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의 기세를 이어 받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최악의 악’이 추석 연휴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뻔한 언더커버물이 아니라고 자신하는 ‘최악의 악’은 추석 연휴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2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 호텔에서 ‘최악의 악’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오는 27일 디즈니+ 공개를 앞둔 이 작품은 한중일 마약 거래 트라이앵글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대한민국 서울에서 시작된 수사를 다룬 범죄 액션 드라마다. 한동욱 감독과 주연배우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가 자리해 국내외 취재진을 만났다.
지창욱은 마약수사를 위해 조직에 잠입하게 된 경찰 박준모 역을 맡아 연기 인생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긴 호흡 동안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감독님의 디랙션을 항상 기다렸다. 그걸 통해서 템포와 호흡을 조절했다. 긴 호흡으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작품을 많이 안 해봐서 연출적인 디렉팅에 더 의지하고 믿었다. 박준모가 뒤로 가면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얼만큼 더 처절해지고 자기합리화를 하는지 집중해서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액션 연기를 위해 모두 다 같이 땀 흘리며 촬영했다. 보람 있는 것 같다. 저희만의 액션 스타일? 합이 이뤄지는 것보다 인물 감정의 연장선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액션은 쉽게 누군가와 싸우는 건데 그 이유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됐다.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더 고민하며 촬영했다”고 자신했다.
신흥 범죄 조직의 보스 정기철로 분해 지창욱과 끊임없이 대립하게 된 위하준은 “정기철은 조직의 보스니까 카리스마도 필요했다. 다만 우락부락이 아닌 냉혈안이다. 본인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인물.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일을 벌일지 잘 모르게끔, 파악하기 힘들도록 보였으면 했다. 눈빛이 기계적으로 보였으면 했다. 다만 첫사랑 유의정을 만났을 때 만큼은 순수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의정 앞에선 한 청년으로서 보이도록 눈빛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배우들 모두 캐릭터에 몰입해서 액션을 했다. 감동적이고 감격적이었다. 너무 잘하니까 다들. 지창욱과 호흡은 최고였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봤고 워낙 잘한다는 걸 알았는데 저 또한 자신있으니 거칠고 리얼하게 우리 둘이 뽑아내겠다 생각했다. 움직임 뿐만 아니라 액션에 감정이 녹아져 있더라. 형이 그걸 표현해내다니 대단하다. 같이 하며 공부가 됐다. 액션에 감정을 담는 연기를 다음 작품의 액션신에 무조건 참고하려고 한다”며 지창욱을 치켜세웠다.
둘의 액션 케미 점수는 100점이라고. 지창욱은 “재밌었던 작업이었다. 모두 다 같이 만들었다. 다른 팀원들에게 도움 받은 것도 많았다. 위하준의 액션을 보면서 정말 잘 움직인다 싶더라. 놀랐다. 이렇게까지 액션에 진심이고 잘할 줄 몰랐다. 몸을 풀 때도 액션으로, 쉐도우 복싱으로 하더라. 자세도 멋있고 저랑 다른 느낌이었다. 저는 위하준처럼 할 줄 몰라서 감정을 강조했는데 위하준이 부럽고 멋있었다”고 화답했다.
임세미는 마약수사에 참여하는 경찰이자 박준모의 아내, 정기철의 첫사랑 유의정을 연기했다. 그는 ‘최악의 악’에 대해 “전체적으로 흥미로웠다. 대본을 한순간에 다 읽었다. 감독님과 대화가 너무 좋았다. 파고든 감정 하나하나가 다 재밌겠더라. 작품 안에서의 멋있는 액션과 스타일리시한 것들이 많다. 유의정은 주체적인 여성이고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선택하는 여성이라 더 멋있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최악의 악’은 '부당거래' '범죄와의 전쟁' '신세계' 등 범죄 장르영화의 연출부 및 조감독을 거쳐 전세대가 공감하는 뜨거운 멜로 '남자가 사랑할 때'로 데뷔한 한동욱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해 8월 24일 첫 촬영을 시작해 총 8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고 황금 연휴를 맞아 야심차게 라인업을 꿰찼다. 디즈니+가 ‘무빙’으로 기세가 올라온 상황에서 ‘최악의 악’이 최고의 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한동욱 감독은 “모든 배우들 캐스팅을 봤을 때 제가 더 기대됐다. 현장에서 이들의 연기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 더 좋게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서로의 진심을 숨기고 있는 사람들이라 드러나지 않는 것들 속에서 드러나는 감정들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작가님이 좋은 관계를 써줘서 배우들과 얘기하며 같이 고민했다”며 “‘무빙’이 너무 재밌게 잘 돼서 다행이지만 걱정도 된다. 다만 우리도 충분히 재밌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그는 “1990년대엔 몸으로 뛸 수 있는 수사와 사람과 사람이 부딪혀서 하는 수사였다. 마약이라는 자극적인 것보다는 그걸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의 얘기를 하고 싶었다. 1990년대면 그런 얘기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실제로 1990년대에 있었던 한중일 마약 사건을 작가님이 모티브로 했다. 시대성보다 사람을 표현하려고 했다. 시대성은 스태프들이 표현해주니 저는 배우들 연기에 더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 작품들에서 많이 본 언더커버 설정을 얼마나 흥미롭게 다뤘을지는 변수다. 지창욱은 “대본을 처음 보기 전 언더커버물에 대한 기시감을 우려했다. 많이 다룬 소재니까 이걸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을 읽어 보고 그런 느낌을 완전히 지웠다. 우리 작품은 선배들이 한 느와르와 완전 다르다. 색감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다. 제 또래의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작품이라 선배들보다 더 영한 느낌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미묘한 사람들의 관계가 섞여 있는 것들이 기존의 언더커버물과 또 다른 작품이 될 거라 자신한다”며 미소 지었다.
‘무빙’의 후속작이자 긴 추석 연휴에 공개된다는 무기를 얻게 된 것에 대해선 “최악의 악’을 작업한 배우로서는 좋은 시기에 오픈하게 된 점이 기쁘고 감사하다. 촬영할 때 오히려 더 부담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부담이 컸다. 지금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촬영 때보단 덜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저희를 돕고 있고 저희만의 색깔이 분명히 있으니까”라고 자신했다.
임세미 또한 “우리만의 색감, 무드, 톤, 내용이 다르다. 다른 작품도 보시겠지만 ‘최악의 악’을 선택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위하준 역시 “좋은 시기에 오픈하게 돼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최악의 악’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젊은 세대들의 느와르와 인간 내면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가족들이 즐겁게 웃으며 졸 작품은 아니지만 새로운 매력을 느낄 작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다시 한번 전 세계에 K장르물의 기세를 알릴 타이밍이다. ‘최악의 악’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27일 디즈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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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