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의 강렬함"…'소년들' 설경구→염혜란, 명배우들과 정지영 감독의 시너지(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09.27 12: 50

 “저는 행운아다. 이런 배우들과 ‘소년들’을 마쳤다는 게 행복하다.”
정지영 감독은 27일 서울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영화 ‘소년들’의 제작보고회에서 “이 배우들이 맡은 캐릭터만 봐도 재미있을 거다. 정말 연기파 배우들”이라고 출연자들과의 호흡이 좋았다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정지영 감독과 설경구, 유준상, 허성태, 염혜란 등의 배우들이 참석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유준상, 염혜란, 정지영 감독, 설경구, 허성태가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이어 정 감독은 “제가 대단한 감독은 아니고 그냥 괜찮은 감독 같다.(웃음)”며 “사람들이 겸손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제 솔직한 마음”이라고 ‘거장’보다는 ‘나쁘지 않은 감독’이라고 자신을 평가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유준상, 염혜란, 설경구, 허성태가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소년들’(감독 정지영, 제공배급 CJ ENM, 제작 아우라픽처스·CJ ENM, 공동제작 비바필름)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 정 감독의 연출작 ‘블랙머니’(2019) 이후 4년 만의 복귀작.
‘소년들’은 지난 1999년 2월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 발생했던 강도치사 사건을 모티프 삼아 재창조했다.
이날 정 감독은 “감독이 영화의 소재를 찾기 위해 신문을 보는데, 저는 약촌오거리 사건을 접하고 그걸 영화화하고 싶었다. 근데 다른 데서 이미 영화로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며 “때마침 나라슈퍼 강도치사사건을 접하고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설경구가 미소를 짓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그러면서 정 감독은 “사회에서 소외받은 아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영화에 반영했다. 그들에 대한 배려와 생각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연출 방향을 전했다.
이어 정 감독은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황준철은) 약촌오거리 사건의 실존 인물이었던 형사반장을 빌려왔다. 다른 실제 사건의 실존 인물을 우리 영화에 대입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설경구는 우리슈퍼 강도치사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수사반장 황준철 역을 맡았다. 이날 설경구는 “정지영 감독님과 ‘강철중’ 같은 캐릭터를 또 한번 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 그래서 (형사) 강철중을 피하지 않고 그 캐릭터를 가져왔다”면서 “10여 년 후 황준철이 (나라슈퍼) 사건의 진실과 대면하려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캐릭터를 만든 과정을 전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설경구와 정지영 감독이 유준상의 말에 환하게 웃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실화의 강렬함에 끌린다”는 설경구는 “정지영 감독님은 한국영화의 과거이자, 현재이자, 미래”라며 “정지영 감독님과 같이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유준상은 우리슈퍼 사건의 범인으로 소년들을 검거한 전북청 수사계장 최우성을 연기했다. “어린 나이에 승진해서 야망이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유준상은 “정지영 감독님이 2000년대 통틀어 봐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에 동의한다”며 “영화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에 안타까운데 좋은 작품들 속에서 ‘소년들’이 빛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유준상이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캐스팅 비화에 대해 유준상은 “저는 감독님과 미팅한 다음에 스태프가 ‘촬영 준비하시면 됩니다’라고 하셨는데 감독님이 이후 전화를 하셔서 ‘이번 작품은 같이 못 할 거 같다. 설경구보다 너가 더 어려 보인다. 다음에 만나자’고 하시더라. 그래서 난 끝났구나 싶었다”고 장난 섞인 폭로를 시작했다.
이어 유준상은 “근데 일주일 뒤에 다시 감독님이 제게 전화를 하셔서 ‘너가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다시 생각해 봤는데 너가 잘 맞을 거 같다’고 하시더라”고 출연하게 된 비화를 전했다.
수사반장 황준철을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박정규 역은 허성태가 맡았다. 그는 “저는 감독님이 캐스팅한 게 아니다.(웃음) 설경구 선배님이 도움을 주셨다”는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제가 ‘오징어 게임’을 찍을 때 이 영화를 동시에 찍었다. 배우로서 정말 열정을 다했다”고 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허성태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그러면서 “제가 기다려 온 캐릭터다. 지금까지 악역만 했었는데 처음 선역을 맡았다”며 “감독님이 왜 그렇게 하냐고 하시기도 했지만 애드리브를 정말 많이 했다. (정규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황 반장만 따라다닌다. 배우로서 욕심이 많이 담긴 영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소년들’을 꼭 봐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 허성태는 “전주에서 촬영하면서 저 혼자 울고불고한 시간이 많았다. (황준철)선배를 따라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려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인간 허성태로서 느낀 감정이 있었는데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 훨씬 더 느끼시는 게 많을 거 같다”고 예고했다.
염혜란이 재수사에 몰두한 황준철의 아내 김경미로 분해 몰입감을 더한다. “‘미친 개’로 불리는 남편을 유일하게 앉힐 수 있는, 그를 훈련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27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소년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배우 염혜란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09.27 /sunday@osen.co.kr
염혜란은 그러면서 “사실 남편의 선택을 크게 지지하는 인물은 아닌데 점차 그를 믿어주고 힘을 실어준다”고 인물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정 감독은 ‘소년들’이 가진 의미에 대해 “감독으로서 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건 없었다”면서도 “다만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재미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염혜란도 “이야기가 가슴 아프고 먹먹하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영화라 많이 보셨으면 좋겠다”고 극장 관람을 당부했다.
‘소년들’은 오는 11월 1일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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