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최동훈 감독이 2부를 끝으로 영화를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외계+인’ 2부를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외계+인’(감독 최동훈, 제공배급 CJ ENM, 제작 케이퍼필름) 2부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날 최동훈 감독은 약 3년간의 여정을 마친 소감에 대해 “되게 신기하다. 끝나고 인터뷰하는 시간이 왔다는 신기함이 있다”며 “ 끝난지 얼마 안됐다. 한달도 안됐다. 전 150번을 봤으니까 아직도 일하고 있는 기분이고, 실감이 안나긴 한다. 관객들이 보신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2부가 공개된 것이 쌀을 수확한 농부같은 마음이 든다면서도, 1부 흠행 실패에 대해 “다 제 잘못이다. 1부는 매혹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신경썼다면, 2부는 모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몰입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52번의 편집본을 만들면서도 “편집을 하고 집에 와서 좀 쉬다가 불을 끄고 처음 본 사람처럼 영화를 본다. 내용이 의아하거나 중복되거나 비어있으면 수정을 하러 간다. 뇌를 속여서 나는 감독이 아니라 관객이야 이런 생각을 갖고 영화를 보면서 관객의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2004년 영화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이후 ‘타짜’, ‘전우치’, ‘도둑들’, ‘암살’까지 쭉 흥행에 성공한 최동훈 감독은 ‘외계+인’ 1부로 처음으로 쓴맛을 봤다. 최 감독은 당시 심경에 대해 “일단 집 밖에 나가지 말자”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이게 영화가 흥행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게 영화 감독의 운명이라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흥행 성공한 영화도 지금 다시보면 다시찍고 싶은데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완벽하거나 마냥 좋았다고 할수도 없다”며 “‘외계+인’ 1부는 흥행도 안됐고, 호불호도 갈린다고 하고, 그래서 ‘과연 2부를 할 힘이 있겠지?’하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잘되리라 보장이 없는 상황처럼 느껴지니까. 되게 신기하게 후반 작업하면서 수정하다 보니 내가 영화를 만드는건 재밌고 좋아서라는 걸 깨닫게 되더라. 도 닦는 것처럼 2부가 저 자신을 구원해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최동훈 감독은 꾸준히 새롭게 시도하는 점에 대해 “제가 ‘도둑들’을 하고 ‘암살’을 한 것도, 새롭고 안하는 걸 하고 싶었다. ‘암살’이 끝난 다음에도 좀 완전 다른 걸 하고 싶어서, ‘암살2’를 주위에서는 많이 이야기했다. 근데 시즌2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외계+인’은 이런 스토리도 써보고 싶고 제일 어려운게 SF와 판타지를 같이 붙이는 거다. 어렵긴한데 한국적인 SF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저는 지금까지도 '외계+인’은 제 머릿속에서 너무너무 재밌는 얘기다. 좋은 영화는 그때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좀 낯선 감이 없어지기도 하고, 개봉하고 이럴 때보다 다른 호기심으로 접근하기도 해서, 10년 뒤에 봐도 유치하지 않고 '저 때 좋은 시도였군’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은 OTT 도전 역시 긍정적이라며 “저는 뭐든지 할 수 있다. 가끔 저한테 영화인들이 ‘남의 시나리오는 안하지?’하는데 저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당연히 한다. 라디오 드라마도 할 수 있다. 한국 영화의 문제는 배급력이 약한데, OTT는 정말 산골 구석구석도 간다. 그래서 페루에서도 손하트를 하더라. 그 어떤 위대한 힘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최동훈 감독은 아직 1부조차 시도하지 않은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1부를 안보신 분들을 위해서 써머리를 6개월 동안 만들었다. 1부를 보지 않으셔도 재밌게 볼 수 있을거다. 그런 점까지 생각하면서 편집을 한 건 사실이다. ‘외계+인’ 2부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어떤 반응을 기대하냐는 말에는 “저 사람 열심히 하긴 했네 그런 반응이면 되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한편, 영화 ‘외계+인’ 2부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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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