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신현빈이 ‘사랑한다고 말해줘’ 속 ‘아 답답해’ 장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신현빈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일본 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각본 키타카와 에리코·제작 TBS 텔레비전)를 원작으로, 손으로 말하는 화가 차진우(정우성 분)와 마음으로 듣는 배우 정모은(신현빈 분)의 소리 없는 사랑을 다룬 클래식 멜로 드라마다.
작중 청각장애를 가진 차진우와 무명 배우 정모은은 운명 같은 만남으로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된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앞두고 이별을 맞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나란히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정모은이 넋두리하듯 “아 답답해”라는 말을 뱉고, 때마침 말을 걸기 위해 음성인식 어플을 켰던 차진우가 고스란히 그 말을 텍스트로 전달받게 된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신현빈은 “받아들이시는 분들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사실 ‘답답하다’고 말하는 건 잠꼬대 비슷한 혼잣말이고, 모은의 입장에선 진우가 들을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거다. 진우가 그 말을 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시청자보다도) 모은이가 더 상처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도가 없었고, 그 ‘답답하다’는 게 뭐가 답답한 건지 모르지 않나. 모두가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 보니 모은이가 진우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깨어있는 상황에서 하는 말도 아니고, 서로가 잠들어있다고 생각했다. 모은이도 어느 정도 잠든 것처럼 비춰진 상황에서 일종의 ‘배고프다’ 같은 느낌의 대사였을 거다. 그런데 그 전의 상황이 있다 보니 진우에게 크게 다가왔을 거고, 모은이를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건 자신과 헤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모은이도 답답함을 숨겼지만 다 숨겨지지 않았던걸 느꼈을 거고, 이 사람이 나를 생각해서 그러는 걸 아니까 잡을 수 없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그런 게 현실적이라 느꼈다. 시청자들은 ‘어떻게 저래?’ 하고 상처받을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이 모두를 매 순간 이해할 수 있겠냐는 생각도 들었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그런 순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진우가 서경(김지현 분)을 집에 들이는 장면에 대해서도 원성과 미움이 있었지 않나. 그런데 진우의 입장에서는 감정이 없으니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확하게 얘기하지 않은 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모든 게 잘 해결되기만 하면 그거야말로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도 그렇지 못하지 않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두 사람의 이별에 서경이의 존재가 큰 영향을 미쳤을지에 대해 묻자 신현빈은 “없진 않았지만, 결국 헤어지는건 주변 문제 때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진우 입장에서는 자신이 듣지 못하는게 문제라고 생각하고, 모은의 입장에서는 수어를 못해서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소통이 원활하게 됐어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성격에서 오는 문제들이다. 서로를 배려해서 말하지 않는 것들이 쌓이고 그걸로 힘들어지는 상황은 두 사람이 같은 언어를 사용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지난 16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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