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 모두가 거울을 보면서 '이건 내 잘못이야'라고 말해야 한다."
손흥민(32, 토트넘)이 처참한 경기력과 결과에 결국 폭발했다. 평소 순한 '주장'으로 알려져 있는 그의 일침에 현지에서도 놀란 분위기다.
토트넘은 1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0-3으로 졌다.
토트넘은 16승 5무 7패, 승점 53을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다. 이날 승리했다면 아스톤 빌라(승점 55)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풀럼(11승 5무 13패, 승점 38)은 12위.
손흥민과 팀은 브레넌 존슨과 히샬리송 등의 좋은 기회를 놓치며 패배했다. 수비진은 마크를 놓치며 무너지고, 2선에서는 실책이 나와 공격 템포를 잃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선제골을 헌납했다. 수비진 실수가 빌미였다. 안토니 로빈슨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릴 때 수비수들이 호드리구 무니스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했다. 자유로웠던 무니스는 침착하게 득점을 올렸다.
토트넘은 후반 반격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았다. 후반 3분 손흥민의 헤더가 골문을 외면했다.
계속해서 불안했던 수비로 인해 토트넘은 2골을 연달이 실점했다.
후반 4분 티모시 카스티뉴의 크로스를 사샤 루키치가 달려들며 무릎으로 방향을 바꿔 추가 골을 넣었다. 카스타뉴의 크로스를 막아세우려는 토트넘 선수 움직임은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혼전 상황에서도 무니스를 막지 못해 쐐기골을 내주고 말았다.
손흥민은 후반 43분 교체아웃되며 경기를 먼저 마쳤다.
손흥민은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매우 실망스럽고 답답하다. 선수단 모두가 거울을 보면서 '이건 내 잘못이야'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에 우리가 보여준 노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성과, 태도 모두 충분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또 손흥민은 "우리 모두 큰 반성이 필요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준비되지 않을 때 처벌받게 된다. 아스톤 빌라는 놀랍고 훌륭한 팀이었고 풀럼도 마찬가지다. 100%를 쏟아내지 않으면 처벌받는다. 공짜로 승점 3점을 얻을 수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두 걸음 뒤로 물러났다. 이제 우린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나를 포함해 용납할 수 없다. 우린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며 토트넘을 대표한다. 이번 시즌 우리가 해왔던 것과 거리가 먼 경기력이었다. 이런 경기를 보는 것은 매우 슬프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팬들은 이런 경기를 봐야 할 이유가 없다. 그들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좋은 분위기를 가지고 경기장에 왔다. 패배는 정말 힘들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매우 낙담했다"며 팀 분위기도 들려줬다.
손흥민의 수위 높은 인터뷰는 영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BBC는 "'캡틴' 손흥민이 선수들에게 깨우침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모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준다"라고 빠르게 반응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