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탐사대’가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집중 조명했다.
9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다양한 수법으로 사기 행각을 이어온 전청조를 파헤쳤다.
전청조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달 23일 전 펜싱선수 남현희와 결혼을 발표하면서다. 미국 태생, 15살 연하, 재벌 3세, 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니며 최고급 주거 시설에 거주하고 현재는 국내외 예체능 예절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라는 등 화려한 스펙을 갖춘 전청조에게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전청조의 성별, 과거 행적 등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실화탐사대’에도 제보가 이어졌다. 전청조에게 총 34차례에 걸쳐 1700여 만 원을 사기 당했다는 제보자는 “이름도 안 바꾸고, 얼굴도 안 바꾸고 인터뷰를 할 수 있을지 싶었다”며 저장되어 있는 전청조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받은 이는 안들리는 척을 하고 되려 화를 내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청조의 구치소 동기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어떻게 들어왔냐고 물어보니 ‘새엄마가 자기 이름으로 사업을 했는데 실패해서 뒤집어 쓰고 왔다’고 하더라. 같이 목욕했고 같이 머리도 말려준 사람인데 남자라고 하니까 내 입장에서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등도 밀어줬다. 누가봐도 여자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다들 전청조를 대하는 분위기가 이상해서 물어보니 ‘임신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랑 같이 생활할 때 그런 말 없었고, 임신 아니잖아’라고 하니까 아무 말 못하더라. 그랬더니 나보고 미안하다면서 임신 사실이 없던 게 됐다. 고만고만한 도둑, 사기꾼이 모여있는데 그 중에서도 전청조는 사람들을 다 속였다. 사기꾼이 사기꾼을 속일 정도였으니 오죽하겠냐”고 밝혔다.
전청조의 폭력성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구치소 동기, 전청조의 전 수행비서, 전청조의 지인 등이 그의 폭력성에 대해 제보했다. 이에 전문가는 “전청조가 타인의 감정을 잘 읽어내는 능력도 있지만 이중성격도 있다. 돌변하면 여린 사람들은 그게 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예측 불가능한 감정을 보여주는 건 전형적인 사기꾼과 다르다”고 분석했다.
또한 심리 전문가는 “전청조는 뻔뻔한 거짓말쟁이다. 아주 오랫동안 진화하고 학습한 거짓말쟁이다. 의식적인 거짓말 외에 무의식적인 거짓말이 많다. 본인을 파멸에 이르게 한 것도 그 거짓말이다”고 말했다.
전청조는 여자로 태어났지만 성전환증으로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때로는 여성, 때로는 남성으로 행세하며 사기를 이어갔다. 여성에게는 남성으로 접근해 결혼까지 했고, 남성에게는 여성으로 접근해 성관계를 가진 뒤 임신했다는 거짓말로 돈을 뜯어냈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성전환증 환자의 전형적인 모습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성전환증 환자는 자기 성을 굉장히 혐오하는 편이다. 한시도 못 참을 정도다. 내 몸에 가슴이 있거나 내 몸에 여자의 성기가 있는 걸 못 참는다. 너무 불편해 한다. 그런데 그 몸을 가지고 남자들과 성관계를 하고 결혼까지 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청조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전청조를 상대로 접수된 고소·고발 11건과 진정 1건 등을 병합해 수사 중이다. 전청조는 구속 전 인터뷰 등을 통해 남현희가 자신의 정체를 이미 지난 2월부터 알고 있었고, 가슴 수술도 남현희의 권유로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동차 등의 재산이나 모아놓은 돈이 없으며 투자금 대부분이 남현희 측에 쓰였다고 주장했으며, SBS '궁금한 이야기 Y' 인터뷰에서 "내가 나쁜 사람이 되어야 이 사람(남현희)이라도 산다"라며 자신은 남현희에게 1원 한장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남현희는 전청조의 사기 혐의 공범으로 입건, 지난 6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남현희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에는 경찰에 재소환되어 전청조와 대질 조사를 받았다. 남현희 측은 전청조와 사기 공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전청조로부터 받은 것으로 알려진 차량과 귀금속 등도 경찰에 임의제출한 상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