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이설 "편성 변경 2회...산업 전반에 대해 배웠다" 고백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3.19 16: 18

'남과 여' 이설이 작품 비하인드와 '배우 이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는 채널A 드라마 ‘남과 여’ 배우 이설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남과여’는 만난 지 7년째 되던 날 밤 모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른 이성 곁에 있던 서로를 마주하게 되는, 사랑과 권태로움 속 방황하는 청춘들의 현실 공감 연애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네이버웹툰 평점 1위의 기록을 세운 ‘남과 여’(혀노 작가)를 원작으로 한다.

이날 이설은 종영 소감에 대해 "저는 마지막 회가 제일 재미있었다. 그냥 끝났군, 벌써 12부가 갔구나, 싶었다. 일주일에 하나 공개되다 보니 12주가 한 거지 않나. 그게 길게 느껴졌었는데, 막상 끝나니 더 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도 들고. 시원 섭섭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원래 '시청률 1%만 나오자'가 목표였는데, 근접했던 적도 있고, 후회는 없었다"라며 "특히 방영 중 편성이 두 번이나 바뀐 경우는 처음이었다. 사실 편성이 바뀐 것 자체도 처음"이라며 "'남과 여'를 통해 산업 전반에 대해 많이 배웠다. 단순히 작품을 상대 배우와 작가님과 해석하면 되겠지? 가 아니라 그 외의 것들도 많더라. 그걸 처음으로 크게 경험을 하고, 이해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배운 일을 오래 할 수 있으면 할 건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결과는 조금 아쉬울지언정, 모든 과정이 흥미로웠다. 세상일은 참 모르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극중 정현성(이동해 분)과 7년 차 장기 연애를 이어가고 시 쓴 한성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이설은 드라마 출연 계기에 대해 "원작 웹툰을 굉장히 좋아했었다. 전 작품 장르가 멜로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멜로 장르를 꼭 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은 로맨스와 코미디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멜로가 하고 싶어 선택을 했으나, 진한 멜로를 하지 못했다"라며 "사실 더 찐한 걸 원했다. 재미있었을 것 같다. 원작이 표현을 잘 했다. 다만 드라마에서는 담배도 못 피고, 심의에 걸리는 부분도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주연 배우에 대한 책임감도 있었다는 이설. 그는 작품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이설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지은 '남과 여'에 대해 "원래 작품 자체가 다른 국가랑 동시 방영을 계획했다고 한다더라. 그런데 그 조건에 12부여야 하고, 해피 엔딩으로 끝내야 한다는 게 있었다고 한다. 저는 8부작 하면 재미있었을 것 같고, 원작을 따라야 한다 파였다"라고 운을 떼며 "결말에 대해서는, 저는 현성이와 성옥이는 결국 각자의 삶을 살아갈 거라고 생각한다.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로 남았다, 인 것 같다. 그게 더 아름답지 않나"라고 밝혔다.
또한 "사실 촬영하기 전에는 원작의 그 느낌 그대로 가는 줄 알았다. 편집되어서 나온 걸 보니, 조금 더 발랄하게 나왔더라. 조금 당황하긴 했다. 물론 그것만의 매력이 있었다. 헤어지는 이야기를 12부작 내내 하는 것도 쉽지는 않으니까"라며 "사실 (로맨스 장면을) 다시 찍고 싶다.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저도 이런 장르가 처음이고, 동해 선배도 처음이고, 처음인 분들이 많아서 서로 계속 배워가면서 했던 거 같다. 끝났을 때는 되게 아쉬웠었고, 끝나고 나니 생각나는 것도 많고. 연기하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많이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작품이 발랄한 걸 알았더라면, 다르게 했을 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라며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연기에 힘들었던 부분도 밝혔다. 이설은 "(극 중 성옥이) 제 성격이랑 너무 다르다. 너무 정반대라, 간극을 매우는 게 힘들었다"라며 "성옥이가 할 말을 잘 못하고, 많이 인내하고, 희생하는 캐릭터지 않나. 저는 이게 너무 이해가 안 가서 스태프한테도, 친구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생각보다 그런 사람이 많더라. 그분들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었다. 그러다 보니 서로 섞이게 된 게 있어서, 서로 연애에 도움을 준게 좋은 성과였다"라고 웃었다.
이어 "저는 조금 표현을 잘 많이 하는 것 같다.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말을 못 했을 것 같기도 한데, 저 같으면 '하지 마!'라고 직설적으로 말했을 거 같다. 제 성격은 그렇다. 그러다 보니 모든 장면이 답답했다. 너무 답답해서 화병이 날것 같다, 고 촬영하면서도 많이 이야기했는데, 감독님이 '성옥이가 답답할수록 응원받는 캐릭터가 될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 마지막을 위해 믿고 했다. 그런데 모텔에서 둘이 마주치고 나와서 헤어지지 않나. 그때 현성이가 ‘성옥이는 (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준 것 같다’라고 하는데, 거기에서 성옥이가 대단한 여자구나, 싶으면서 그녀의 답답함이 멋잇게 보이기 시작했다. 충분이 현성이의 기억에 남을 여자일 거 같다. 말하지 않고, 희생을 내색하지 않고, 를 알아주는 것도 좋은 사람인거 같더라"라고 캐릭터를 바라봤다.
그러면서 "다만 성옥이라는 캐릭터를 하며 배려를 많이 배웠다. 누군가를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에 대해서 배웠다"라면서도 "그래도 내색은 좀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또한 '성옥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성옥아, 세상에 남자 많다. 연애 많이 하고, 하고 싶은 거 하고, 탈색하고 싶은 거 하고, 하고 싶은 거 다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캐릭터 소화를 위한 노력도 전했다. 이설은 "이번 작품을 하며 아이라이너를 처음 그렇게 그려봤다. 성옥이가 약간 날카로운 느낌이고, 패션 쪽에 종사하다 보니 잘 꾸미는 사람이지 않나. 당시 웹툰을 봐도 성옥이가 옷을 정말 잘 입는다. 비주얼 적으로도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과 이야기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라며 "피피티 만드는 걸 좋아해서, 의상 제안도 드리고 그랬다. 원래도 작업을 가끔 하다 보면, 여성스러운 원피스를 입고 싶어, 하면 각자의 생각이 다르다. 그냥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찾아서 보여드리면서, 내가 생각하는 건 이런 거다. 하니까 대화가 빠르게 진행되더라. 평소에 핀터레스트에서 자료 모으는 것도 좋아해서.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한다"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배우 이설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성옥과의 공통점에 대해 "저도 성옥이처럼, 일도, 사랑도 다 잘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솔직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제가 꼴 보기 싫을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 못난 생각을 하고 느끼는구나, 하는데, 솔직하지 않으니 이상하게 표현되더라. 그 감정을 요즘엔 받아들이려 하고, 솔직하게 말하려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일적으로도.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우울해질 때도 있고, 나는 왜 이렇게 살았을까, 하는 1차원 적인 생각이 문득 든다. 누군가의 모습을 왜 이해하지 못할까,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저번에 길을 가는데, 제 또래의 남자아이와 아저씨가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가 아빠 뻘 되는 아저씨에게 '운전 똑바로 해'하면서 욕을 하더라. ‘저런 놈이 다 있지’ 하고 너무 화가 났다. 내가 굳이 화내지 않아도 되는데, 이런 걸 크게 받아들이면서 ‘내가 왜 그럴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두 사람이 친한 사이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 이처럼 사람의 다양한 면이 있는데, 제 스스로 상황의 하나만 보고 판단하려고 하는 것 같을때 답답하다. 반면 제 주변 친구들은 이해심이 많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무언가 있겠지', '왜 욕을 해~'라고 한다. 가끔 친구들이 밉다"라고 웃었다.
더불어 "자아적인 고민도 많다. 선배들에게 물어봤다. 다들 서른부터 서른다섯까지 진짜 힘들 거다 하더라. 그런 시기인 거 같다 하더라. 자연스러운 거라 해서 받아들이고 있다. 오랜 인연을 맺은 언니들만 봐도, 언니들도 제 나이 때 비슷했던 것 같다. 저는 그걸 뛰어넘는 특별한 사람일 거란 망상을 했는데, 아니더라. 나름 재미있기도 하고, 불안감도 있다"라며 "그래도 '남과 여'를 하며 제일 컸던 성과는, 세상은 내 마음 같지 않다.라는 걸 많이 깨달았다. 그만큼 나라는 세상은 여기 있는데, 다른 걸 보며 배우기도 하고, 내 생각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 아무래도 오춘기 인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간 이설'의 새로운 면도 엿볼 수 있었다. 인터뷰 당일 '핑크색' 탈색 머리로 나타난 그는 "원래 성옥이가 단발인 캐릭터기도 했고, 최근 영화 촬영 때 쇼트커트를 하기도 했다. 쉬는 김에, 이것저것 하다가 탈색이 너무 해보고 싶었다. 다음엔 파란색도 해보려고 한다"라며 "요즘엔 촬영을 안 하고 있어서, 그냥 백수다. 하지만 저에게는 좋은 시기인 것 같다. 오춘기가 된 김에, 밀어붙이지 않고,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휴식 기간을 보내고 있는 이설은 '도파민' 중독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사실 방금 전에도 코인 노래방에 갔다 왔다. '백만 송이 장미', '이 밤이 지나면’, ‘빨간 우산’, 이런 옛날 노래. 심수봉 노래를 좋아한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도 좋아한다. ‘학교를 안 갔어’를 불렀다"라며 "스트레스를 풀 때 노래를 자주 부른다. 최근에는 자전거 타면서 노래한다.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하는데, 한강을 밤에 달리면서 전속력으로 밟으면서 하니까 노래가 잘 되더라. 가수분들도 러닝 하면서 부른다더라. 고음이 잘 올라간다. 이 밖에도 혼자 잘 돌아다니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한다"라며 일상을 전했다.
또한 "원래 맛있는거에 관심이 없던 편이었다. 평소에 편의점도 잘 가서 잘 먹는데, 요즘은 맛집을 가려고 한다. 사람이 혀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엄청 많더라. 파인다이닝 가서 조그마한 음식을 먹는데, 신기한 경험이더라"라며 "전 재미있는거 있으면 너무 해보고 싶다. 평소에도 유튜브를 맨날 보는데, 알고리즘을 보면 유퀴즈, 가오갤, 영어 관련된 것 밖에 안뜬다. 최근 영어 공부 중이라. 옛날 노래 모음 플레이리스트도 있고, 베이스가 빵빵한 음악도 좋다. 춤추는 영상도 좋아해서 아이키 영상 많이 보고, 전소미의 '패스트 포워드'도 꽂혔었다. AI도 많이 찾아보고. '준빵교수'라는 유튜버도 너무 재미있어서 많이 본다. 또 거문고도 배우고 있다"라며 '취미 부자'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것에 부담이 없는 것 같다'라는 질문에 이설은 "사실 오늘도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왔다. 인스타를 하다가 봤는데, 혼자서 헤드셋 케이스 작업을 AI로 하는 분이 있더라. 너무 궁금해서 직접 DM을 했고, 오늘 만나서 이야기하고 왔는데, 나랑 동갑이더라. 처음 만난 사람인데, AI 이야기를 한참 하고 왔다"라고 말하기도. '취미 부자'인 만큼 '일상 예능에 대한 희망은 없나'라는 물음에 "제가 사는 동네에 배우 동료들이 많이 산다. 우리끼리 이야기 했다. '누가 나혼산 나가면 우리 다 부르는거다. 우연히 전화하는 척해' 하고 작당을 이미 했다. 그런데 아무나 못나가는 것 같더라"라고 웃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설은 "일단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가려고 한다. 고래를 너무 보고싶은데, 오키나와에 가면 볼 수 있다고 해서. 이걸 최우선으로 생각 중이다. 최근에 LA 다녀온게 너무 좋아서, 멀리 한 번 떠나보려고 한다"라며 "(작품적으로는) 정통 로맨스 코미디도 하고 싶다. 요즘 틀때마다 기분 좋은 드라마가 많이 나오더라. 최근에는 '웰컴투삼달리', '마이 데몬'을 봤고, 지금은 '눈물의 여왕'을 보고 있다. 정말 재미있더라. 그런 것도 시켜주면 열심히 하겠지만, 사실 '연애의 발견', '로맨스가 필요해' 같은 현실 밀착 로맨스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라며 생각을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이런 생각이 든 게 '남과 여'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배우들과 정말 매일 만났다. 맨날 우리 집 오고, 근처 술집 가서 술 한잔하고 이야기하면서 놀고. 진짜 친해져서 여전히 잘 만나고 있다. 아무래도 제가 좋은 경험을 했으니, 이런 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기분 좋은 장르를 하고 싶어진 거 같다. 물론 장르 불문하고, 좋은 이야기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설은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물음에 "저 되게 밝은 사람인데, 마이너 한 사람이라는 오해가 좀 있더라.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주시더라. 그래도 저를 다 만나고 나면 아닌 것 같다고 해주신다. 저는 재미있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걸 어필하고 집에 가야겠다"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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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JIB컴퍼니 제공 / 채널A '남과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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