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장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톱 10 안에 든 작품은 ‘범죄도시3’,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3편이다. 지난해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던 한국영화가 ‘범죄도시2’, ‘한산: 용의 출현’, ‘공조2: 인터내셔날’, ‘헌트’, ‘올빼미’,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등 6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딱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연말 극장가를 기대케하는 작품들이 있다.
OTT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포맷의 시리즈, 영화가 나오면서 극장 개봉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분산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넷플릭스, 디즈니+, 웨이브, 쿠팡플레이, 티빙 등 OTT가 대중화했고 관객들의 취향이 세분화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작품 선택에 훨씬 더 신중을 기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티켓값을 따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갖췄다면, 극장 흥행은 보장된다. 그렇기 때문에 극장은 위기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극장에서 볼 만한 영화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흥행 기세가 상당 기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진행된 언론 시사회 이후 호평이 터진 두 편의 한국영화 ‘서울의 봄’, ‘싱글 인 서울’이 관객들의 선택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의 봄’은 47.6%, ‘싱글 인 서울’은 10.4%의 예매율을 각각 기록하며 전체 1~2위를 차지했다.
어제(19일)까지 일별 박스오피스 순위 1위~4위를 외화가 점령한 상황에서 한국영화에 예비 관객들의 관심이 쏠려있다는 점에서 부활 신호탄이 될 만하다.
두 작품 모두 제목에 ‘서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장르는 각양각색이다.
이달 22일 개봉하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담은 정치 누아르.
반면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디씨지플러스·명필름)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를 표방한다. 11월 29일 개봉한다.
두 작품이 주제, 소재, 출연배우, 감독 등 모든 요소를 갖췄음에도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예매율 수치를 통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개봉 후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이후 흥행 스코어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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