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3’ 전석호 “인기 얼떨떨, 정신 똑바로 차려야..천만=‘그분’ 오시겠죠”[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3.06.17 06: 29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이미 천만관객이 넘은 것 같아요.”
배우 전석호가 ‘범죄도시3’ 흥행 소감을 전했다. ‘범죄도시3’는 대체불가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 분)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극중 전석호는 마약 포장 및 배달을 담당하는 인물이자, 차후 마석도의 정보원으로서 조력하는 김양호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지난달 31일 개봉한 ‘범죄도시3’는 현재 820만 관객을 넘으며 천만을 향해 순항 중이다. 전석호는 “행복하다. 저도 이런게 처음이다. 무대인사 다니는 것도 그렇고 관객들 만나는것도 그렇고 여기저기서 얘기해주는 축하 인사나 이런 것들이 다 새롭고 고맙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인기가 “얼떨떨하다”며 “물론 ‘범죄도시2’를 경험해 보신 분들이야 다르겠지만 (안)세호 형이나 (고) 규필이 형, 저는 이런게 처음이다 보니 그냥 즐기고 있다. 언제 또 오겠냐. 믿기지 않은 숫자니까. 사실 그 숫자는 단순히 우리가 잘 했다고만 해서 나오는 숫자가 아니라 관객분들이 힘써주고 마음 써주고 찾아주셔야 가능한 숫자다.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도 있으니 신나게 즐겨보자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처음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을때는 무섭기도 하고 긴장됐다는 그는 “지금은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천만 돌파’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기피하는 분위기에 대해서는 “언급하면 안 된다더라. 일종의 징크스 같은 건가 보다. 저도 처음이라 모르겠다”며 “그런 숫자를 경험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저는 ‘그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분이 오시겠죠?”라고 소망을 전했다.
‘범죄도시’는 시즌1에서 688만 관객을 기록, 시즌2에서 전작 두배에 달하는 1269만 관객을 동원하며 큰 흥행을 거뒀다. 전석호는 시즌3에 참여하게 됐을 때 부담감은 없었냐고 묻자 “동석이 형이랑 ‘굿바이 싱글’이라는 작품을 같이 했었는데, 그때도 되게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하게 돼서 그냥 더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숫자에 대한 개념이 없다 보니 부담은 잘 몰랐다. 근데 ‘범죄도시’라는 시리즈물에 올라탔기때문에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만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마동석은 김양호 역의 전석호와 초롱이 역의 고규필이 재밌는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 줬다며 기대 포인트를 전하기도 했던 바. 전석호는 “믿었던 만큼 잘 해줬다고 얘기해주시는 것 같았고, 저도 좋은 기회를 가질수 있어서 감사하더라. 현장에서 사실 계획된대로 안 될때도 있지 않나. 그럴 때마다 감독님, 동석이 형이 많이 잡아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규필이 형과 어릴때부터 친하다. 리딩 끝나고도 ‘우리 정신 똑바로 차려야할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사실 둘 다 지금 이 순간이 얼떨떨하다. 저는 영화 보면서 제가 나오는 장면을 못 보겠더라. ‘괜찮나?’ 싶기도 했는데, 초롱이가 나오니까 왜 이렇게 웃긴지 모르겠다. 초롱이가 진짜 씹어먹은 것 같다. 형의 호흡과 타이밍과 표정을 보면서 ‘이래서 고규필, 고규필 하는구나’ 그런것도 많이 느꼈다”고 극찬했다.
실제 전석호와 교규필은 무거운 극 전체 분위기에서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를 주며 완급조절을 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석호는 “전체 리딩을 갔는데 역할들이 다 화가 나있더라. 화가 안 난 역할이 저랑 초롱이밖에 없었다. 그래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찍으면서 정도를 지키는 데 중점을 맞췄다. 우리가 코미디물을 하는건 아니니까. 범죄 수사물이고, ‘범죄도시3’가 가진 사건의 무게는 무겁다. 그걸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각자만의 역할이 있다. 김양호도 분명 김양호만의 역할이 있을텐데, 마냥 웃기려고 하는 것 보다는 사건의 무게감과 그 안에서 뜻밖의 조력자가 돼 가는 일련의 과정들에 중점을 맞췄다. 사실 분량으로 치면 제가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짧고 굵게 나오기때문에 그 안에서 인물로서도 관객들을 설득하기 위한 과정들을 감독님과 얘기하면서 ‘잘 해야겠구나’ 생각 했다”고 설명했다.
전석호는 김양호 역할을 위해 준비한 부분을 묻자 “준비한 것보다는 그냥 비우고 갔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과 리허설 하면서 수정되는 부분들을 잘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비우고 가려고 했다. 다들 장난꾸러기들이다. 순간순간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어설프게 준비하고 갔다간 리액션을 못하겠더라. 사실 저는 애드리브를 그렇게 많이 하는건 아니다. 빈 순간을 채워줘야하는 순간이 존재하니까 그럴때마다 주변사람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전석호는 액션신이 없어서 아쉽진 않냐는 질문에 “너무 좋더라. 전 초식동물이다. 심지어 동석이형한테 한번 휘두르고 동석이 형이 그걸 막은 적이 있는데, 제가 멍이 들었더라. 싸우지도 않았는데. 동석이형은 온 몸이 무기다. 영화 보니까 액션을 하시는 분들이 대단하신 것 같다. 시나리오 받고 액션 없어서 너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즌3에 합류하며 “전작만큼 잘 됐으면 좋겠다,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시리즈물이라고 얘기할수있는게 없지 않나. 마석도라는 통쾌한 인물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한데, 그 길로 가기 위해서 이번 것도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고 밝힌 그는 시즌4 출연 여부를 묻자 “시즌4에는 제가 안 나온다. 저는 감옥에 들어갔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범죄도시3’에 함께한 배우들은 입을 모아 “색다른 현장”이라고 표현했던 바 있다. 전석호는 “저도 그런걸 느꼈던 게 제가 다녀본 현장 중에 몇 안되는, 토론을 가장 많이하는 현장이었던 것 같다. 그게 누구의 지시로 하는게 아니라 서로가 스스럼 없이 의견을 주고받고 아이디어가 나오면 감독님의 선택도 빨랐다.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선택하고 집중하는게 쉬운게 아닌데, 아마 이상용 감독님의 가장 큰 힘은 현장에서의 선택과 그 선택을 믿고 따르게끔 만들어주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찍다보면 ‘이게 맞나? 괜찮나?’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런 의심이 들지 않는 몇 안 되는 현장 중 하나였다. 그런 확신들이 모이면서 관객들에게 확신이 전해지고, 그 안에서 캐릭터들이 하나 하나 살아난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배우 한 명 한 명, 대사 하나까지도 섬세하고 배려 있는 현장이었다. 사실 ‘범죄도시3’에 수많은 배우가 나오는데, 최종까지 달려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하나하나 담고싶어한다. 사건의 무게가 있어서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들이 단순히 코믹하게만 보여지면 안되니까 그런것들을 놓치지 않으려는 섬세함도 색달랐다”고 밝혔다.
전석호는 그간 상업영화 외에도 다양한 독립 영화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저예산, 다양성 영화를 하는 이유중 하나는 주변에 너무 좋은 감독, 시나리오가 있는데 데뷔를 못하고 있는 분들이 있더라. 그분들과 함께 작업을 해서 그분도 데뷔 하면 또 다른걸 할수있는 기회가 더 주어질수 있지 않나. 우선 책이 좋은데 아무도 안 하고 있으니 제가 하게 된 거다. 저는 계속 그런 작업을 할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보진 않았지만 누군가한텐 필요할수도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기때문에 지속해서 하는것 같다. 감사하게도 관계자분들은 또 다 보시더라. 얼마전에 동석이형과 식사자리에서 진짜 감사했던게, ‘굿바이 싱글’을 함께 찍은 후에 제가 하고있는 작은 영화를 다 보셨더라. 그러면서 ‘그렇게 다양하게 하고있는거 보기 좋다’는 말씀을 하시더라. 크기가 다를 뿐이지 영화를 좋아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깊이는 다 똑같은 것 같다. 진심이 조금 덜 전해지느냐 더 전해지느냐에 따라 관객수로 보여질수는 있지만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범죄도시3’를 만나게 되고 ‘범죄도시3’ 속에서도 김양호를 잘 해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범죄도시3’를 끝마친 전석호는 내달 5일 영화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던 바. 전석호는 “김희정 감독님 영화다. 저는 사실 조금 나온다. (박)하선이랑 (김)남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사람들을 위로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방식은 다르지 않나. 얼마전에 전주 영화제 가서 보고 왔는데 누군가한테는 필요한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이야기를 담고싶다는 감독님의 글과 말이 너무 좋아서 출연을 하게 됐다. 저한텐 감사하다. ‘범죄도시3’에 나온 것과는 다른 결이다 보니까 혹시 관심 있으신분들은 찾아볼수도 있는거고. 그랬을때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하선이랑 남희가 잘한다. 기가막힌다. 우스갯소리로 ‘이래서 박하선, 김남희 하는구나’ 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마존 활명수’라는 영화로 잠깐 치고 빠질 예정이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연극 공연도 좀 하려고 한다. 1년에 한 두 편씩은 꼭 하는 것 같다. 그거 말고는 사실 매년 똑같다. 직업이 연기하는거다 보니 연기할때 제일 좋다. 어떻게든 더 많이 연기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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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이스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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