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나 "OTT 최고 개런티 아냐...배우, 불의도 참아야 해" ('요정재형')[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5.01 14: 28

"배우 직업이 화려해보이겠지만, 불의를 참아야 해요". 배우 배두나가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서는 '더 이상의 비밀이 없는 배두나의 숲'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요정재형'은 뮤지션 정재형이 손님들을 초대해 직접 차린 음식을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유튜브 콘텐츠다. '음악 요정'으로 불리는 정재형의 이미지를 살려 요정 같은 깃털 날개를 단 정재형이 직접 요리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날의 게스트는 배두나. 이웃사촌이 되며 친분을 쌓은 두 사람은 스스럼 없는 오빠 동생 사이로 만남부터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재형은 배두나에게 "OTT 최고 개런티를 받았다던데"라고 자연스럽게 물었고, 배두나 또한 "아니다"라고 단칼에 받아치는 모습으로 웃음을 더했다. 
특히 배두나는 평소 작품에서 볼 수 없던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 속 깊은 소신과 신념들을 재치있게 풀어내 이목을 끌었다. 배두나는 노메이크업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감정에 따라 피부색이 변하지 않냐. 나는 그걸 싹 가리고 연기하는 게 힘들다. 메이크업이 도와줘야 하지 않냐. 나는 기술로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연출부한테 만약 내가 하루 종일 촬영하는 신이 있으면 내가 자거나 세수하는 신을 맨 뒤로 몰아달라 한다. 보통 배우들이 자는 신에 풀메이크업을 하는 이유는 다음 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노메이크업을 유지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이 같은 노메이크업을 할 수 있게 된 계기에 대해 봉준호 감독과 작업했던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언급했다. 그 전까지 음악 방송 MC도 하며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보여줬던 그는 "'플란다스의 개' 이후로 다 끊겼다. 못 생기게 나오니까. 화장을 다 지우고 오히려 피부가 좋다고 톤을 다운시킨다고 쉐딩을 막 했다. 메이크업을 지운 첫 영화였다"라며 "난 운이 좋은 게 좋은 감독님을 진짜 일찍 만나서 좋은 연기관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자신에게 자신이 없었다. '나 따위가 뭔데 사람들이 날 좋아해주지?' 싶었다. 노란 후드티 질끈 묶고 메이크업 지우고 카메라 앞에 섰는데 더 이상 내려놓을 게 없으니 너무 편하더라. 더 자유로워지더라. 그런 기회를 진짜 일찍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배두나는 일본을 대표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 독립영화 '다음 소희', 넷플릭스에 K콘텐츠의 위상을 알린 시작격인 작품 '킹덤' 시리즈, 웰메이드 장르물 드라마 '비밀의 숲' 시리즈 등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필모그래피에 대해 "내 역사"라고 자부심을 드러낸 배두나는 성공한 작품 뒤 곧바로 극과 극의 캐릭터들을 선택하며 저변을 넓혀온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이걸 해서 잘 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배두나는 이런 거 안 할 거야'라고 생각해서 대본을 안 주면 안 되지 않나"라며 다양한 대본을 받기 위해 필모그래피의 다양성을 추구한 점을 힘주어 밝혔다. 
그런 배두나도 불의에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미국 작품을 촬영하며 칸 영화제 초청을 받았음에도 참석할 수 없던 것. 배두나는 "술이 당긴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나의 가장 우선순위는 촬영이다. 촬영이 있어서 촬영에 지장을 준다? 그럼 안 된다. 그런데 보통 한국에서는 배우에게 좋은 다른 영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예를 들면 '다음 소희'를 찍는데 '브로커'를 홍보해야 한다면 그럼 어떻게든 빼준다. 그런데 내가 이상하게 미국 영화 찍을 때마다 안 되더라. 그래서 촬영을 빼줄 수 없다 해서 그럼 못 가는 거라고 했다. 배우 직업이 화려해 보이겠지만 아니다. 오빠 같은 아티스트들은 못한다. 불의를 참아야 한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그는 "미국에서 '센스8' 촬영을 할 때 주연이었는데 거기는 모든 주연이 다 10시간 이상 대기를 한다. SAG(배우 조합)가 있어서 일정 시간 이상 대기를 하게 되면 (출연료) 오버 차지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돈도 필요 없다. 기다리는 동안 멘탈 관리가 너무 힘들다. 한번은 12시간 넘게 기다려서 연출부한테 가서 '나 여기 있는 거 너희 알고 있지?'라고 말한 적도 있다"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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