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日 걸그룹 ‘원톱’ 반열..완성형 퍼포먼스·성장형 서사 통했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4.03.04 08: 33

 르세라핌(LE SSERAFIM)이 데뷔한 지 2년도 지나지 않아 일본에서 걸그룹 ‘원톱’을 찍었다. 기존 아티스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정상을 정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앨범을 낼 때마다 일본 내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계단식 성장’을 보였고, 현지에서 K-팝 걸그룹이 세운 최초, 최단,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달 19일 발매된 미니 3집 ‘EASY’는 일본 오리콘 주간 앨범 랭킹에서 르세라핌 자체 발매 첫 주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은 현지에서 돔 투어가 가능한 팀들과 비견되는 성적을 거두며 큰 화제를 모았다. 
현지 언론도 르세라핌의 성공 요인을 조명했다. 니혼TV 저녁 뉴스 ‘news every.’와 후지TV 대표 아침 프로그램 ‘메자마시TV’에 따르면, 르세라핌의 일본 팬덤은 숏폼 트렌드에 익숙하고 자기주장이 확고한 Z세대가 주를 이룬다. 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퍼포먼스, 당당하고 멋진 여성상, 세 번째 데뷔 및 발레에서 K-팝으로의 전향 등 끊임없는 도전을 팀의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르세라핌은 K-팝의 강점인 ‘완성형 퍼포먼스’와 일본 음악 팬이 선호하는 ‘성장 서사’를 모두 갖췄다. ‘걸그룹 퍼포먼스 최강자’로 불리는 이들의 안무는 숏폼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며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퍼포먼스로 ‘입덕’한 팬들은 팀의 서사와 앨범 메시지를 탐구하면서 코어 팬덤으로 전환됐다.
일본 팬은 미숙함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팬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함께 성장하는 아이돌을 특히 선호한다. 르세라핌은 자신들의 생각과 경험을 음악에 담아 공유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리고 시련을 겪은 뒤 한층 단단해지고 어려운 일도 부단한 노력으로 쉽게 해 내고야 만다는 성장 서사를 들려준다. 이러한 팀 특유의 진솔함은 일본 대중에게 호감으로 다가갔다. 
르세라핌의 건강한 이미지, 세련된 팀 브랜딩은 현지 1020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르세라핌의 근력운동 영상을 많은 친구들이 찾아보고 따라 한다”, “또래에게 영향력이 상당한 그룹”이라며 르세라핌을 생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 ‘동경의 대상’으로 인식했다. 
르세라핌은 데뷔 초부터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지난해 1월 일본 데뷔 싱글 ‘FEARLESS’ 발매 당시에는 다섯 멤버가 현지에서 3주 동안이나 프로모션을 펼치는 등 국내 활동 못지않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했다. 
르세라핌은 투어 차 일본에 방문했을 때도 시간을 쪼개 TV아사히 음악방송 ‘뮤직 스테이션’, 니혼TV 간판 토크쇼 ‘샤베쿠리007’ 등에 출연했고, ‘도쿄 걸즈 컬렉션’을 비롯한 대형 축제 무대에 서며 존재감을 키웠다. 이들은 드라마 주제가 가창에 참여하고 ‘음원 강자’ 아도(Ado), ‘라이징 싱어송라이터’ 이마세(imase) 등 현지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르세라핌의 일본 점령은 이제 시작이다. 견고한 팬덤을 넘어 현지 대중까지 사로잡으며 인기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 이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mk3244@osen.co.kr
[사진] 쏘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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