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수비의 신’. 베테랑 공수겸장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36)이 놀라운 투지로 팀의 1위 탈환을 이끌었다.
23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경기. 역대급 우승 경쟁을 벌이는 대한항공은 안방에서 삼성화재를 맞아 매 세트 접전을 벌였다.
1세트를 내준 뒤 2세트를 듀스 끝에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대한항공. 3세트에서 기세를 올려 25-20 스코어로 마무리 지으며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한 의지를 보였다.
승부처 4세트에서 대한항공은 새 외국인선수 무라드의 몰아치기로 리드를 잡았다. 삼성화재는 요스바니가 분투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상황. 곽승석이 몸을 던지는 허슬플레이로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며 경기를 가져왔다.
상황은 이랬다. 14-9로 대한항공의 리드 때 삼성화재 요스바니의 강서브가 엔드라인을 향해 날카롭게 휘어 들어왔다. 정지석이 리시브를 시도했지만 볼은 손을 맞고 벤치 쪽으로 날아갔다.
이 공을 두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곽승석. 공을 쫓는 곽승석을 보고 대한항공 스태프들은 이동식 벤치를 치우며 충돌을 방지했고 곽승석은 그 벤치를 넘어 중계방송사 테이블 밑까지 몸을 던져가며 리시브를 시도했다.
벤치를 밟고 몸을 던지다 충돌한 곽승석. 스태프들과 동료들, 그리고 홈 팬들은 그가 큰 부상을 당하지 않기만을 바랐다. 모두의 걱정 속 스태프들과 대화를 나누며 몸을 추스린 곽승석은 곧 툭툭 털고 일어나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그를 지켜본 팬들과 웜업존의 동료들은 곽승석의 투지와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그의 코트 복귀를 반겼다.
언제 다쳤냐는 듯 경기를 재개한 곽승석. 15-10 스코어에서 무라드가 올려준 볼을 강한 직선공격으로 마무리했다. 코트에 쓰러지며 두 주먹을 불끈 쥔 곽승석. 기분 좋게 작전타임으로 향하며 팬들과 동료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큰 문제는 없습니다” 라며 팬들을 안심시킨 곽승석. 그는 이날 경기에서 9득점(공격성공률 69.23%)에 헌신적인 수비로 대한항공 승리에 이바지했다.
V리그에서 손에 꼽는 수비력과 공격력을 보유한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 곽승석의 헌신이 대한항공 날개가 되어 최초 V리그 4시즌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