한계, 고단함 등이 있더라",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주연 배우인 유연석 역시 영화 '배니싱:미제사건' 인터뷰에서 '슬의생' 시즌3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슬의생'에서 나왔던 배우분들이 다 주연으로 성장했다. 그 분들을 다 모아서 시즌3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유일하게 무려 12년이라는 시간동안 시즌을 이어간 드라마가 바로 '막돼먹은 영애씨'다. '막돼먹은 영애씨'는 지난 2007년 첫 시즌을 방영한 후 꾸준히 새로운 시즌을 제작해오며 2019년에는 시즌17을 방송,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로 자리매김 했다.

이밖에도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보이스'는 탄탄한 매니아 층의 성원 속에서 시즌4까지 제작됐으며, 시즌4 마지막회에서도 다음 시즌을 암시해 시즌5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또 많은 팬들이 시즌3를 기다리고 있는 '비밀의 숲'의 경우 등장인물 서동재(이준혁 분)를 주인공으로 하는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 제작을 확정짓기도 했다.
케이블 채널이 아닌 지상파에서도 드라마의 장기 시즌제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펜트하우스' 3부작으로 큰 흥행을 거뒀던 SBS에서 '낭만닥터 김사부'에 이어 '모범택시'까지 시즌2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즌3 소식을 전한 것. 더군다나 오는 28일 첫 방송을 앞둔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전 시즌에 출연했던 배우들 대부분이 새 시즌에 함께한다는 소식을 전해 많은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특히 지난 15일 시즌2의 막을 내린 '모범택시'는 종영 바로 다음날 시즌3 제작 확정소식을 빠르게 전해 화제를 모았다.
'모범택시'를 이끈 이제훈은 시즌2 종영 인터뷰 당시 "'미드'처럼 시즌제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론 시즌이 길어지면 이야기가 늘어지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미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우려도 뒤따를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드라마가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에피소드를 이어가며 시간의 흐름을 함께 하길 바라는 시청자들이 있는 한, '막돼먹은 영애씨'와 같은 좋은 사례를 또 한번 기대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delight_me@osen.co.kr
[사진] S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