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세계 축구계에서, 킬리안 음바페(25·파리 생제르맹)는 손꼽히는 골잡이임이 틀림없다. 한 시대를 주름잡는 첫손으로 꼽기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남아 석연찮은 느낌을 자아내긴 해도 말이다. “세계 으뜸 골잡이에 ‘버금가는’ 존재”라는 평가가 더 어울리는 듯싶은 배경이다. 시대를 잘못 태어났다고 한탄할지 모를 음바페다.
그러나 음바페는 적어도 프랑스 리그 1에서만큼은 독보적 경지에 올라 있다. 2015-2016시즌 리그 1에 뛰어든 뒤, 2018-2019시즌 경기당 평균 1.14골의 놀라운 골 수확으로 첫 득점왕(33골)에 오르며 ‘음바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후 2022-2023시즌까지 득점 고지 5연속 정상(18→ 27→28→29골)을 밟으며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다.
음바페는 파리 생제르맹(PSG)의 ‘제왕’이다. PSG에 둥지를 튼 2017-2018시즌 이래 6시즌 중 5시즌을 정상으로 이끈 공격 중핵에게 걸맞은 칭호다. ‘PSG = 음바페’ 등식을 창출하며 ‘전설’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후반부에 접어든 2023-2024시즌에도 득점 레이스 선두(24골)를 내달리며 PSG의 등극을 떼어 놓은 당상으로 만든 음바페다.
음바페가 PSG에서 펼치는 몸놀림은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듯하다. 군계일학의 활약상이 입증하듯, 리그 1에서 군림하는 PSG의 버팀목으로 존재하는 음바페다. 그래서일까? 지난 17일(이하 현지 일자) 어웨이 몽펠리에 HSC전(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음바페는 보금자리인 PSG를 기반으로 뜻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21세기 단일 클럽 득점 ‘250골 고지’를 밟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음바페, 금세기 프랑스 최초이자 최고인 단일 클럽 250골 고지 등정
몽펠리에와 맞붙은 한판에서, 음바페는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PSG의 대승(6-2)을 이끌었다. 리그 1 2023-2024시즌에 기록한 자신의 두 번째 해트트릭이었다. 지난해 11월 11일 어웨이 스타드 드 랭스전(스타드 오귀스트 들론·3-0 승)에서 이번 시즌 첫 해트트릭을 수확한 바 있다.
몽펠리에전에서, 음바페는 해트트릭을 뛰어넘는 의미가 깃든 기록을 세웠다. 19일, IFFHS(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가 집계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프랑스를 무대로 한 경기에서, 음바페는 단일 클럽 250골 고지에 처음으로 올라섰다. 물론, PSG에서 올린 눈부신 위업이자 개가다(표 참조).
PSG에 둥지를 틀고 7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는 음바페는 몽펠리에전 해트트릭 마지막 골로 250골 고지 등정을 자축했다. 7시즌 동안 한결같이 PSG의 주득점원으로 맹활약한 음바페는 ▲ 리그 1에서 172골을 ▲ 리그컵에서 38골을 ▲ 국제 클럽 대항전에서 40골을 각각 결실하며 금세기 프랑스 축구 역사에 신지평을 열었다.
전 프랑스 축구사를 통틀어 이 부문 최고 기록은 20세기 중반에 활약했던 로저 쿠르투아가 갖고 있다. 두 차례(1933-1934~1938-1939시즌, 1945-1946~1951-1952시즌) 몸담았던 소쇼-몽벨리아르에서, 쿠르투아는 모두 253골을 터뜨렸다.
음바페가 이 기록을 능가하고 새로운 지경을 개척함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불과 세 걸음 차에 불과해, 음바페가 언제 어느 경기에서 신기록을 수립하느냐에 관심의 눈길이 쏠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프랑스를 넘어 국외까지 공간을 확장하면, 프랑스 으뜸은 카림 벤제마(36·알이티하드)다. 벤제마는 스페인 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2009~2023년)하며 354골을 뽑아내 프랑스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전 세계로 보면 3위다.
음바페는 벤제마까지는 뛰어넘을 수 없을 것 같다. 격차가 상당한(96골) 데에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음바페가 PSG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에 새 둥지를 틀 게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 부문 1, 2위는 역시 ‘신계의 두 사나이’인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 CF)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였다. 금세기 바르셀로나 전성시대의 주역인 메시는 물경 672골(2004~2021년)을 한 팀에서 터뜨리며 단연 1위에 올랐다. 2009~2018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빛나는 연기를 펼쳤던 호날두는 450골로 2위에 자리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