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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한복판에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가 주도한 대규모 핵폭발이 벌어져 수천 명의 민간인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는 ‘AI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편의를 위해 만든 AI를 모조리 없애기 위한 국가적 어젠다를 발표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AI로부터 우리의 터전을 지키자’는 게 골자다.
미국 정부와 국방부는 전인류를 대표해 AI의 창조자 ‘니르마타’를 잡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수년에 걸쳐 1조여 원을 들인 ‘노마드’를 개발하는 데 결국 성공하고, 니르마타가 숨어있는 AI의 본거지를 물색하며 박멸한다.
전직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테일러(존 데이비드 워싱턴)는 실종된 아내 마야(젬마 찬)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니르마타 제거 작전에 합류하고, 그 안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하나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슈아는 인간의 얼굴을 가졌지만 태어날 때부터 AI였던 아이 ‘알피’(매들린 유나 보일스)를 발견해 그로부터 아내를 찾기 위한 결정적 도움을 받는다.
‘크리에이터’(감독 가렛 에드워즈,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고도화된 AI들에 의해 핵공격이 시작된 후, 특수부대 요원 조슈아가 인류를 위협할 무기인 아이 모습의 AI 로봇 알피를 발견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을 그린 블록버스터 영화.
AI를 주요 소재로 삼은 ‘크리에이터’는 지금으로부터 40년 후를 배경으로, 현재보다 한층 더 발전해 있을 AI 시스템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을지 질문한다.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든 AI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계발해 인간 못지않게, 어떤 면에서는 훨씬 더 월등하기에 우리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렛 에드워즈 감독은 인간의 얼굴을 가진 AI를 통해 인간의 우월성과 야만성, 전쟁과 평화, 사랑과 증오라는 철학적 주제를 다루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최근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한 믿음과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기에,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흥미를 유지할 수 있겠다. AI를 환영하는 사람들과 경계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영화를 본 후 서로 의견을 교류할 열띤 토론의 장도 마련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SF 판타지 영화지만 스토리가 비교적 단순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또 한 편의 웰메이드 SF 영화의 등장이 반갑다.
‘크리에이터’는 오는 10월 3일 국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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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