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약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에 대한 증거수집 과정에서 체모 확보를 충분히 하지 못해 '감정 불가'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동시에 함께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연예인 가수 지드래곤의 입건 사유가 '진술' 뿐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을 향해 무리한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불거지고 있다.
15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14일, 이선균의 다리털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감정 불가' 결과를 받았다. 국과수는 경찰에 "(체모)중량 미달로 감정불가"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경찰은 이선균의 다리털 등을 다시 채취하는 것을 포함해 3차 소환 조사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선균은 올해 초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실장 A(20대 여성·구속)씨 자택에서 대마와 향정신성의약품 등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선 경찰 조사에서 그는 “유흥업소 실장이 나를 속이고 뭔가를 줬다”,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고의성은 부인한 것.
이에 경찰은 이선균에 대한 1차 소환조사 당시 소변을 채취해 간이시약검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모발과 다리털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간이시약검사와 모발 정밀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이번 정밀 감정 결과까지 ‘알 수 없음’으로 나온 가운데,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 측의 '무리한 수사' 지적은 지드래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 혐의가 제기된 뒤부터 자신의 무죄를 주장, 지난 6일에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자진 출석해 조사받았다. 당시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그는 정밀검사를 위한 모발, 손톱, 발톱 등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마약 혐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지드래곤은 언론에 나서며 관련 의혹에 대해 '전면부인'을 주장하고 나섰다. 지드래곤은 '마약 투약을 했느냐'는 직접적인 질문에 "하지 않았다"라고 단호히 답하며 "여실장과는 아무 관계가 아니다. 그 의사가 누군지도 모른다. (유흥업소 여실장의 주장은) 제가 설명할 길이 없다. 저는 그분의 행동이 이상한 거로 보인다. 저도 그분이 어떤 사람인지, 누군지, 뭐 하는 분인지 궁금하다. 제가 듣고 알기로는 그분이 마약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서, 그 사람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저 또한 의구심이 많이 든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드래곤의 입건 사유가 '진술' 뿐이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며 경찰을 향한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수사 착수에 물증이 없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명확한 진술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속 수사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약 범죄 수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뿐 아니라 관련자 진술, 포렌식 자료 등을 종합해 혐의 유무를 판단한다”면서 “현재까지 (마약 간이시약 검사)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무리한 수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판단"이라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올 9월 강남 소재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구속한 데 이어 이선균과 지드래곤 등을 잇달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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