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유해진(54)이 고영근 캐릭터와 관련, “제가 최민식 선배와 이야기를 나눈 건 ‘영근도 굳이 묘지를 건드려야 하나?’라는 것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해진은 26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맡은 장의사 영근은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진행자 같은 느낌이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서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대신 물어본다”라며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유해진이 출연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쇼박스·㈜파인타운 프로덕션, 공동제작 ㈜엠씨엠씨)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에 이은 장재현 감독의 세 번째 오컬트물이다.
유해진은 대통령의 염을 할 정도로 국내에서 유명한 장의사 고영근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어 유해진은 “저는 한 발짝 떨어진 인물이다. 장재현 감독님과 진행자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 최민식 선배나 김고은, 이도현이 맡은 캐릭터들에 비해서는 일반적인 인물”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유해진은 “어느 작품이든지 어떤 캐릭터가 돋보이기 위해서는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이번에 저는 딱 받쳐주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해 만족한다. 저까지 날고 기었으면 아마 이야기가 이상해졌을 거 같다. 저는 이 작품에서 그냥 진행자였다”라며 “누가 ‘이런 거 이상하지 않아?’라고 의문을 제기하면 대신 물어봐주고 뒤에서 돕는 조력자다. 다른 작품에서 제가 튀어야 한다면 그때 가서 튀는 연기를 하겠다.(웃음) 이번 작품에서 제 포지션이 좋았다. 히딩크, 메시, 손흥민이 있어서 제가 마음의 부담감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유해진은 과거 연극 무대에 섰던 경험이 이번 영화 속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연극에서 썼던 추임새를 이번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나 자신을 보면서 '아 그때 시간을 마냥 흘려보냈던 건 아니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 무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가 했던 연극에서도 누군가를 달래주는 순간이 있었다. 이번 영화와 통하는 게 많았던 거 같다. 누군가를 달래주는 게, 치료해 준다는 게 연극하는 작업과 비슷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관객 입소문에 힘입어 3일 만에 100만 명을 동원했으며, 어제(25일)까지 누적 관객수 229만 9733명을 모았다.(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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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