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 김봉한 감독과 오대환, 주석태 배우가 영화 비하인드를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OSEN 사무실에서는 영화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이하 '더 와일드')의 김봉한 감독, 오대환, 주석태 배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인터뷰서 김봉한 감독은 개봉 소감을 묻자 “‘더 마블스’, 그리고 ‘서울의 봄’까지 대작들 사이에서 개봉하게 됐다. 이런 상황이지만, 개봉 한 주를 잘 버텨보자는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영화 개봉으로 인해 잠을 설치기도 했다는 김 감독은 “이전 영화에서 송사를 겪으며 모든 걸 겪었다. 지금도 송사 중이기도 하고, 당시 원형 탈모에 어음도 두 개씩 빠지는 걸 버티며 참아왔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게 책임지며 가다가, ‘나는 실력도 없고, 운도 없나 보다’하면서 가지고 있는 시나리오를 다 팔고 정리했다. 다른 걸 뭘 하면서 살아볼까 하다가, (‘더 와일드’가) 작은 영화이기도 하고, 감독 인생에서 누아르는 한 번쯤 해보고 싶어서 하게 된 것"이라며 “무언가 욕심을 부려서 지금 긴장되는 게 아니라, 사실 작품은 다 같은 자식 아닌가. 상 받는 자식도 있고, 혼이 나는 자식도 있는 건데, 혹시라도 배우들이 노력한 것이 많이 보이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극 중 비리 경찰 '조정곤' 역을 맡은 주석태는 "촬영하고 나면 기본적으로 개봉 날까지 기본적으로 기다리는 기간이 있지 않나. 그런데 '더 와일드'는 코로나가 있어서 많이 길어졌다. 그러다 보니 감회가 조금 감개무량하달까, 어안이 벙벙하다. '진짜 이날이 오는구나' 싶다"라면서 "개인적으로 흥행은 두 번째다. 가장 크게 드는 생각은, 지금 한국 영화의 시장 위기로 창고에서 많이 묵혀 있는 영화가 많다. 그중 저희 영화는 어렵사리 빛을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성적은 일단 개봉하고 관객분들에게 일정 부분을 맡겨야 할 것 같다. 워낙 큰 영화들이 있기 때문에, 극장 스코어에서 1위를 하면 너무 좋겠지만, 그건 하늘에 맡겨야 할 거 같다. 다만 OTT에서 개봉하게 된다면 2~3주 1위를 하지 않을까"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장도식 역을 맡아 열연한 오대환 역시 "저도 비슷한 심경인 게, 시국이 되게 어렵기 때문에 개봉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기쁘다"라면서 "스코어는 사람의 힘으로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전작인 '악마들'도 극장 개봉에서는 실패했다면 실패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넷플릭스에서는 2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외국에서도 리메이크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그런 것처럼, 물론 많은 분들이 극장에서 저희 작품을 봐주셨으면 하지만, OTT서 개봉하게 된다면 그때 더 많이 봐주실 것 같긴 하다"라고 털어놨다.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은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우철(박성웅)이 조직의 정상을 차지하려는 야수들의 치열한 전쟁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하드보일드 범죄 액션물이다. 영화 '국제수사', '보통사람'을 연출한 김봉한 감독의 신작으로, 배우 박성웅, 오대환, 오달수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더 와일드'의 연출을 맡게 된 비하인드에 대해 "사실 시나리오를 쓸 때 시간이 없어서 한 달 만에 썼다. 시간도 없고, 예산도 한정되어 있다 보니 스케일을 거창하게 벌릴 수가 없었다. 수백 명이 나와서 조직 간의 싸움을 할 수 없어서, 서울처럼 큰 도시가 아닌 지방으로 배경을 좁혀 놓았다. 그래야 과장급 형사도 그 정도의 권력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실 대단하게 ‘이건 정말 새로운 누아르다’라는 시나리오를 쓸 능력이 저에겐 없었다. 원형적인 클리셰를 유지하면서 배신에 대한 이야기와, 송우철(박성웅 분)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느냐, 그리고 욕망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작게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감독은 각종 수위 높은 액션은 물론, 특히 극 중에서 마약에 대한 묘사가 포함되어 있어 나오는 일부의 우려 어린 시선에도 답했다. 김 감독은 "우리 영화는 마약 하면 망친다는 영화다. 여기 나오는 캐릭터들과, 인간의 본성,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 자신을 반추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더 와일드’는) 마약을 하면 (인생을) 망친다는 영화다. 또 나오는 캐릭터들로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라면서 “사실 마약을 하는 과정도 힙하게 그리는 것도 아니다. 하고 나서 멋진 결과물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많은 분이 마약, 폭력 등 (자극적인) 이야기하는데, 이런 소재는 15세 영화에서도 많이 나왔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김 감독은 "극 중 박성웅과 서지혜와의 멜로도 나오는데, 사실 사랑의 감정보다는 집중하고 싶었던 게 따로 있었다"라면서 "사실 우철이는 스스로 죄를 사함을 얻기 위해 봄이(서지혜 분)에게 잘하려 했던 거다. 우철이는 '이렇게 해야 난 용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다. 봄이 입장에서도 외로웠던 상태 아닌가. 사랑의 감정보다는, 외로웠기 때문에 기울었던 마음이다. 두 사람의 외로움 속에서 서로를 감싸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고, 멜로를 포커스해서 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이 전하는 출연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오대환은 "처음 출연 제의를 받은 건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수정하기 전 버전이었다. 당시에는 제가 주인공이라는 것 자체와 박성웅 형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하겠다'고 시작을 한 거다. 근데 시나리오를 읽고 매니저에게 전화해서 '이거 너무 이상하다. 내가 주인공인 게 아무리 좋아도, 진짜 이상해'라고 할 정도였다"라고 고백하며 "이후 김봉한 감독님이 오시면서 시나리오가 수정됐다. 그때는 정말 만세를 부르면서 주인공이 아니어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주석태는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면서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었다. 그때 저에게 '너 센거 한 번 할래? 대신에 이거 하면 다른 작품 안 들어올 수도 있다'라고 하더라. 물론 저는 감독님이 제안을 주시면 무조건이었다. 이후 시나리오를 받아 읽었는데, 그때는 '감독님이 겁 주신 만큼은 아닌 것 같은데'라고 생각해서 합류를 하게 됐다. 다만 나중에 리딩을 하고 제 모습이 직접 그림이 그려지다 보니까 '아, 정말 센 캐릭터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캐릭터를 위해 준비한 것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주석태는 "조정곤이 처음 리딩때는 사투리가 없는 캐릭터였다. 원래는 대본에 있던 대로 했었는데, 끝나고 나니 계속 허하더라. 내가 이걸로 다른 캐릭터들과 대등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보여질 수 있을까, 생각했을 때 안될 것 같았다. 입을 거칠어야 할 것 같고, 그러려면 욕을 많이 해야 됐다. 그 과정에서 제 고향이 경북 상주인데, 친구들이랑 놀때 했던 생활욕을 가져오게 됐다. 처음 보는 분들은 '저게 경상도 사투리라고?' 할 텐데, 실제로 쓰이는 언어"라고 웃었다.
반면 오대환은 '액션을 위해 벌크업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건 항상 되어 있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오대환은 "몸에 딱 붙는 옷을 입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촬영할 때도 감독님께서 '너는 옷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셨다. 아마 저에게 의상비를 가장 많이 쓰셨을 것"이라며 "사실 액션도 이번 영화에서 별로 없었다. (그나마) 있는 장면이 박성웅 형과 복싱을 하는 장면인데, 저는 굉장히 진지하게 찍었는데 관람을 한 지인들이 '없어보인다'며 웃기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박성웅, 오대환, 오달수, 주석태 등, 쟁쟁한 연기자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오대환은 '인상 깊었던 배우'에 관해 묻자, "주석태 선배님을 알고는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연기를 본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진짜 같이 너무 연기를 하더라. 저도 모르게 몰입이 됐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리고 오달수 선배님이다. 항상 재미있는 연기 톤만 보다가, 깜짝 놀랐다. '저런 카리스마가 있구나', '정말 무궁무진하시구나'라고 생각했다"라며 배우 오달수를 언급했다.
이어 "평소에는 식사도 잘 안 하신다. 막걸리만 드신다"라고 웃으며 "고민이 있으면 상담을 성심성의껏 해주시는 분이다. 저도 영화를 보고 한참 동안 힘들 때가 있었다. 그 마음이 뒤풀이 때까지 계속 남아있었는데, 선배님이 그걸 보고 마음이 아프셨나 보다. 다음날 '일어났니'로 시작하는 장문의 문자를 보내주셨는데, 몇 번을 읽어도 너무 좋더라. 코도 찡하고, 눈물이 날 뻔했다. 그 문자 하나로 마음이 녹았던 기억이 있어서, 저에게는 은인이 되셨다"라며 미담을 전하기도 했다.
덧붙여 김 감독은 "극 중 한 마담으로 나오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촬영 후 지병이 생겨서 하늘로 갔는데, 열정이 많은 친구였다. 여섯 시에 업무가 끝나도 두 시간 동안, 두 달 동안 연기 연습을 했던 친구다. 같이 영화를 봤으면 즐거웠을 텐데, 되게 좋아했을 텐데 아쉽다"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촬영 전에도 몇 번 물어봤다. ‘이 역할을 할 수 있겠나. 상처받을 수도 있고. 이런 게 너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다’ 고 했는데 마지막 작품이 되더라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생각이 참 많이 난다"라면서 고인을 추억했다.
오대환 역시 "저와 부딪히는 장면이 좀 많았고, 집도 되게 가까웠다. 이 작품을 같이 시작하면서 자주 만났고, 통화도 많이 했다. 어느 정도 열정을 가지고 있는 친구였냐면, 매일 저에게 전화했다. '대본 봤는데, 이렇게 하면 어떨 거 같아?'하는 이야기를 매일 했고, 촬영 전날에도 대본을 들고 와서 함께 합을 맞춰달라고 하기도 했다. 그때 놀란 게, 그 친구는 자기 대사는 물론, 상대방 대사까지 다 외우고 있더라. 열정이 정말 대단했던 친구"라고 추억했다.
끝으로 예비 관객을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주석태는 "시사회때 지인이 저에게 '형, 이거 진짜 돈 주고도 볼 것 같은데'라는 말을 해줬다. 그런데 이게 정말 웃프더라. 극장에 가서 만오천원을 보는게 부담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렇기 때문에 '돈 주고도 볼 것 같다',는 말은 과거로 치면 '두 세번 볼거 같다'는 말과 같아진 것"이라며 "돈과 시간을 소비할 값어치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 되고 싶다. 또한 출연하는 배우 분들이 크게 혹은 작게 모두가 약간의 변주가 있다. 항상 봐왔던 배우지만, 이 점에 집중해서 본다면 아주 색다른 모습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대환은 "야수들의 얽히고 섥혀있는, 몰입이 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하며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거기에 간만에 좋은 느아르 영화를 봤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 역시 "사실 우리 영화는 마약 영화가 아니라 종교 영화다. 두세 번 봐야 대사의 참뜻을 알 수 있다”라면서 “스피디 하고, 화끈한 영화다. 두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을 당부했다.
한편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은 오늘(15일)부터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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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 영화 '더 와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