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이하드(Die Hard)'는 과연 크리스마스 영화일까?
'다이 하드'는 1988년 여름에 극장에서 개봉되었지만, 영화의 줄거리(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한 미국 뉴욕 경찰 탐정이 로스앤젤레스 고층빌딩을 점거한 테러리스트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났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크리스마스용 대표 영화로 '다이 하드'를 꼽는다. TMZ에 따르면, 영화사학자 겸 작가인 제러미 아놀든은 최근 발간한 책 '영화 속 크리스마스'라는 책에서 최고의 할리우드 크리스마스 영화로 '다이하드'를 선정한 바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이하드'가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저 이 영화의 배경이 크리스마스일 뿐이지 크리스마스가 극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영화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영화역사가인 레너드 마틴 등이 이 같이 생각한다. 마틴은 '다이 하드'를 두고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제작진이 설계한) 영리한 스릴러 영화"라고 표현하기도. 사실 이 같은 논쟁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영화팬들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피플 역시 2023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24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주제를 다루기도.
'다이 하드'의 연출을 맡은 존 맥티어난 감독 생각은 어떨까. 그는 '다이 하드'를 크리스마스 영화로 분류하는 팬과 비평가의 의견에 동의한다. 그는 2020년 미국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에 "우리는 이 영화를 크리스마스 영화로 만들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로부터 오는 기쁨이 이 영화를 크리스마스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하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주연 배우 브루스 윌리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2018년 '로스트 오브 브루스 윌리스'에서 영화 개봉 후 30년 만에 마침내 '다이 하드'의 이 같은 토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자 잘 들어보세요. '다이 하드'는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다! 브루스 윌리스 영화야"라고 재치있게(?) 크리스마스 영화라기 보다는 자신의 영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가하면 '다이하드'의 출연 배우 피터 빌링슬리는 피플에 "난 얀 드봉('다이하드' 촬영 감독)이 '다이 하드'는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믿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는 '그냥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이 크리스마스 영화인 이유를 설득해봐도 될까요?'라고 그에게 말했다. '나는 당신이 그걸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1988년부터 아주 오랫동안 이 영화아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좋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이 영화가 크리스마스 영화라 생각한다고 마음을 바꿨다"라고 한 일화를 들려주기도 했다.
더불어 "주인공 존 맥클레인과 그의 소원한 아내는 결국 서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운다. 희망이 있고 기쁨이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 아침을 보낼 것"이라며 “크리스마스 노래도 있고 눈이 내리는 노래도 있다. 내 생각에는 이 영화가 크리스마스 영화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다이 하드'의 시나리오를 쓴 각본가 스티븐 E. 드 수자 "'다이하드'는 분명한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강조하며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라는 기준은 무엇인가?"라고 반문, 크리스마스 영화가 아니라는 의견들에 불쾌한 기색도 내비쳤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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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