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영화계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혔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가제)을 보려면 아쉽지만 조금 더 기다림의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다.
14일 수입배급사 워너브러더스 코리아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2025년 1월 28일 전세계 최초 한국 개봉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관객들은 내년 설 연휴 극장가에서,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미키 17’을 만나보게 된 셈이다.
에드워드 애슈턴 작가의 장편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미키17’은 복제인간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과 계급 간 모순을 파고든 SF 장르.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의 인기 배우들이 연기 호흡을 맞췄다. IMAX, 4DX, Dolby, ScreenX 등 다양한 특수 포맷의 상영도 확정했다.
봉준호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는데 전작 ‘기생충’(2019) 이후 5년 만의 신작으로 알려져서 기대가 쏠렸었다. 하지만 내년 개봉으로 확정되면서 6년 만의 신작이 될 전망이다.
‘미키 17’의 개봉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당초 올 3월 29일 전세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2023년 7월부터 4개월 간 이어진 SAG-AFTRA(영화배우조합-TV·라디오 연기자 연맹) 파업 여파로 후반작업에 시간을 더 들이게 되면서 개봉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가 올해 3월 말로 예고됐던 개봉을 연기하자, 칸영화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예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 영화계에서는 두 달 가량이 흐른 올해 5월에는 ‘미키 17’이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전세계 프리미어를 통해 공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키 17’의 개봉이 2025년 설 연휴 기간으로 확정되면서 빨리 영화를 보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다만 해외 영화제보다 한국 관객들에게 먼저 선보일 계획이라는 점에서 국내 극장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내년에 가장 주목해야 할 전세계 영화 1위로 우뚝 솟은 ‘미키 17’에 대한 기대감은 봉준호라는 이름 세 글자로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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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워너브러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