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 주원의 버킷 리스트는 단 하나, ‘36살’이었다. 단명의 저주에서 벗어나 단 한 해라도 더 살고 싶은 간절한 소원이 권나라뿐만 아닌 시청자들의 먹먹한 가슴을 울렸다.
지난 15일 방송된 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극본 김이랑, 연출 송현욱, 기획 KT스튜디오지니, 제작 슬링샷 스튜디오, 씨제스 스튜디오) 10회에서 서기주(주원)가 35살을 넘기지 못하는 단명의 저주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봄(권나라)은 큰 충격을 받았다. 봄은 내일은 무엇을 먹을지, 다음 달엔 어디로 여행을 갈지, 또 내년엔 무엇을 하고 있을지, 항상 기주와 함께 하는 미래를 그렸다. 그런데 기주는 처음부터 끝을 생각하고 있었다.
저주를 받아들이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던 기주 또한 마음이 편치 않았다. 6명의 선조 사진사들은 전부 35살 생일 전에 죽었다. 아버지도, 마지막 남은 가족이었던 삼촌 서기원(박기웅)도 “이 망할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그래서 기주는 집에서도 편히 자본 적 없었고, 안 써본 부적도, 안 믿어본 신도 없었다. 그런 그에게 기적처럼 찾아온 ‘세이프존’ 봄은 “어쩌면 오래 함께 늙어갈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런데 황천길을 3년 넘게 떠돌다가 사진관을 찾아온 김윤철(박두식)이 그곳에서 기원을 봤다고 했다. 정처 없이 헤매는 그를 사진관으로 인도한 것도 바로 기원이었다. 20년 동안 삼촌의 행방을 몰라 일말의 희망을 품었던 기주는 무너졌고, 그래서 물건을 정리하며 곧 다가올 죽음을 준비했다. 황천길에 있다는 삼촌 소식은 살겠다고 아등바등 해봤자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엔 “나 사실 죽고 싶지 않아”라는 열망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그 바람은 봄을 만나 더더욱 간절해졌다. 기주는 대낮에 난폭한 흉악범을 맞닥트렸다. 수많은 악귀들을 잡아먹고 힘을 키운 거대 악귀(이현걸)가 흉악범에 빙의해 기주를 죽이려 달려든 것. 목이 잡혀 진짜 죽겠구나 싶던 위태로운 순간, 기주의 머리 속엔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는 봄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 기적처럼 봄이 나타났고, 기주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초인적 힘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동안 기주는 운명에 체념했고, 단 한 번도 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죽음이 가까워진 순간, 봄을 한 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었고, 오래오래 살고 싶었다. “혹시 압니까? 진짜 바라면 이루어질지”라는 고대리(유인수)의 권유에 작성한 그의 버킷 리스트는 고작 ‘36살’ 하나였다. 이를 본 봄은 “어디 안 가고 옆에 꼭 붙어 있을 거니까, 제발 죽지 말아요”라며 슬피 울었다. 이에 기주는 “절대로 봄이씨 혼자 두고 안 죽을 게요”라며 죽을 힘을 다해 운명에 맞서겠다 다짐했다. 운명도, 저주도 뒤바꿀 위대한 사랑의 힘을 기대케 한 대목이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사진관 크루는 김윤철이 용의자로 지목된 별장 살인사건 재조사에 돌입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다음 날 자살했다고 알려진 김윤철은 그로부터 3년이나 지난 후에야 사진관 귀객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꺼내 놓은 소원은 자신을 죽인 사람이 진짜 범인이니 그를 찾아달라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삼촌 기원이 그를 사진관으로 안내한 데는 그 이유가 분명 있을 터였다.
그렇게 재조사를 한 결과 김윤철 사건엔 의문스러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폭행 전과가 있는 두 남자를 김윤철 혼자 5분만에 죽이고 똑바로 눕혔다는 점, 현장에 숨겨진 뒷문이 있었다는 점, 이를 자살로 종결한 담당 경찰과 검사가 퇴직 후 대형 로펌에 스카우트됐다는 점 등이었다. 그리고 이를 도운 건 당시 검사였던 봄에게 사건 종결을 압박했던 현 법무부장관 이현오(유성주)였다. 누군가 계획적으로 김윤철에게 살인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심증이 강하게 든 이유였다. 하나 둘 맞춰지고 있는 사건의 퍼즐이 어떤 그림을 만들지, 이 서사가 기주와 봄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니 TV 오리지널 ‘야한(夜限) 사진관’ 11회는 16일 화요일 밤 10시 지니 TV, 지니 TV 모바일, ENA에서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