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자현이 새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로 스크린 복귀한다. 전작 ‘환상극장’(2011) 이후 13년 만이다. 추자현은 오랜만에 선보이게 된 한국영화에 대해 “제가 언제 마지막으로 영화를 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면서 스크린 복귀에 설레는 심경을 드러냈다.
추자현은 14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새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국내 복귀한 이후로 계속 드라마만 했었다. 제가 지금 40대인데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진정성 있는 멜로(영화)를 하고 싶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출연한 배우 추자현과 이무생, 연출한 장윤현 감독이 참석해 영화를 만든 과정을 털어놨다.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제작 ㈜로그라인스튜디오·㈜스튜디오킬러웨일,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추자현 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 분)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
저예산 영화인 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 촬영에 제약이 많았지만 따뜻한 멜로 영화를 완성하겠다는 세 사람, 제작진의 열정과 의지가 모여 탄생했다.
덕희를 연기한 추자현은 “촬영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이뤄졌지만 저희들끼리 정말 열심히 찍었다. 요즘 이무생 배우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이 없는 거 같다”며 관객들의 극장 관람을 바랐다.
준석 역의 이무생은 추자현의 현장 태도와 열연을 극찬했다. “대본을 볼 때부터 덕희가 정말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생각했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있듯, 제가 힘듦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다가갔는데 현장에서 힘든 내색도 안 하시고 현장을 아울렀다. 정말 대단하더라. 이 자리를 통해 정말 수고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추자현은 오랜만에 출연한 국내 영화이고 ‘접속’(1997)과 ‘텔 미 썸딩’(1999) 등 여전히 회자되는 히트작을 연출한 장윤현 감독의 신작이어서 출연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더욱이 요즘 대세로 떠오른 이무생이 상대역이라는 점도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에 추자현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제 얼굴을 보니 쑥스럽고 감회가 새롭다”며 “이무생을 만나 열정적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했다. 제가 데뷔한 지 오래됐음에도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라는 소감을 내놓았다.
한국인 부부의 이혼율이 OECD 회원국들 중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부부에 대한 사랑이 점점 식어가고 개인주의가 높아졌는데, 이 같은 현실 속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 덕희와 준석의 사랑은 다시금 부부의 의미를 일깨운다.
이에 장 감독은 “준석이라는 인물은 정말 착한 남편이다. 그리고 인자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준비가 된 남편”이라며 “관객들에게 훈훈하고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 캐릭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가비’(2012)를 선보인 이후 중국영화 ‘평안도’(2014)를 완성했다.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게돼 다행”이라는 감독은 “앞으로 조금 더 의욕적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지점을 지나오며 힘들게 다시 시작했다. (제 영화를 사랑해주셨던) 관객들이 의미 있는 만남을 갖고 싶어 하는 사인을 보면서 정신을 차렸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저예산 영화든, 어떤 장르든 앞으로 영화를 자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극장 개봉은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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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