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위르겐 클린스만의 경질 후 첫 번째 행보는 역시 ESPN이었다. 물론 태극기는 사라졌다.
ESPN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클린스만은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날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매치업에서 오는 압박에 대해 논의했다"는 분석 영상을 게재했다.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날의 맞대결에 대해 클린스만은 "지금 당장의 반응은 '와~우!'다. 실제 경기라니!"라며 특유의 웃음 소리와 함께 크게 웃으며 경기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이어 클린스만은 "아스널은 엄청나게 긍정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과 타이틀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클린스만은 바이에른 뮌헨에 대해 "바이에른 뮌헨은 약간 상처를 받았다. 약간 화가 나 있다. 왜냐하면 바이에른 뮌헨은 분데스리가에서 나쁘지 않지만 레버쿠젠이 완벽하다.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 2위라 패배자와 같지만 그들은 패배자가 아니다. UCL을 앞두고 큰 도전이겠지만 매우 좋은 매치업이다"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분석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내용이었다. 알맹이가 쏙 빠진 상황.
클린스만은 지난 2월 16일 경질됐다. 역대 최악의 평가를 받은 클린스만은 계약 기간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클린스만은 한국 부임 시 약속했던 한국 주재가 아닌 해외를 쏘다니며 ESPN 고정 출연 등의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굳이 확인이 필요 없던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하면서 이해 못할 움직임이 있었다.
선수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클린스만은 결국 카타르 아시안컵서 한국을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역대 최고의 전력으로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달려갔지만 4강에서 무릎을 꿇었다. 아시안컵 이후 여론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모아졌다.
클린스만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에서도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를 경기력 저하의 변명거리로 내세우면서 끝까지 추한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협회의 선택은 클린스만의 경질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클린스만은 경질 소식을 들은 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SNS를 팔로우를 취소하는 등 끝까지 최악의 감독다운 모습으로 일관했다.
토트넘에 대해 클린스만은 "옳은 말이다. 모두들 가능한 한 최대의 성취를 얻기를 원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야망이 있고 더욱 많은 것을 원한다. 그는 1-0 승리보다 4골을 먹히고 5골을 넣는 것을 원한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성향을 분석했다.
이어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토트넘을 UCL 결승으로 이끄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여유를 가져야 한다"며 조언까지 전했다.
이날 방송은 클린스만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경질된 뒤 보인 첫 행보다.
경질 약 한 달 만에 첫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췄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에도 자주 출연했던 ESPN에 패널로 등장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었다. 과거 클린스만은 'KOREA'라 새겨진 머플러와 토트넘의 머플러를 좌우에 내걸고 방송에 나섰지만 이번 방송에서는 두 머플러 모두 걷어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