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를 평정한 원주 DB가 시상식 싹쓸이까지 노린다.
원주 DB는 이미 지난 14일 원주에서 수원 KT를 107-103으로 잡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남은 정규리그서 DB는 무리할 필요없이 컨디션을 조절하며 플레이오프에 대비하고 있다. 에이스 디드릭 로슨의 비중을 줄이고 제프 위디를 점검하고 있다.
김주성 감독은 “위디가 플레이오프의 키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알바노도 컨디션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절을 해줄 것”이라 공언했다.
DB는 정규리그 수상자도 싹쓸이할 기세다. 구단에서 일찌감치 주장 강상재를 MVP 후보로 밀고 있다. 김주성 감독은 “강상재가 국내선수 공헌도 1위다. 출전시간이나 기록은 중요치 않다. MVP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제자를 밀었다.
강상재는 경기당 13.9점, 6.2리바운드, 4.3어시스트, 1.0스틸로 여러 부문에서 고르게 잘하고 있다. 강상재는 “솔직히 선수니까 욕심이 난다”면서 MVP에 대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필리핀 아시아쿼터선수 이선 알바노는 15.5점(13위), 6.6어시스트(1위), 1.5스틸(5위)로 역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DB에 워낙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보니 개인기록은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더구나 DB 선수들은 정규리그 막판 출전시간을 조절하면서 개인기록이 더 떨어지고 있다. 강상재와 알바노로 MVP 표가 분산되면 DB가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MVP를 배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개인기록만 보면 이정현(소노)이 최고다. 이정현은 22.2점(6위, 국내 1위), 6.5어시스트(2위)로 방성윤 이후 처음으로 국내선수 20점을 달성했다. 하지만 소노는 현재 18승 33패로 8위에 처져 있다. 이정현의 개인기록이 뛰어나지만 8위팀의 불리함을 딛고 MVP를 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로슨은 강력한 외국선수상 후보다.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된 KT전에서 개인최다 47점을 쏟아낸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는 연장전에서만 8점을 폭발시켰다. 로슨은 올 시즌 22.5점, 10리바운드, 4.6어시스트, 1.3스틸, 1.0블록슛으로 뛰어나다.
개인기록은 패리스 배스(25.7점, 10.9리바운드, 4.7어시스트, 1.7스틸)와 자밀 워니(23.8점, 11.4리바운드, 4.5어시스트, 1.1블록슛)가 높다. 하지만 DB는 좋은 선수가 많아 기록이 분산되는 측면도 있다.
김주성 감독은 “로슨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선수다. 컨디션이 떨어지면 다른 것으로 공헌하는 수준 높은 선수다. 로슨이 MVP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슨 역시 “감독님과 같은 마음”이라며 웃었다.
식스맨상의 경우 시즌 선발출전이 전체 출전 1/3 이상을 넘지 않아야 자격이 주어진다. 이미 17경기를 선발로 뛴 박인웅은 잔여 경기에서 후보로 나온다. 김주성 감독은 “박인웅이 식스맨상 자격이 충분하다. 한상민 코치가 슈팅을 잘 봐줬다. 접촉이 있어도 과감하게 던지라고 주문했더니 자신감이 붙었다”고 만족했다.
박인웅은 경기당 7.8점 중 3점슛이 경기당 4.2점이다. 성공률도 42.8%로 높다. 박인웅은 데뷔시즌 3.9점이었던 득점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클러치 타임에 슛이 터져 결정적인 공헌도가 높다.
선수로서 MVP와 우승을 맛본 김주성 감독은 강력한 감독상 후보다. 프로농구 역대최고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김주성 감독이 감독상까지 받을 수 있을까. 오는 4월 1일 열리는 KBL 시상식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