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백일섭 딸이 부모의 졸혼 후 아빠와 7년간 절연하고 지내고 이유를 털어놓았다.
지난 24일 방송된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에서 백일섭의 딸이 출연해 아빠에 대한 속마음을 최초로 고백했다.
백일섭은 “‘아빠하고 나하고’ 출연 이후 잠을 잘 못 잔다. 잊고 있던 기억들이 되살아나고, 딸하고의 관계에 있어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 생각이 많다. 다음날 일이 없으면 밤을 꼬박 새운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그동안 섭섭했던 감정, 서운했던 것들 다 풀어내고 그냥 평범한 아빠와 딸로 돌아가도록 노력하고 싶다”라며 딸과의 관계 개선을 향한 바람을 고백했다.
‘아빠하고 나하고’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마음은 좋은 아빠가 되려고 했는데 여러가지 주변 환경, 집안 환경이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내와의 관계때문에 트러블이 잦았고 술 마시고 들어가면 소리지르는 것밖에 더하냐. 서로 의견이 안맞고. 애들이 어렸을 때 그런걸 보여줘서 아버지한테 나쁜 감정, 감정보다는 섭섭했던게 아직도 남아있던 것 같다. 난 열심히 했는데, 나는 한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우리 딸 한테는 나쁜 아빠인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딸의 남편은 “졸혼이라는 거에 대해서 ‘아빠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마음 아파했다. 그런데 연락을 끊고 산 기간이 1년 2년 3년 길어질 줄 몰랐는데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2021년도에 아버님한테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이에 백일섭과 딸은 사위 덕에 7년 만에 재회했다. 딸 남편은 “와이프는 오랫동안 앙금이 쌓여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문이 딱 절반만 열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백일섭 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졸혼 당시 심경에 대해 “차라리 이혼을 하지 졸혼이라는 걸 해서 TV에 나오고 부부간의 사이가 안 좋아서 헤어지게 되면 합의 하에 헤어지고 정리를 하고 이런 순서여야 할 것 같은데 막 싸우다가 짐 싸서 나가고 그 다음부터 ‘나는 졸혼이야’ 공표를 하는 게 일반적인 건 아니지 않냐. 오해를 푸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 편을 들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맞다. ‘아빠를 안 보겠다’고 한 건 내 입장에서는 오롯이 엄마 편을 들어드리고 싶었다. 아빠가 서운한 게 맞다”고 했다.
이후 백일섭 딸과 사위가 얘기를 나눴는데 사위는 백일섭이 아내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딸은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변화인 듯”이라고 했다. 인터뷰에서 딸은 “다시 마주하기도 너무 어색하고 둘째 아들이 어느 순간 초등학생이 되니까 할아버지를 궁금해 하더라. ‘왜 할아버지가 있는데 안 만나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더라. 할아버지랑 별로 안 친해서라고 얘기하니까 효자가 아니라고 했다.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에 남편이 아빠랑 연락해서 어물쩍 나간 거다”고 전했다.
딸은 “지금도 마음이 어지럽다. 내 기억 속에 아빠랑 대화했을 때 긍정적으로 대화가 이어진 기억이 없고 엄마 얘기나 옛날 얘기가 나오면 술 드실 때 그랬던 것처럼 발끈하고 워낙 성격이 다혈질이니까 둘이 조용하게 대화를 한다면 내가 조마조마하다. 아빠가 옛날 처럼 화를 낼까봐 걱정도 된다”고 했다.
딸 인터뷰 “내 기억에는 술 드시고 오면 기분이 좋을 때도 있지만 옛날 분들처럼 갑자기 밥상을 엎고 그런 기억이 늘 있고 그런 순간들이 많았어서 긴장하면서 살았던 기억이 많다. 엄마 사시는 주택에 살 때 산속 주택이라 차 올라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빠 차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뛰었다. 나는 자는 척 한 적도 있다. 안 내려가고 불 끄고 자는 척 하기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나는 누구의 딸이라고 불리는 게 너무 불편하고 어색하고 사람들이 항상 꼬리표처럼 아빠 너무 푸근하고 집에서도 재밌으시지?’라고 물으면 무서운 기억이 있어서 항상 감춰야 했던 시간이 있다”고 했다.
딸은 “아이들은 자기한테 직접적으로 한 게 아니어서 부모가 행복하지 않은 모습이 공포인 거다. 나도 너무 엄마한테 과몰입되서 자란 거다. 엄마, 아빠가 싸우는 모습을 보니까 아빠는 화내는 모습이 많았고 엄마는 울었고 나는 엄마 옆에서 토닥여줬다. 그래서 지금 생각 해보면 아빠랑 7년간 안 보면서 괴로운 게 그거였다. 아빠를 향한 미움의 근원이 뭐냐. 나고 그거 때문에 진짜 괴로웠다. 상담도 다니고 성당도 다니고 하면서 미움의 근원이 무엇인지 찾는 과정이 나름 되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상담했을 때 상담가가 얘기한 게 부모와 나를 분리해야 된다고 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아도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라는 걸 깨닫는데 10년이 걸렸다. 어떻게 보면 40년이 걸렸다”이라며 “아빠가 집에 나가고 나서 약간의 평화를 얻었다.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그 평화로움을 깨고 싶지 않았다. 아빠와 절연하고 사실 죄책감이 진짜 심했다. 자식된 도리는 아니니까 그걸 외면하면서 지내는 게 힘들었다. 아직까지도 아빠가 엄마를 비난하는 모습이 슬프다. 예전부터 워낙 두 분 사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사실 두 분이 헤어진 건 타격이 전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하나다. 졸혼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다 지난 일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kangsj@osen.co.kr
[사진] TV CHOSUN ‘아빠하고 나하고’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