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몽니(공태우, 이인경, 김신의, 정훈태)가 새로운 EP 앨범을 통해 데뷔 20주년을 향한 힘찬 발돋움에 나섰다.
최근 몽니는 새 EP 앨범 ‘Eternal Memories(이터널 메모리즈)’ 발매를 기념해 OSEN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베이스를 맡은 이인경은 “피지컬 앨범은 몇년 만인 것 같다. 그 사이에 디지털 싱글만 스트리밍 용으로 계속 냈다. 손에 잡히는 CD가 있는 피지컬 앨범은 오랜만에 내게 돼서 간만에 앨범내면서 떨려보는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설렌다. 저희가 앨범 커버에 저희 사진을 사용하는 건 오랜만이다. 디지털 싱글은 이미지 위주였는데, 이번에는 사진을 촬영을 해서 저희 얼굴이 나오는 앨범 커버를 갖게 되니까 기대된다. 프로필과 커버용 사진 찍는데 새롭고 프레시 해지는 것 같고 어려지는 것 같아서 기분 좋더라. 웨딩 스냅 느낌”이라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이터널 메모리즈’는 그동안 발표한 곡들 중 몽니의 감성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5곡을 엄선해 편곡한 곡들이 담겼다. ‘언제까지 내 맘속에서’, ‘비밀’, ‘제자리’, ‘기억의 시작’, ‘영원한 여름’ 등이 새로운 옷을 입고 리스너들을 찾았다. 이인경은 “저희가 보유한 곡이 100여곡 정도 된다고 얘기를 들었다. 추리는게 어렵다. 어려운데 저희 색깔을 잘 나타낼수 있는 곡들 중에서 추리고 추렸다. 그중에서 오랜만에 공연에 올렸다가 너무 좋아서 고른 것도 있고, 대표님께서 ‘다른방향으로 편곡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해주신 곡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타를 맡은 공태우는 ‘몽니의 감성’에 대해 “보컬 라인에서 나오는 처절함과 강렬함이 같이 공존한다. 남자들이 노래방 가면 꼭 불러보고 싶은 그런 노래들이 있지 않나. 그런 결인 것 같다. 고음이 나오면서 감정을 쏟아내야하는 그런 부분이 모여 있다. 또 연주들이 저희가 좋아하는 슈게이징 장르가 잘 융합 돼 있다. 그게 바로 몽니의 감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편곡 포인트에 대해서는 “내려놨다. 살을 많이 뺐다. 원곡에는 여러가지 추가된 트랙들이 많다면 이번에는 기타 레코딩이 특히 트랙이 많이 줄었다. 그걸 줄임으로써 다른 악기들 부각되고 스트링 라인이 더 부각된다. 그러면서 서정적이고 클래시컬한 느낌도 나고 영화, 드라마 OST에 어울릴 법한 곡이 나왔다”며 “이번 앨범은 여러 계절이 담겼다. 수록곡들 5곡을 편곡하면서 전혀 겹치지 않게 색깔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여러가지 계절에 따른 의상이 있는, 다채로운 앨범”이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데뷔 19주년을 맞은 시점에 과거 명곡들을 리메이크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컬 김신의는 “원래 계획에 없었다. 그러다 작년에 지금 회사에 새롭게 들어오게 됐는데, 대표님께서 몽니의 명곡들을 다시 불러보자고 하셨다. 사실 편곡을 다시 하는게 득이 될수도 있고 해가 될수가 있다. 괜히 잘 마무리된 편곡을 건드려서 ‘저번 게 더 낫잖아?’ 이런 생각이 들면 안 하느니만 못하니까. 그래서 좀 걱정됐는데, 같이 작정하고 편곡 작업에 들어가 보니 아이디어들이 굉장히 많아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재밌게 잘 했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 앨범 내길 잘했다’ 싶다. 저는 곡 옆에 ‘리-어레인지’가 아니라 ‘리-본’이라고 붙이고 싶었다. 새 생명을 달고 제목만 바꾸면 완전 다른곡처럼 느껴지는 곡들이라 잘 나온것 같고 좋은 결정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만족했다.
공태우 역시 “옷을 갈아입혔다. 팬들이 들었을때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참신하다’ 이렇게 느낄 것 같다. 팬 입장에서 반가운 제목도 있을것 같고, 들었을때 흥미롭게 들을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김신의는 “같은 분야에서 10년 일하면 프로가 된다고 하지 않냐. 저희는 내년에 20주년이다. 거의 20년동안 연주를 해오고 노래를 불러왔으니까 그동안 수많은 경험과 실력들이 무르익었을 거 아니냐. 이번 앨범을 녹음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놀란 작업이었다. 멤버들 연주나 아이디어들에 깜짝 놀랐고, 저도 6곡을 6시간만에 다 녹음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저도 굉장히 컨디션이 좋았고 목소리 톤도 스스로의 목소리가 멋있게 들릴 정도였다. 녹음이 잘되니까 나머지 작업들이 잘돼서 앨범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편곡할 곡들을 선정하는 과정은 멤버들에게 있어 지난 19년을 돌이켜보는 시간도 됐을 터. 드럼을 맡은 정훈태는 “예전 곡을 지금 현재의 저희가 다시 만지면서, 그 전에 비해 다들 열심히 살았고 진지하게 했고 발전했다는 걸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순간 정체되면 그때부터 에너지가 빠지는데, 저희가 19년이라는 시간을 올수 있었던 이유가 이런 게 아닐까 생각했다. 각자 개인적으로 노력 많이 했고, 발전이 있었고, 이런식으로 계속 차곡차곡 음악을 해나간다면 향후 또 다른 멋있는 몽니가 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공태우는 “이번 앨범은 20주년을 위한 계단인 것 같다. 뜀틀을 뛰기 전에 도움닫기 하는 발판이 있지 않냐. 그게 올해고, 뜀틀이 20주년이다. 20주년을 가지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얘기할수 있다. 19년간 갈고닦아 온 우리의 녹음 스케일과 테크닉이 담긴 에센셜한 앨범이라 내년이 기대가 되도록 하는 앨범이기도 하다”고 자신했다.
몽니의 명곡 외에도 이번 앨범에는 신곡 ‘일초도 되돌릴 수 없는’이 첫 번째 트랙으로 실렸다. 김신의는 “만든지는 1, 2년 됐다. 제목 그대로 어느순간 제가 우주의 먼지처럼 느껴지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걸 느끼는 시간이 있었다. 1초도 되돌릴수 없는 그런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걸 느끼면서 허비했던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저의 부족한 부분으로 줬던 상처들을 생각하면서 써내려간 곡이다. 원래 처음엔 잔잔한 곡이었는데 같이 편곡 작업을 하면서 다이나믹하고 극적인 곡으로 바뀌었다. ‘이게 편곡의 힘이구나’ 느꼈고, 빨리 라이브로 불러보고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 2005년 데뷔한 몽니는 내년이면 기념비적인 20주년을 맞는다. 20년이라는 시간동안 멤버 구성의 변동 없이 팀을 유지하고, 꾸준히 새로운 곡을 만들어 내며 활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아이돌 그룹 조차도 10년이 채 되기 전에 멤버가 탈퇴하거나 해체하는 일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몽니는 20년째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이인경은 장수 비결에 대해 “의리가 굉장히 좋다. 좋은 사람끼리 모인 게 제일 크다. 밴드를 하다 보면 멤버들끼리 맞지 않거나, 트러블 메이커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저희는 다행히 넷이 좋은 사람들과 만났고, 의리를 지킬줄 아는 친구들이다. 각자 할일에 대해 책임감들이 있다. ‘안 해도 그만’ 이라고 생각하는 친구가 없고, 다 ‘내가 할 일’이라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해준다. 무엇보다 서로를 존중한다. 상대에 대한 리스펙이 있다는 점이 제일 크다”고 답했다.
김신의는 “돈을 꾸는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인경은 “금전거래 금지, 연애금지”라는 팀의 방침을 전했다. 그러자 정훈태는 “얼마 전에 국대 축구선수들 사이에서 불화 이슈가 있지 않았나. 그러면서 과거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가 재조명 돼서 봤는데, 이게 맞다 싶더라. 그 시절 히딩크 감독이 얘기한 리더십이 ‘각자 포지션에 집중하고 상대 포지션을 넘보지 않고 리스펙 하는 것’이었다. 저희도 비슷하다. 각자 포지션에 열심을 부리고 있다. 다른 사람의 자리를 탐낸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 서로 다 배려가 있다. 그런 질서가 잘 잡혀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리를 쓰거나 서로 재는 법을 모르는 어릴때 만난 게 가장 크다. ‘내가 이 밴드를 하면 뭔가 이익이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난 게 아니다. 그저 록 음악을 좋아해서 홍대 클럽에서 오디션을 보다가 만나게 돼서 멤버들이 다 순수하다”며 “그때는 이게 제가 평생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20년간 음악을 하면서 제가 선택한 이 길을 한번도 후회한 적 없었고, 뒤를 돌아본 적도 없었다”고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인경 역시 “워낙 어릴때 시작해서, 그때는 아무생각 없었다.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됐다. 흔히 ‘존버’라는 단어를 쓰더라. 그런 단어는 저희랑 안 어울린다. ‘버텨야해’라는 생각을 하면 그와 동시에 힘들어진다. 자연스럽게 생활하듯 함께 하는 거다. 그러면 어렵지 않게 계속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터널 메모리즈’로 데뷔 19주년을 탄탄히 다진 몽니는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모던 록’의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신의는 “오는 24일에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이 있다. 올해에는 공연을 많이 하려고 한다. 예전에 ‘모던록의 걸작’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했었다. 공연을 하나하나 잘 준비해서 ‘모던록의 걸작같은 공연이었다’는 후기와 이미지를 남겨 드리려고 한다. 요즘에는 저희 같은 스타일의 음악이 많이 드문것 같다. 저희가 명맥을 쭉 이어서 모던록의 계보를 이어가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글로벌 활동에 대한 욕심도 다졌다. 몽니는 “요즘은 번역기가 있기때문에 (해외 활동도) 전혀 문제 없다”며 “아직 확실하게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일본과 교류하면서 공연해보자는 얘기도 했다. 해외 공연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와 계획에 대해서는 “앨범을 발표했으니 이번 앨범으로 공연하고, 기회가 되면 방송도 할 예정이다.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라 뭘 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정규앨범도 준비 중이라 곡 작업을 계속해야한다. 무엇보다 ‘모던록의 걸작’이라는 말에 걸맞는 밴드 음악을 만드는게 계속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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