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는 다시 경쟁을 택했다.
독일, 특히 바이에른 뮌헨 이적시장에 정통한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김민재는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뮌헨 3옵션 센터백일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SSC 나폴리를 33년 만의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독일의 '1강'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시즌 전반기만 해도 주전 경쟁이 아닌 혹사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확고한 주전 수비수였다.
시즌 초반 순항하던 뮌헨은 시간이 흐를수록 흔들렸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뮌헨은 시즌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리그 우승을 바이어 04 레버쿠젠에 내줬다. 12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노렸으나 좌절됐다.
리그 뿐만 아니라 국내 컵대회 DFB-포칼에서도 일찍이 탈락했다. 뮌헨은 DFL-슈퍼컵에서 RB 라이프치히에 0-3으로 대패하더니 포칼에선 3부 리그 클럽 1. FC 자르브뤼켄에 1-2로 패해 탈락했다.
뮌헨은 앞서 2월 2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여름까지만 투헬 감독과 함께한다. 당초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그러나 2024년 6월 계약을 종료하기로 감독과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빠르게 결별을 발표한 뮌헨의 치명적인 패착일까. '유통기한'이 정해진 감독과 선수단은 좀처럼 분위기를 잡지 못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팀들을 상대로도 집중력은 형편없었다. 누구 한 명의 잘못이라고 하기엔 필드 위에 서 있던 11명 모두 집중력을 잃었다.
가장 큰 변화를 맞이한 선수는 김민재. 투헬 감독은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로 구성된 수비 조합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김민재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다.
시작은 챔피언스리그였다. 지난 3월 6일 SS 라치오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벤치에 두는 대신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김민재에겐 낯선 주전 경쟁이다. 지난 2021년 페네르바체 SK에 입단한 뒤 2022-2023시즌 SSC 나폴리에서도 입단과 동시에 주전으로 활약한 김민재다.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지난 시즌에는 기복 없는 수비 실력으로 팀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역사적으로 강력한 수비수들을 배출해왔던 이탈리아 무대에서 실력으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프랑스 축구 잡지 '프랑스 풋볼'이 주관하는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도 김민재의 이름이 나왔다. 발롱도르 순위에서 22위에 김민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 최종 후보 30인 중 유일한 아시아 국적이었던 그는 수비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김민재는 올 초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리그는 물론 투헬 감독의 시험대였던 챔피언스리그 8강 1, 2차전 아스날과 경기에서 모두 벤치에서 시작했다. 1차전엔 벤치를 지켰고 2차전엔 후반전 교체로 투입됐다. 중앙 수비수가 아니었다. 왼쪽 풀백 자리에 투입돼 누사이르 마즈라위를 대신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김민재가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태업'을 할 선수는 아니었다. 플라텐버그 기자는 "김민재는 현 상황에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 그러나 여름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는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라고 전했다.
김민재는 다시 경쟁을 택했다. 플라텐버그는 "김민재는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고 다음 시즌 자신이 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는지를 증명하길 원한다. 현 상황과 별개로 그는 뮌헨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는 2028년까지 뮌헨 선수"라고 설명했다. /reccos23@osen.co.kr