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승리가 ‘고려거란전쟁’에서 원성왕후 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하승리는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애니원에프엔씨 사옥에서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서용수)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11월 11일 첫 방송 된 ‘고려거란전쟁’은 최고 시청률 13.8%(30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10일 종영했다.
하승리는 ‘고려거란전쟁’에서 공주절도사 김은부(조승연)의 첫째 딸 원성왕후 역으로 열연했다. 하승리는 명랑하고 정의로운 성품을 지닌 여인이자 궐 밖에서 자유롭고 강인하게 자란 만큼 남다른 기개로 현종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준 원성왕후를 단단하게 표현해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고려거란전쟁’을 마친 하승리는 “촬영 막바지에 접어들었어도 ‘고려거란전쟁’이 끝날까 싶었는데 어느새 끝이 났다. 호흡이 길었지만 길었던 만큼 아쉽거나 그런 것도 없다. 다 불태웠다. 스태프 분들, 배우 분들이 너무 좋아서 좋게 마무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1999년 드라마 ‘청춘의 덫’을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해 올해로 데뷔 25주년이 된 하승리의 필모그래피에서 대하드라마는 ‘고려거란전쟁’이 처음이다. 하승리는 “대하 드라마 자체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캐릭터 자체가 궁궐 안이 아닌 밖에서 자라면서 씩씩하고 당찬 여장부 느낌이라 대하 드라마 안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표현이 허용될까 싶었다. 마지막 촬영까지 고민만 하다가 끝난 게 아닌가 싶다. 지금은 고민이 해결됐다기보다는 나를 더 발전시켜준 것 같은 작품이다. 수많은 선배님들과 작품한 건 처음이라 많이 배웠다.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승리가 원성왕후를 만들어 가면서 참고한 건 염정아가 연기한 ‘태조왕건’의 장화왕후 오씨. 하승리는 “단단하고 당찬 캐릭터여서 그걸 보면서 참고를 많이 했다”며 “역사적 기록이 크게 없는 인물이라서 막막했다. 감독님은 통통 튀는 캐릭터였으면 한다고 하셨다. 궁궐 안에서 자란 여인들과는 다르니까, 차별점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 말대로 달렸던 것 같다. 시놉시스 안에서의 원성왕후와 대본에서의 원성왕후가 달라지긴 했다. 애초에 내가 생각한 원성왕후는 강인하고 당찬 여장부였는데, 후반부에는 바느질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드라마 중반부에 원성왕후가 등장하면서 원정왕후(이시아)가 악역처럼 그려지는 등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승리는 “배우들은 대본이 나오기 전까지는 다음 내용 전개를 모르기 때문에 뒤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할 순 없다. 시놉시스를 생각하며 내가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가지만 작가님의 글에 따라 수정을 한다. 대본을 우선 받아들이고 풀어나가려고 했다. 이시아와는 어떻게 구도를 만들어가야지라고 흐름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서로 강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후반부에 어떻게 나올까를 생각하며 준비해나갔다. 원성왕후는 원정왕후 앞에서 기죽지 않아야 한다고 중점이었고, 그걸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서는 “고려 역사 자체가 조선 시대 만큼 자세하게 남아있진 않으니 작가님의 역량으로 만들어야 할 부분이 있었다. 저희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온전히 작가님을 믿었다. 그리고 드라마이지 않느냐. 고난과 역경도 필요하고, 스토리도 있어야 흐름이 만들어진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바를 열심히 하면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