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닭강정'의 배우 류승룡이 영화 '극한직업'에서 호흡한 이병헌 감독의 출연 영향에 대해 밝혔다.
류승룡은 19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극본, 연출 이병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 분)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 분)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 분)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지난 1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류승룡은 작품에 대해 "되게 재미있게 찍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우 인생에서 이런 작품은 딱 한 번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원한다고 해서 이런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찍으면서 아무튼 안재홍 배우랑 해서 모든 배우들이 정말 재미있게 잘 찍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진짜로 그런 얘기도 했다. 저희에게도 '설렘'이라는 게 있지 않겠나. 반응이 어떠실지. 취향이 많이 타는 작품이 분명할 거라고 생각됐다. 혹시라도 모든 분들은 아니라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면, '감자마을'이라고 박지독 작가님 작품이 있다. 감자랑, 고구마 나오는 것도 있는데 우리 그거도 하자고 했다. '닭강정' 나온, 이 장르를 해본 모든 배우들이 살색 타이즈를 해보자고 했다. '닭강정'을 뛰어넘는 장르는 '감자마을' 밖에 없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앞서 이병헌 감독이 '극한직업'에 이어 '닭 3부작' 가능성을 언급했던 바. 류승룡은 "닭과 감자가 항상 따라다니는데 '감자마을'에도 닭이 나올지는 모르겠다"라며 궁금해 했다. 그는 "아직 '닭강정' 공개 초반이라 '감자마을'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라고 멋쩍어 하면서도 "조금 더 장르에 대해 많이 놀라신 분들도 계실 것 같다. 저도 처음에 시나리오 봤을 때, 로그라인 한 줄 들었을 때도 '잉?' 했다. 딸이 닭강정으로 변해서 구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라 많이 힘들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진짜 작품을 주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대본을 받고 시나리오도 보고 웹툰도 보고 충격이었다. '이 걸 만드는 구나'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모든 분들이 '쇼킹'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쭉 읽으면서 특이한 소재는 앞에 전면에 배치가 돼 있고 그 다음에 풀어가는 방식들이 흥미로웠다.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족 이야기, 사랑 이야기, 인류애가 있어서 문턱이 있지만 그 것만 넘으면 쭉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딸이 닭강정으로 변했다는 설정 말고는 굉장히 리얼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다만 연기 양식이나 대사 톤은 '이 건 그런 판타지야'라고 생각하면서도 닭강정 만의 언어나 기호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런 걸 염두에 두고 하려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류승룡 감독은 이병헌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 "한 번 작품을 같이 해봤고, 저 역시도 그렇지만 모든 분들이 기복이 있는데 그런 시도들이 좋았다. '닭강정'도 분명히 그럴 거라고 생각이 됐다. 독특한 소재를 만화처럼, 혹은 2D를 4D처럼 만들 수 있는 감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작품 출연 선택에 이병헌 감독이 굉장히 큰 작용을 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병헌 감독 역시 '현타'가 왔다고 강조했던 바. 류승룡은 어땠을까. 그는 "솔직히 '테이큰' 리암 니슨처럼 '내 딸을 구하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해서 '현타'는 없었다. 그런데 라바, BTS, 사슴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그들도 자기들 거에 몰입하지 않겠나. BTS를 너무 진지하게 하길래 너무 웃겼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배우들이 다 각자의 진실됨을 가지고 진지하게 연기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