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현실로 이루어졌다. '임대생' 에릭 다이어(30)가 다음 시즌에도 김민재(28, 이상 바이에른 뮌헨)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디 애슬레틱'은 1일(이하 한국시간)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 완전 이적을 확정했다. 그는 이번 여름 임대 이적을 완전 이적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계약상 의무를 충족했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얼마 전까지 토트넘 홋스퍼에서만 10년 가까이 뛴 베테랑 수비수다. 그는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고,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우측 풀백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 초기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지만, 갈수록 중앙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으로 뛰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한때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다이어는 탈장과 바이러스 감염 이후 부진에 빠졌고,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으로 수비진의 폭탄이 돼버렸다.
결국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지난해 여름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 조합으로 중앙 수비를 새로 꾸렸다. 둘이 다쳤을 때도 다이어가 아니라 풀백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에게 먼저 기회를 줄 정도였다.
벤치만 지키던 다이어에게 깜짝 놀랄 제안이 왔다. 바로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이 손을 내민 것. 센터백 보강을 모색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지난 1월 "다이어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라며 그를 영입했다.
그렇게 다이어는 10년 동안 뛰었던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1년 추가 계약 옵션이 포함된 임대 형식이었다. 임대 기간은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였다.
다이어는 빠르게 바이에른 뮌헨 데뷔전을 치렀고,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6경기를 소화했고, 그중 선발 출전은 4차례였다. 불안한 수비력과 손부터 들어 올리는 안일한 행동은 그대로였지만, 독일 매체는 다이어 영입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제 다이어는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게 됐다. 계약 연장 옵션이 발동된 것. 디 애슬레틱은 "지난 1월 토트넘과 체결한 원래 계약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진행되며 추가 12개월 옵션이 포함돼 있었다. 이제 해당 옵션이 발동되면서 다이어를 2025년 6월까지 묶어두게 됐다"라고 전했다.
다이어와 토트넘의 계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만료될 예정이었다. 임대료 400만 유로(약 58억 원)를 지불했던 바이에른 뮌헨은 오는 6월 그를 자유 계약(FA)으로 등록할 수 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그들은 지금까지 다이어가 보여준 리더십과 기여에 만족했다.
한편 다이어는 오는 2일 프라이부르크전에도 선발 출격할 전망이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의 출전과 다요 우파메카노의 휴식을 예고했다. 여기에 마티아스 더 리흐트는 경고 누적으로 뛸 수 없다. 자연스레 김민재-다이어 선발 조합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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