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세창이 각종 사기와 이혼으로 받은 충격을 털어놨다.
이세창은 14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 나와 “자꾸 무언가를 기억 못 할 때가 있다. 건망증인지, 나이를 먹으면서 누구나 겪는 건지 궁금하다. 사람 얼굴 기억 못 하는 게 제일 심하다. 아리송한 게 아니라 그냥 처음 본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동대문에 의상을 사러 새벽에 갔는데 익숙한 얼굴을 만나서 인사했다. 그런데 그쪽은 서먹하게 인사하고 가더라. 다음 날 생각났다. 나한테 사기친 놈이었다. 잡으러 다녔었는데 기억이 그제야 났다. 저한테 대포차를 판 놈이라 돈도 날리고 정말 고생했는데. 반갑게 인사하고 힘내라고 하고 보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누군가를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두드러진 건 10년 전부터다. 이세창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단기 기억 상실증이 왔다. 그때 이혼할 때였다. 자고 눈을 떴는데 ‘여기 어디야?’ 이랬다. 안방에서 자고 일어났는데. 집사람이 들어오는데 우리가 부부인가? 싶더라. 장난치지 마 하길래 순간적으로 우린 부부구나 싶었다. 그런데 거실도, 내 차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병원에 가서 상담 받으니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서 뇌가 리셋됐다고 하더라. 일주일치가 싹 지워졌다. 그 후로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관계가 안 좋을수록 더 기억을 못하는 듯하다. 사람을 기억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을 상실 때문이다. 기본적인 애정이 있어야 타인에게 에너지를 투입한다. 인간에 대한 기본 애정이 상실 돼 있다면 타인과 마주한 시간을 의미 없는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세창은 “사람한테 배신당한 게 제일 컸다. 제가 데리고 있던 직원이 배신 후 똑같은 사업을 창업했다. 투자자에게 회사를 빼앗기기도 했다. 출근하러 회사에 갔는데 직원들이 못 들어가더라. 대출 받아 다시 회사를 만들었는데 뜻대로 안 됐다. 쌓이고 쌓였다. 사람이 그땐 싫었다. 그때의 충격?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배신 안 당하려면 내가 더 강해져야겠구나 싶었다. 스스로 자학을 했다. 그 사람을 욕하기 전에 내가 약하기 때문에 배신을 당한 것”이라고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오은영은 “믿었던 사람한테 크게 배신 당하고 그때 받은 상처와 아픔 때문에 타인과 관계를 맺고 에너지를 교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으면 기억이 잘 안 날 수 있다. 상대방과의 만남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 서울 기억, 절차 기억이 있다. 인간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관심이 없어진 상태다. 타인을 기억할 만한 여력이 없다. 의미 부여도 안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세창은 2013년 김지연과 이혼했던 때를 떠올리며 "이혼 직후 제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면 소파에 하루종일 그냥 앉아서 티비를 쳐다보고 있었다. 버틴 게 대견하고 자살 안 한 게 대견했다.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애도 뺏겨 봤는데 네가 간다고 내가 아플 것 같아? 이런 마음"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를 본 오은영은 "감정을 다루는 게 서툴고 스스로 및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적절히 지각하고 이해하는 게 부족하다. 타인의 마음도 지각하기 어려울 거다. 그러면 주변인으로부터 무심하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15년 전 배신과 10년 전 이혼 등 여러 아픔을 겪으면서 더욱 드러나게 된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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