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OTT?…韓영화 '뉴 노멀' 시대[Oh!쎈 초점]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4.30 08: 50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이후 한국영화계에서 새롭게 나타난 질서가 생겼다. 반드시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만 찾게 되는 현상이 벌어진 것.
‘천만 버블’이 붕괴되면서 2023년부터 국내에서는 별 볼 일 없는 영화에는 관객이 들지 않는 냉정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른바 ‘한국영화 뉴 노멀’ 현상인 셈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블록버스터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영화시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믿고 보는 한국영화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OTT 시장 발달과 티켓값 상승으로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만 흥행이 보장된 것이다.

티켓값 상승과 OTT 플랫폼 작품 확대로 극장 개봉 한국영화들의 흥행여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1만 5천 원을 내고 봐도 아깝지 않은 재미를 갖췄다면 관객들이 줄지어 몰리는 반면, 집에서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 봐도 무방하겠다는 판단이 서면 가격고하를 떠나 아예 극장에 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극장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볼거리가 많은 덕분이다.
하지만 코로나 탓에 극장이 텅텅 비면서 막대한 손실을 봤던 걸 생각하면, 티켓값 상승을 비판하며 하락을 요구하기엔 상황이 요원해 보인다.
티켓값이 크게 상승한 만큼 관객들의 계산은 더 까다롭고 예민해졌다. 옛날처럼 ‘킬링 타임용 무비’를 냈다가는 망하기 십상인 시대다. 언제 어디서든 볼거리가 차고 넘치기 때문에 영화를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이제 앞으로 ‘극장에서 안 봐도 될 영화’는 살아남을 수 없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오히려 현재가 한국영화의 질적, 양적 성장을 재고할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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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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