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이 벼랑끝에 내몰린 제자를 사랑으로 졸업시킨 선생님의 감동적인 사례를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소개했다.
주인공은 광주광역시에있는 용봉중학교 김유미 선생님, 일 년 전 신변을 비관하며 힘들어하는 2학년 여학생의 딱한 사연을 알게 됐다.
말도없고 어두운 얼굴, 항상 혼자인 제자의 닫힌 마음을 열기위해 선생님은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부모도 만나고, 신경정신과에 데려가 진료도 받도록 했지만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면 상담실에서 서럽게 울고 고등학교진학도 포기해야할 만큼 더 심각해졌다.
바로 그때 선생님에게 뜻밖의 강연 포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광주 산수도서관에서 열린 구수환 감독의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다.
김유미 선생님은 이태석 신부의 감동적인 삶으로 제자의 절박한 마음을 움직여 보겠다며, 이태석재단 정경미 광주 지부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태석 재단은 그녀를 돕기위해 영화 '부활'도 보여주고 책 ‘우리는 이태석입니다’를 선물했다. 마지막으로 구감독이 학교를 찾아가 강연을 했다.
놀랍게도 변화가 보였다. 마음에 숨겨두었던 아픔을 털어놓기 시작한 것이. 김유미 선생님과 정경미 지부장은 사비로 필요한것을 구입해주고 부모의 역할을 해줬다. 지난 여름 이태석리더십스쿨에 초대해 스웨덴5선의원 올레토럴의원과 만남의 자리도 마련했다. 열다섯 소녀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8일 광주 용봉중학교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열렸다. 서럽게 울던 여학생이 졸업을 한 것이다. 더 반가운 소식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는 것.
구수환 감독은 졸업식장을 찾아가 특별한 졸업선물을 전달했다. 고등학교 졸업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해당 학생은 "지금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이태석 신부님을 만나 큰 영감을 얻었고 앞으로는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희망으로 바꾸겠다"라는 약속을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모님 선생님 모두가 울었다. 슬픔이 아니라 희망의 눈물이었다.
구수환 감독은 "컴컴한 터널에 갖혀있던 아이에게 웃음을 찾아준 것은 진심을 담은 사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유미 선생님, 정경미지부장, 선영옥 용봉중 교장에게 또 다른 이태석 신부를 보는것 같다"라며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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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태석 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