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살 태극마크 늦깎이’ 주민규(34, 울산)가 A매치 데뷔골을 노린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치른다. 한국과 태국은 26일 장소를 방콕으로 바꿔 리턴매치를 치른다.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큰 변화는 역시 공격진이다. 오현규가 소속팀 셀틱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황의조는 불법촬영혐의로 여전히 대표팀 자격이 정지돼 있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 득점왕’ 주민규를 전격 발탁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외면했던 토종 득점왕이 드디어 태극마크를 달았다.
만 33세 333일에 국가대표로 선발된 주민규는 역대 최고령으로 A대표팀에 발탁된 늦깎이다. 하지만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주민규는 2021, 2023시즌 각각 22골, 17골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에도 득점왕 조규성과 동일한 17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경기가 더 많아 득점왕 타이틀을 내줬다.
90년대 대한민국 최고공격수 황선홍 감독도 주민규의 가치를 알아봤다. 황 감독은 “2주간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해외 리그 영상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확인했다. 지난 3년간 50골을 넣은 주민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라고 단언했다.
공격수는 공격수가 알아본다. 주민규는 183cm의 체격에 강력한 파워와 양발을 모두 쓰는 기술을 고루 갖췄다. 특히 골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마무리한다. 태국전에 꼭 필요한 선수다. 덴마크리그 이적 후 득점왕까지 노리는 조규성과 주민규가 태국전 선발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주민규는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시작이 남들보다는 좋지는 못했지만 늘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다른 축구 선수들도 나를 보며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대표팀 합류소감을 전했다.
소속팀 울산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 대표팀 발탁이 꽤 늦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늦은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것은 영광이다. 아직까지 얘기하지 않았지만 편안하게 하고 돌아왔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손흥민에게 이것저것 배울 것이 많다”는 주민규는 첫 대표팀 생활을 즐기고 있다. 주민규가 원톱으로 나선다면 손흥민이 좌측 윙어로 돌아서는 등 다양한 전술적 조합이 나올 수 있다. 손흥민이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마무리하는 장면도 상상해볼 수 있다.
과연 주민규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를까. 주민규에게 출전기회가 있다면 내친김에 데뷔골까지 쏠 수 있을까. 울산뿐만 아니라 K리그 팬 전체가 주민규를 응원한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