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에도 상대와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을까. 아무리 마무리가 좋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한들, 헤어진 전 연인이나 전 부부의 사이에는 넘지 못할 강이 흐르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직업 특성상 만남과 이별의 과정이 대중들에게 알려져있는 '연예인 커플'의 경우 더욱 이별 후에는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어색하고 불편해질수 밖에 없다. 때문에 방송과 같은 공개적인 곳에서 자연히 상대의 이름이 언급해선 안되는 '볼드모트' 취급을 받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꺼내더라도 떨떠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언급을 꺼리지 않고, 나아가 공개적으로도 '좋은 친구'로서의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중들은 '할리우드 급'이라고 놀라면서도 당당히 금기를 깬 이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최근 개그맨 신동엽은 전 연인 이소라가 진행하는 웹예능 '슈퍼마켙 소라'에 첫 게스트로 출연했다. 결별 후 23년만에 이루어지는 두 사람의 재회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더군다나 신동엽은 선혜윤 PD와 결혼해 가정을 꾸린 상황. 하지만 우려와 기대 속에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함과 긴장감이 감도는 것도 잠시, 금세 편하게 술잔을 기울이며 추억을 나눴다. 신동엽은 "내가 여기 나간다고 하니까 사람들은 '와이프가 괜찮대?', '진짜 대인배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 그게 아니라 와이프는 진짜 완전 너(이소라)의 골수팬"이라고 아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두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신동엽은 "저 사람이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남자로 태어났으면 평생 너무 친하게 지낼 형, 따를 수 있는 형이라고 참 괜찮다고 막 그런 얘기를 많이 했었다"며 "내 인생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는 게 너를 만났을 때다. 그건 지우고 싶어 한다고 지워질 수 가 있는 게 아니다. 그때 순간 순간들은 되게 나한테 소중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과거 대마초 사건 당시 이소라가 연루됐던 루머를 해명하는가 하면, 이소라는 "앞으로 계속 보는 게 괜찮냐"며 "와이프도 같이 보자"고 제안했다. 이에 신동엽은 "나중에 우리 와이프를 여기 불러달라.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받아쳐 기대를 모았다.
이에 앞서 이혜영은 최근 여러 방송을 통해 전 남편 이상민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은 1995년부터 연애를 시작해 2004년 결혼했지만 이듬해 이혼했다. 이혼 당시 이상민은 사업 실패 등으로 막대한 빚을 졌고 이혜영 역시 다수의 소송을 걸고 법적 다툼을 벌였던 바. 이후 2011년 1살 연상의 사업가와 재혼후 새출발한 이혜영은 지난 9월 '밉지않은 관종언니' 채널에서 "이상민 너 왜이렇게 결혼도 못하고 어? 내가 가슴이 아파. 방송국에서 마주치고 그러면 되게 좋을텐데 행복한 가정을 좀 꾸렸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영상편지를 보냈다.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먼저 손을 내민 이혜영의 행보에 "대인배"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후로도 이혜영은 자신이 진행하는 '꽃밭병동'에 김희철이 게스트로 출연하자 "(이상민에게) 답장 기대한다고 전해달라"고 말하는가 하면, "'아는형님'에 나가고 싶다. (이상민) 있어도 나갈수 있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불편해할까봐. 공석 생기면 꼭 불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짠한형'에서는 "과거를 건너뛰려고 많이 애를 써봤다. '돌싱포맨'이나 '미우새'나 '아는형님'이나 제 얘기 갖고 많이 놀는데, 처음엔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정도까지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가 전화까지 했었는데 그걸 너무 지우려고 한다면 내 인생에 이만큼이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더라. 그래서 그냥 받아들이자. 저 인간들 이길수 없으니 받아들이자라고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니까 지금은 마음도 편하다"고 털어놨다.
배우 이동건과 조윤희는 이혼 후에도 자녀를 공동 육아하며 변함없이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KBS2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인연을 맺고 연인으로 발전, 혼인신고를 먼저 하며 법적 부부가 됐다. 2017년 9월 뒤늦은 결혼식을 올리고 같은해 12월 첫 딸을 품에 안았지만, 2020년 합의 이혼한 사실이 전해졌다. 딸의 양육권은 조윤희가 가져갔지만, 그는 JTBC '용감한 솔로 육아 - 내가 키운다'에서 "딸이 아빠와 따로 살고는 있지만 아빠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아이와 아빠랑 만나는거 완전 찬성이다.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만나지만 더 원하면 언제든지. 여행가고 싶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다녀오라고 할 것"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또 그는 딸과 함께 이동건을 위한 생일 케이크를 만드는 모습을 공개하는가 하면, "케이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 아빠 나름대로 로아에게 처음 받은 생일 축하라서 가슴에 남고 평생 기억될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동건 역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저는 제 집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가 이혼을 했다. 그래서 혼자 남았을 때 허한 마음이 심했다. 아이가 눈에 아른거리기도 했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딸과 함께 보내는 일상을 공개해 뭉클함을 안기기도 했다.
'아이돌 대표 커플' 던과 현아 역시 결별 후 서로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던과 현아는 2016년부터 연애를 시작, 2018년 공개연애를 선언했다. 이후 같은 소속사로 이적해 듀엣활동까지 펼친 두 사람은 2022년 2월, 반지 사진과 함께 "MARRY ME?", "당연히 예스지"라고 공개 프로포즈를 주고받아 결혼에 임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9개월 뒤인 11월, 돌연 결별을 발표했다. 이후 여러차례 재결합설이 불거졌지만 두 사람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결별 후 던은 '본인등판' 콘텐츠에서 "이 세상에서 서로를 제일 잘 이해하기때문에 어떤 선택을 하든 서로 응원한다. 지금도 그렇고 이때는 그 친구의 선택을 존중했고 응원했다"며 "현아와 헤어지건 어떤 사이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현아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어서 서로 다른 길에서 다른 사람과 있더라도 아마 나는 현아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고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현아 역시 'Yes or Hot(예스오아핫)'에 출연해 "만약에 '환승연애3'에서 연락 오면 출연할 의사 있냐"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했다. 또 "공개연애하고 후회한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라고 답하기도.
두 사람은 이별 후에도 소셜 계정에서 서로의 흔적을 지우지 않았고, 현아는 던의 신곡 발매 직후 "노래 좋다"며 아낌없이 응원하기도 했다. 던은 "현아와 저를 이런 관계적인 걸로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지금 만나든 안 만나든 서로 제일 사랑하고 제일 잘 이해하고 잘 알고 서로의 편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변함없는 끈끈함을 전했다. 커플이나 부부가 아닌, 친구라는 자유로운 틀 안에서 인연을 이어나갈 이들의 행보에 응원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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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