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미디언 이경규가 생명의 위기를 겪은 일화를 전했다.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서는 "이경규의 스탠드업 쇼!"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이경규는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 위기의 두가지 사건을 회상했다.
먼저 이경규는 "지금으로부터 한 7년 전이었다. 곰장어가 먹고 싶어서 후배 중 한철우라는 배우에게 전화를 걸어 강남에 있는 곰장어 집으로 갔다. 소주 한 잔에 곰장어를 먹으려고 한 젓가락을 드는 순간, 제가 졸도를 했다"라며 "앉은 자리에서 넘어졌는데, 바닥에 '퍽'소리가 날 정도로 머리를 갖다 때렸다. 나중에 보니까 혹도 이만큼 났더라"라며 회상했다.
이어 "몽롱한 상태로 있는데, 그날 곰장어 집에 다행히도 한의사 선생님이 계셨다. 와서 진맥을 하시더니만 빨리 119를 부르라고 이야기하시더라. 한철우가 119에 전화를 하는 사이에, 갑자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갔는데 흑변이 나오더라. 이게 뭐냐면, 대장에서 피가 흐르게 되면 그게 바로 나온다. 위에서 피가 터지면 위에서 소화를 해서 변이 나오면 흑변이 나오는거다. 저는 위에서 엄청난 출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골든 타임'에 도착한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된 이경규. 그는 "구급차를 타서 혈압을 딱 재는데, 혈압이 40까지 떨어져있더라. 정말 큰일 날뻔한 것"이라며 "다음 날 아침 혈액 검사도 했는데, 보통 14에서 15가 정상인데 저는 7에서 6까지 떨어져 있더라. 자칫 잘못했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아주 위기의 순간이였던 것"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 사건은 10년 전으로 돌아간다. 이경규는 "그때는 집에서 화장실만 걸어가도 아팠다. 가슴 통증이 너무 심한 거다. 말을 안 하면 안 아픈데, 조금이라도 걸어가면 심장이 아팠다"라면서 "녹화는 계속했다. 당시 SBS 모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도중에, 말 못할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픈 거다. 그래서 잠시 녹화를 중단시키고 그냥 그대로 대기실에 와서 누워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후 김 PD가 와서 ‘형님 괜찮으세요?’했는데, ‘괜찮아, 미안해서 어떡하지? 녹화를 중단시키면 안 되잖아’라고 말하는 게 사실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거다. 그런데 전 그렇지 않았다. 마이크를 찬 상태로 ‘어, 나는 괜찮은데, 저 출연자들이 말이 너무 많아. 재미도 없어. 쟤네 때문에 가슴이 더 아파. 가라고 해’라고 했는데, 그 이야기를 녹화장에 출연자들이 다 듣고 있었다. 오디오 맨이 갑자기 들어와서 마이크를 뺏어 가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잠시 녹화를 중단한 이경규는 근처 병원에 가서 안정제를 맞고 다시 녹화를 재개했다. 그러나 "그런데 촬영장에서 아무도 대답을 안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며 "그래서 대충 녹화를 마무리하고 바로 병원으로 가서 이것저것 촬영을 했는데, 심근경색 같다고, 내일 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 그리고 다음 날 ‘붕어빵’ 프로그램을 했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라 말이 너무 많다. 너무 시끄럽다. 나는 아파 죽겠는데.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가슴이 아파 죽겠는데 대충 끝내고 나왔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수술실로 들어가게 된 이경규. "나와서 수술실로 가서 누워있는데, 심장은 수면마취가 안 된다. 몸에 철사가 들어왔는데 조금만 움직이면 잘못 찔러서 의료 사고가 나는 위험한 시술이기 때문"이라며 "모니터 화면에 심장과 관상동맥이 세 개가 쫙 있는데, 하나가 30cm가 막혀있더라. 관상동맥이 없는 거다. 철사를 넣어서 스텐트를 집어넣는데, 그것도 한 시간 반이 걸렸다. 그렇게 세 시간 반 동안 누워서 수술했다. 딱 보니까 관상동맥 세 개가 피가 쫙쫙 통하고 있더라. 그때부터 하나도 안 아팠다. 스텐트 이만한 걸 가지고 혈맥을 넓혀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경규는 "이 수술을 안 했으면 저는 진짜 갔다. 기사 대문짝만하게 ‘이경규 자는 도중에 심근 경색으로 세상을 떠나다’라고 떴을 것"이라며 "여러분도 가슴이 아프거나 등짝이 아플 때 심근경색을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왜 내 심장의 혈관이 막혔을까?' (생각하면) 이 방송국 PD 놈들 때문이다. 녹화를 너무 길게 한다. PD들이 날 죽여 놓은 것"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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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유튜브 '르크크 이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