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감독 "실존 인물 이름 바꾼 이유? 다큐멘터리 재현 흥미 없다" [인터뷰③]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11.15 17: 50

 (인터뷰②에 이어) 김성수(62) 감독이 실존 인물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캐릭터명과 관련, “이름을 바꾼 것은 처음부터 든 생각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성수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받았던 시나리오는 굉장히 잘썼지만 다큐멘터리 같았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제가 흥미가 덜했다. 실제 사건을 재현하는 다큐멘터리식으로 풀어내는 건 흥미가 없었다”라고 픽션을 고집한 이유를 이 같이 설명했다.
김 감독이 연출한 새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전작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의 복귀작이다.

캐릭터명을 창작한 이유에 대해 그는 “처음부터 바꾸고 싶었다. 제가 다큐멘터리를 찍는 게 아니라, 이 영화의 맥락 안에서 인물들은 자의적이다. 실존 인물들이 겪었던 상황을 취재해서 배우들과 얘기할 때도 있었지만, 이번엔 실존 인물들의 외향이나 말투를 담을 계획을 애초에 갖고 있지 않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제가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역사에 관심이 높다. 거창하게 쓰인 사료를 보면서 ‘과연 그럴까?’ 싶을 때도 있다. 당대 사람들의 돌발적인 생각, 가치관, 됨됨이가 어우러져 어떤 결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영화감독 데뷔 초반에 이 사건을 접하고 나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일들이 벌어졌었다는 걸 알고 (사실인지 거짓인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12·12사태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성수 감독은 “다른 사람보다 세밀하게 찾아보곤 했었는데 어떤 사건은 그 일에 관여된 사람들의 수준과 인성이 어우러져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12·12 사태라는 전환점은, 저는 영화로 보여준 것에 만족하는데,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 속 인간 군상의 행태가 얽히면서 어떤 기운과 움직임을 만들었다고 본다. 그게 역사의 소용돌이 같다”고 표현했다.
‘서울의 봄’의 극장 개봉은 오는 11월 22일.
/ purplish@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