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6) 임시 감독이 잘 아는 두 명의 미드필더가 대표팀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까.
대한민국 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맞대결을 펼친다.
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를 5-0, 중국을 3-0으로 꺾으며 승점 6점을 확보한 상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대표팀이다.
아시안컵이 마무리되고 3월 소집을 앞둔 현재까지 A대표팀은 둘러싼 논란, 의혹은 끊이지 않았고 이로 인해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대표팀이다.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달 16일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역할과 태도가 기대치,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축구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직접 경질 이유를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에서 가장 도드라진 문제는 중원 조합이다.
아시안컵 당시 클린스만 전 감독은 수비수 네 명을 세운 뒤 중원에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했는데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를 선발로 기용했다. 3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에서는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이 나섰다.
16강 사우디와 경기에서는 다시 황인범과 이재성이, 8강 호주, 4강 요르단전에선 황인범과 박용우 조합을 다시 꺼내 들었다.
대회 내내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 공격과 수비 간격은 일정하지 않았고 중원-공격 라인으로 이어지는 세부 전술이 없다보니 라인을 올리고 강하게 압박하는 팀에는 아예 미드필드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졸전 중의 졸전이었던 4강 요르단과 경기에서는 중원에서 실수를 연발해 쉽게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11일 대표팀 소집 명단을 구성해 발표했다. 아시안컵에 나섰던 '클린스만호'와 비교할 때 12명이 빠지고 9명이 들어왔다.
먼저 빠진 멤버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비판에 시달렸던 박용우와 이기제(수원삼성)가 빠졌고 정승현(알와슬), 김태환(전북현대), 김주성(서울),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김승규(알샤밥), 이순민(대전), 문선민(전북현대), 황희찬(울버햄튼) 12명이 빠졌다.
추가된 멤버로는 주민규, 송민규, 정호연, 백승호, 이명재, 김문환, 조유민, 권경원, 이창근으로 총 9명.
미드필더엔 정호연과 백승호가 눈에 띈다. 두 선수 모두 황선홍 감독과 함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만든 멤버기 때문이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상승세라는 점도 같다. 백승호는 버밍엄 시티에 입단해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일관된 경기력으로 현지에서 호평받고 있다.
정호연은 '광주 돌풍' 이정효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모두 활약한다. 이번 시즌엔 높은 전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영리하게 플레이한다. 간결한 발기술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은 20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 중"이라며 "태국을 짜임새 있는 팀이다. 기술적이고 역습에 능하다. 우리 팀원들의 능력도 굉장히 좋다"라고 말했다.
항저우에서 금메달 획득 직후 황선홍 감독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던 백승호, 이정효 감독 지도 아래 한 단계 성장한 정호연이 중원의 새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