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과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던 ‘피라미드 게임’은 시작도 끝도 ‘용’ 그 자체였다. 그 중에서도 장다아, 신슬기라는 보석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크다.
지난 21일 공개된 9화, 10화를 끝으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영)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피라미드 게임’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잔혹한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다.
9화, 10화에서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마지막 피라미드 게임이 시작됐다. 투표 직전 백하린(장다아)이 ‘고정 F’를 뽑자고 제안했고, 성수지(김지연)는 모두의 게임이니 함께 결정하자면서 참여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어플을 삭제해달라고 말했다. 명자은(류다인)을 시작으로 어플이 삭제된 가운데 게임의 진행자였던 서도아(신슬기)도 어플을 지우며 과반수가 됐고, 마침내 피라미드 게임이 사라졌다.
고장 난 시스템 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폭력에 빠져들어가던 아이들의 성장과 변화가 짜릿한 카타르시스와 뭉클한 여운을 남기며 ‘피라미드 게임’이 마무리됐다.
원작의 긴장감을 드라마로 잘 옮겨왔다는 호평 속에서 배우들의 면면이 주목을 받았다. 김지연을 비롯해 장다아, 류다인, 신슬기, 강나언 등 신예들의 열연이 빛났고, 그 중에서도 이 작품을 통해 데뷔한 장다아와 신슬기는 ‘원석’에서 ‘보석’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장다아는 ‘장원영 친언니’, 신슬기는 ‘솔로지옥’ 출연자로 먼저 이름을 알렸을 뿐, 연기자로서는 보여준 게 없어 자칫 유명세에 기댄 캐스팅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캐릭터와 한 몸이 된 열연이 우려를 단번에 씻어냈다.
장다아가 열연한 백하린은 성수지가 피라미드 게임을 무너뜨리려 하자 이면의 어두운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극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성수지의 전략을 눈치채고 반 아이들을 조종하는 섬뜩한 본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소름을 유발, 배우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슬기는 ‘피라미드 게임’의 시작과 끝을 맺는 역할을 맡아 중심을 잡았다. 독재적이고 선민의식 가득한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는 탓에 그동안 자신만의 안전거리 안에서만 행동했던 서도아가 성수지의 진심에 용기를 얻어 인생 처음 선 밖으로 나오는 과정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냈다.
연기 데뷔라는 점에서 우려가 됐던 장다아, 신슬기. 특히 ‘장원영 친언니’, ‘솔로지옥’ 출연자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모였지만 걱정은 기우였다는 듯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열연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피라미드 게임’의 용두용미를 이끌었다. 앞으로의 ‘배우’ 장다아, ‘배우’ 신슬기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