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 ‘선산’이 온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과 함께 민홍남 감독,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오는 19일 공개된다.
넷플릭스 ‘선산’은 전세계에 K-좀비 열풍을 일으킨 영화 ‘부산행’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영화 ‘정이’까지 글로벌한 소재에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연상호 감독이 기획과 각본에 참여하고, 연상호 감독과 ‘부산행’, ‘염력’, ‘반도’까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췄던 민홍남 감독이 첫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까지 베테랑 연기자들이 독보적인 캐릭터를 맡으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일으킨다.
이날 김현주는 ‘선산’에 대해 “존재 자체를 잊고 있었던 작은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게되고, 그가 남긴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그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고, 그 비밀을 쫓는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민홍남 감독은 “인간의 근간이 되고, 모두가 곁에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가족에 수많은 가치관이 있는데, 그 다층적인 개념이 이 작품에서 어떻게 주효하게 작용하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가장 한국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쉽지만은 않았지만 배우들, 스태프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선산’은 ‘부산행’ 이전부터 기획된 작품이라고. 연상호 감독은 “얼마전에 보니까 제가 2014년에 부산국제영화제 APAN 마켓에 선산이라는 작품으로 거길 갔더라. 햇수로 10년가 됐는데, 저랑 민홍남 감독과 다른 작품을 하면서도 ‘선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민 감독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어떻게 보면 10년 전에는 제가 한국인의 정서에서 나오는 어떤 스릴러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맥락 안에서 나온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연 감독은 “과거의 이야기 쓸때와 달랐던 건 명확한 목적지를 두지 않고, 민홍남 감독과 황은영 작가와 이야기하면서 큰 조류에 몸을 맡기는 느낌으로 이야기 작업을 했다. 그 결과물에 대해서 분명한 주제를 갖고 있었지만,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 만들어간다기보다 거대한 조류에 휩쓸린다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집에 선산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 집안엔 선산이 없다. 어릴 때부터 선산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한국적인 개념이고 가족이 얽힌 괴담과 어울려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출연 제안을 받고 결심한 계기에 대해 김현주는 “대본을 받고나서 매회 추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모두 저마다의 가정사를 갖고 살고 있는데, 이 인물들 모두 그런 사연이 있다. 그런 것들이 현실과 맞닿아 있고, 기묘한 소재가 조합되면서 내는 분위기에 기대와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희순은 “미스터리 스릴러에 오컬트 소재가 가미돼서 마지막에는 처절하고 절절한 가족애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아는 맛인데 비밀 특제 소스를 넣어서 독특한 맛을 내는 음식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그는 “무엇보다 연니버스에 관심이 많았는데 거기에 탑승할 수 있게 돼서 기뻤다. 거기에 ‘트롤리’를 같이 하고 있는 와중에 김현주 씨 차기작인 ‘선산’ 출연 제안을 받게 돼서, 김현주 씨의 스케줄에 맞춰서 1+1 옵션 전략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의심을 하면서 작품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재밌게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병은은 “미스터리 스릴러물을 처음 접할 때, 첫 부부에서 되게 차갑고 좀 냉소적이고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걸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떤 건 더이상 읽기 싫은 글도 있다. 기분이 나쁠 거 같은데라는 기분이 드는 작품도 있는데, ‘선산’은 끝으로 갈수록 기분 좋은 호기심? 궁금증? 욕망이 대본에 있었다”면서 “개인적으로 들어온 캐릭터도 감정의 증폭이 큰 역할이라서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런 매력을 느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독특한 비주얼로 이목을 사로잡은 류경수는 “처음에 짜임새 있고, 흥미로운 소재였다. 캐릭터로서 제가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 굉장히 어려운데 해내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연 감독님이랑 같이 하는 프로덕션은 화목하다. 정이를 막 찍고 있을 때였는데, 김현주 선배와 한번 더 붙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재밌겠다는 생각에 하게 됐다. 안할 이유가 1도 없었다”고 말했다.
김현주는 자신이 맡은 윤서하 역에 대해 “알지 못했던,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작은 아버지의 사망과 함께 유일한 상속자라는 소식도 듣게 된다. 아마 윤서하는 그 전에는 삶의 막다른 길에 있던 인물인데 어쩌면 작은 아버지의 사망 소식과 함께 들려온 유일한 상속자라는 소식이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거기에 배다른 남동생이라고 남자가 등장하면서 공동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온다. 그 남자의 등장과 함께 제 주변인물이 불행한 일을 겪으면서 저도 욕망을 쫓고 비밀을 쫓는 역할이다”고 전했다.
박희순이 맡은 최성준은 과거와 현재, 아내가 죽기 전과 후가 달라지는 인물. 박희순은 “최성준의 삶에 있어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가 중요하고, 일이 일어나기 전과 후가 중요하다. 이 작품에서는 형사 일을 할때와 하지않을 때가 중요했다. 형사 일을 할때는 예리하고 의욕이 넘치는 스타일이라면, 일상에서 본인의 마음은 참담하고 우울한 형사였던 것 같다. 그런 것이 더 컸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선배가 갖고 계신 이미지가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시청자에 친숙하게 다가가야하는 무거운 캐릭터인데, 그걸 선배님이 잘 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박희순은 영화 ‘세븐데이즈’ 출연 이후 꾸준히 형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작품과 이전의 형사 역이 다른 점에 대해 그는 “기존의 형사들과 다른 점은 가족서사가 있다는 것” “기존 형사들도 사건을 향해 쫓아가는, 성실한 모습은 비슷한데. 이 최성준이라는 친구는 자기 일을 하다보니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의 관점에서 헤아릴 수 있는 수사 방식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병은이 맡은 박상민 역은 최성준과 예전부터 호형호제 같은 관계였다고. 박병은은 “큰 사건으로 둘 사이가 멀어지고, 지금은 성준보다 상사인 반장이지만 저보다 한발 더 빠르게 사건을 해결하는 성준에 무기력감, 질투심이 섞였지만 가장 큰 건 좋아하는 마음이다”라고 소개했다.
박병은은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성준이 형을 예전 처럼 만날 수 있을까. 그게 제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질투가 나고, 화가 나고, 죽이고 싶고 그런 감정이 있었을 수 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좋았던 예전 관계가 틀어진 거에 대한 것, 나는 윗사람이 돼서 시키는 인물이고, 그런 여러가 점을 표현하는데 힘든 것도 많았고 그 감정이 과한 게 아닌가 에 대해 많이 상의를 해서 살릴 부분은 살리고 누를 부분은 눌렀다. 둘이 액션이 아닌 대사와 감정의 신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박희순과 박병은은 절친한 친분이 있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박병은은 이야기가 나오자 “제가 희순이 형 처음 참돔을 잡게 해줬다. 둘이 충남 서천에 민박집을 잡고 같이 여행을 했다”며 “자료조사 겸 정말로 너무 신기한게 형이 낚시대를 넣자마자 잡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회상했다.이에 박희순은 “제가 낚시대를 넣자마자 월척을 낚았다”고 했고, 박병은은 “형이 ‘야, 이렇게 하는 거 많냐. 넣어? 야 나 잡은 거 같은데’ 그러면서 참돔 3마리를 잡았다. 난 한마리를 잡았는데”라고 전했다.
류경수는 자신이 맡은 김영호 역에 대해 “역할 자체가 서스펜스다”라고 언급했다. 류경수는이 역할을 위해 늑대, 들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연구를 했다고. 박경림의 설명에 류경수는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놀라면서도 “캐릭터를 맡았을 때 표현해야하는 지점에서 쉽고 안정적인 선택을 하냐. 조금 어려운 결정을 하냐 결정의 기로에 놓여있었다.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라 어려운 방식을 택했는데, 고민을 하다가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면이 있어서 야생성이 있는 야생동물들, 무리에서 이탈하고 하지만 천적을 만나면 두려워하는 그런 지점을 참고해서 연기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현주는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곁에 있는 가족은 글로벌 적으로도 공통적인 부분이고 거기에 토속적인 분위기를 가져와서 굉장히 신선하면서 재밌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관전포인트를 전했다.
/cykim@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