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기택이 ‘나의 해피엔드’를 통해 데뷔 첫 미니시리즈 주연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나의 해피엔드’는 진정한 나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외면해왔던 ‘나’를 마주하는 한 여자의 처절한 분투기를 담은 드라마. 작중 드레브 디자인 총괄 팀장 윤테오 역을 맡은 이기택은 ‘나의 해피엔드’ 종영을 앞두고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기택은 “전체 촬영이 끝났을때 진짜 다 끝났다고 생각해서 뭉클함이 컸다. 드라마가 방영되고 끝날때가 되니 먹먹함이 체감으로 다가오더라. ‘이제는 테오를 보내줘야 하는구나’ 그런 마음이 많이 들었다”고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2020년 웹드라마 ‘두 여자의 위험한 동거 - 인서울2’를 통해 처음 연기활동을 시작한 이기택은 이번 ‘나의 해피엔드’를 통해 미니시리즈 첫 주연에 도전했다. 다섯 번의 오디션을 거쳐 윤테오 역에 발탁됐다는 그는 “처음에는 다른 드라마 대사로 오디션을 봤다. 2차 오디션때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고, 3차 오디션때 윤테오의 대사를 주셨다. 4차, 5차 오디션 때는 이야기를 나눴고, 그 후에 캐스팅 소식을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제가 다른 분들에 비해 테오와 잘 어울려서 캐스팅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고, 감독님께 감사함을 너무 많이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때, 이기택은 “기쁨과 환희도 있었지만 걱정과 ‘내가 잘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긴 시간 동안 긴 호흡을 가지고 매력적인 역할과 작품에 녹아들어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준비하니 테오의 매력이 잘 보이지 않더라.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바꿨다. 행복하게 즐기고, 더 유연하게 연기해야 글에 있는 테오의 모습이 잘 보일 것 같았다. 준비 기간 동안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렇게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기택은 윤테오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외형적인 부분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 유명 디자이너라는 설정인 만큼, 예술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면모가 겉으로 잘 드러나도록 한 것. 그는 “제가 20대때 모델 활동을 했다 보니 주위에 해외에서 활동 하는 친구들이 있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활동하면 트렌디함과 예술적인 자유로움을 빨리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 조언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실제 윤테오의 팔에 새겨진 팔찌 문신 역시 실제 이기택의 모델 친구가 가진 문신을 차용한 것이라고. 그는 “이전부터 그 친구의 팔찌 문신이 마음에 들어서 언젠가 쓸수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이야기 하는 도중에 생각나서 말씀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팔찌만으로도 테오의 직업이 설명된다고 해주셔서 처음부터 그런 외형적인 특징을 잡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테오는 어린시절 서재원(장나라 분)에게 도움을 받았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를 향한 굳건한 순애보를 펼치는 인물. 하지만 극 초반에는 서재원의 스토커로 많은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에 이기택은 “재원이를 향한 테오의 마음은 거짓이 아니고 진실이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2화까지는 재원이의 주변인들이 같이 의심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저희 부모님도 제가 스토커라고 의심하셨다. 저도 범인처럼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의도가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서재원과의 관계성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이기택은 “테오는 10살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친구들한테 폭력을 당한다. 아무것도 없는 어둡기만했던 환경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준 사람이 재원이었다”며 “첫 만남이 어린아이 때다 보니 기억이 더 강렬했을 거다.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고 믿고, 누군가 구해 줄거라는 생각을 못할 때 처음 보는 누나가 구해준 일은 아마 죽을 때까지 기억할 것”이라고 과거사를 언급했다. 그렇기때문에 누구보다도 서재원을 순수하게 사랑하게 됐고, 서재원이 무슨 행동을 하든 지켜보고, 도와주고, 응원해주며 적정 선 안에서 곁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는 것.
다만 캐릭터의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는 어려움이 따랐다고. 이기택은 “제가 신인이고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랐다. 진실성을 가지고 이 안에서 잘 어우러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각각의 관계마다 단계별로 테오의 감정이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가는지를 정해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으로 16부작이라는 긴 호흡을 이끌어나간 그는 “테오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고 한다면, 그 이유는 같이 했던 감독님과 출연진, 스태프분들 덕이라 생각한다. 신인 배우고 혼자 준비해서 앞에서 하려고 해도 긴장돼서 움츠러들고 작아질때가 많았는데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들이 이해해 주고 자유롭게 놀수있게 격려하고 도와줬다. 긴 시간을 함께하다 보니 가족처럼 따뜻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함께해준 ‘나의 해피엔드’ 팀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나의 해피엔드’를 끝마친 윤테오는 차기작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계속 회사와 같이 준비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인인 만큼 더 많은걸 경험해 보고 싶다고 밝힌 그는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지 않나. 여러가지 역할을 경험해보고 느껴본다음에 조금더 잘할수 있고 어떤 표현을 즐기는지 알게 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잘 몰랐는데 감독님이 얼굴에 선악이 공존한다고 하시더라. 배우로서 큰 장점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노력해서 잘 살려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의 해피엔드’는 이기택이라는 배우가 시청자분들한테 전보다 조금 더 매력적이고 배우라는걸 인지할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그렇다 보니 저한테도 큰 의미를 지닌다. ‘나의 해피엔드’가 올해의 ‘해피 스타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어느덧 연기를 시작한지 4년차가 된 그는 “오디션을 보러다니고, 떨어졌을 때 속상해하고, 이런 일이 수백번 있었다. 그러다가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마음을 먹었고, 생각을 바꾸고 더 노력하다보니 하나하나씩 캐스팅 연락을 받았다. 그때 그 동안의 좌절감은 다 사라지고 너무 감사하더라. 그게 쌓이다 보니 테오까지 만나게 됐다”고 그동안의 시간들을 돌이켜 봤다. 이어 “점점 연기에 대한 매력이 커진다. 고민도 깊어지고, 만나는 분들이 많아지는 일들이 재밌고 즐겁더라”라며 웃었다.
올 한해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 그를 통해 대중들에게 ‘발전하고 성실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그는 “계속 성실하게 노력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기택은 “‘나의 해피엔드’를 통해 저의 부족한 부분과, 조금 더 매력적인 부분을 알게 됐지 않나. 다음 작품을 하게 됐을때 이런 부분들이 많이 보완 됐으면 좋겠다. 대중들이 ‘많이 성장하고 발전됐네’, ‘성실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기택은 ‘나의 해피엔드’를 거치면서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호흡이 긴 만큼 현장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보는 눈이 넓어지고 선배 배우들의 열정을 많이 배웠다는 것. 그러면서 “‘나의 해피엔드’를 봐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23년의 끝과 2024년의 시작을 함께했는데, 2024년 끝까지 시청자 여러분들도 ‘해피엔드’ 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OSEN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